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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 떡바우횟집

 

동해안 따라 이어가는 여행길입니다. 포항, 경주를 거쳐 울산으로 들어갑니다. 이번 동해안 여행길의 가장 핵심은 울산 간절곶에서 일출 보는 것이었습니다. 간절곶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숙소에서 나와 저녁 먹은 곳을 소개합니다. 식당 이름이 떡바우횟집입니다.

 

 

 

경주시 양남면에 있는 주상절리 구경하고 간절곶으로 향합니다. 내비게이션으로는 1시간 넘는 거리입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어느덧 해는 지고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간절곶으로 가는 길에 온산공단을 지나갑니다. 공단의 야경이 멋있습니다. 공단에서는 밤새도록 작업이 이루어지는가 봅니다. 공장마다 조명이 켜져 있습니다. 그 조명이 마치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운전하고 있는 자동차는 별들 사이사이를 지납니다. 울산이 공업 도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호 대기 중에 공단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사전에 간절곶 주변 맛집을 검색해봤습니다. 간절곶 맛집으로 찾아보면 진하해수욕장 부근 맛집이 많이 나옵니다. 진하해수욕장까지는 차로 10분 정도 가야 하더군요. 술 한잔해야 해서 진하까지 가는 것은 힘들었습니다. 간절곶 주변은 식당 자체가 많지 않았습니다. 간절곶 하면 유명한 여행지여서 식당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였습니다. 간절곶에서 혼자 먹을 수 있고, 동해의 특색 있는 해산물 파는 곳을 찾다가 떡바우횟집을 발견합니다.

식당 앞에 미역 말리는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밥 먹고 나오니 미역을 거두셨네요. 봄날 동해 곳곳에서는 미역 채취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동해에서 채취하는 미역은 맛있습니다. 



 

 

 

시골길이라 어둡습니다. 지도 앱을 켜고 어두운 길을 더듬어가며 떡바우횟집을 찾았습니다. 불이 켜져 있습니다. 맛있는 거 먹기 전의 긴장감은 언제나 좋습니다. 







 

 

 

 

 

 

그렇게 식당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영업 끝났답니다. 식당에 들어섰을 때가 저녁 7시 30분 정도였습니다. 지금 한창 저녁 장사할 때 아닌가?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직원의 말을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낙심하고 나가려는 그때 사장님으로 보이는 한 분이 저를 부릅니다. "혼자 오셨어요?" 그렇다고 하니 "식사만 하실 거면 드시고 가셔도 됩니다."라고 말씀해주시네요. 지금 영업 정리 중이라 먹는 시간 오래 걸리는 회는 안되지만, 간단한 식사는 준비해 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식당 밖에 있는 메뉴판

 

 

 

 

 

 

사장님이 배려해주신 덕분에 저는 낯선 곳에서 방황하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메뉴를 골라봅니다. 봄이기도 하고 간단히 먹기 좋아 보이는 도다리쑥국을 주문합니다. 안된답니다. 여기서 또 한 번 낙심합니다. 가능한 메뉴를 물어보니 앙장구비빔밥이 된다고 합니다. 앙장구? 처음 들어봅니다. 된다는 거 먹어야지요. 별수 있겠습니까?

 

잠시 후 김 위에 양장구가 올려져 나옵니다.

 

 

 

 

 

음식 나오는 차림새가 좋습니다. 저는 비빔밥 하나 주문했는데, 이것저것 나오는 게 많습니다. 반찬도 8종이나 됩니다. 단순히 반찬 개수만 늘린 것이 아니고,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든 것이 보입니다. 맛도 좋습니다. 여기에 하이라이트는 갈치입니다. 갈치를 테이블에 두고 갑니다. "저 갈치는 주문 안 했는데요?" 라고 했습니다. 기본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하시네요. 와우

 

 

 

 

 

 

비빔밥과 함께 먹으라고 나온 국이 아귀 맑은탕입니다. 아귀살도 꽤 있고, 국물도 시원하니 맛있습니다. 이 아귀맑은탕만으로 소주 한 병은 먹겠더군요.

 

 

 

 

 

 

앙장구 비빔밥을 쓱쓱 비벼봅니다. 밥 먹으면서 앙장구가 뭔지 찾아보았습니다. 앙장구는 말똥성게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입니다. 성게가 둥글게 생긴 것이 말똥과 비슷하게 생겨서 말똥성게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군요. 바닷속 바위틈, 해초 사이에서 서식한답니다. 늦가을부터 겨울이 제철이라고 합니다. 앙장구라는 생소한 이름 덕분에 맛이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경상남도 바닷가에서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성게비빔밥과 맛과 향이 비슷합니다. 성게 특유의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있습니다. 바다 향기라고 표현하고 싶은 특유의 향기도 좋습니다. 여기에 김가루와 참기름이 들어갔으니 고소한 향기는 더해졌고요.  생산량도 많지 않은 특급 식재료라는 군요. 일본으로 수출을 많이 한답니다. 얼떨결에 고급진 저녁식사를 하게 됩니다. 

 

 

 

 

 

 

식당에 남아 있던 손님들이 하나둘 다 나가고,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정리가 끝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혼자 느긋하게 먹기에는 좀 불편합니다. 후다닥 먹고 일어나기로 합니다. 결국 갈치 한 토막은 남기고 나왔습니다. 아쉽다. 



 

 

 

식당 밖으로 나오니 계절별로 나오는 음식을 소개합니다. 삼식이와 물메기를 먹고 싶습니다.







 

 

 

 

 

밥 먹고 숙소로 바로 들어가기에는 재미없습니다. 술도 한잔했으니, 취기도 가라앉힐 겸 해서 바닷가를 거닐기로 합니다. 밤바다가 주는 매력이 있지 않겠습니까? 정확히 보니 이쪽은 간절곶이 아니고 평동항입니다. 간절곶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곳입니다. 평동항 주변에 식당이 몇 개 모여 있습니다. 간절곶 주변에는 식당이 하나도 없습니다 간절곶 주변은 간절곶을 뜻하는 상징물들과 등대만 있습니다. 간절곶에서 위로 좀 올라와야 식당이 있습니다. 


 

 

 

 

등대 쪽으로 가보니 낚시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습니다.

 

 

 

 

 

 

포구에서 벗어나서 좀 더 걸어보았습니다. 주변에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조용히 걸으면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려옵니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평화롭고 감성적인 이 시간 자체가 좋았습니다. 하늘이 그렇게 흐리지는 않는데, 내일 일출을 볼 수 있을까? 기대감을 품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떡바우횟집은 간절곶 부근에서는 그래도 꽤 이름 있는 식당인가 보더군요. 늦게 방문해서 여유롭게 먹지 못한 아쉬움은 있긴 합니다. 음식도 제 입맛에는 맞았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앙장구라는 말똥성게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는 먹을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려면 과음해서는 안 될 것 같고, 숙소 들어가는 길 작은 가게에서 캔맥주 하나 샀습니다. 홀로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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