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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간절곶

 

동해안 따라 여행 중입니다. 동해안에는 수많은 일출 명소가 있습니다. 그 명소들 중에서 울산 간절곶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고 하는 간절곶입니다. 간절곶에서 일출을 보면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질 것만 같습니다.  

 

 

 

이번 동해안 여행길의 핵심은 간절곶 일출 보기입니다. 떠나기 전에 간절곶까지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전날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혹시 아침에 못 일어날까 봐 전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알람도 1분 간격으로 여러 개 설정합니다. 간절한 바람이었는지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간절곶으로 향합니다.

 

거리는 아직 어둠이 짙게 내려앉아 있습니다. 오메가 일출이면 좋겠는데? 라는 거창한 기대부터, 해가 뜨기라도 하면 다행이겠다는 소심한 생각까지 다양한 마음을 담아 간절곶으로 향합니다. 

 

 

 

 

 

 

안내도에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이라 적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전체로 보면, 당연히 독도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를 육지로 한정하면 어디서 먼저 일출을 볼 수 있을까요? 포항 호미곶과 울산 간절곶이 이 가장 먼저 해가 뜬다고 홍보합니다. 

 

이 논란에서 포항 호미곶이 판정승을 거두긴 합니다. 호미곶이 좀 더 동쪽에 있어서 먼저 해가 뜹니다. 이게 1월 1일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겨울에는 태양이 지구의 남반구 쪽을 비춥니다. 울산이 포항보다 남쪽입니다. 그래서 1월 1일에는 울산 간절곶에서 먼저 해가 뜹니다. 간절곶의 KO승이라 할까요? 이날은 호미곶과 간절곶이 해 뜨는 시간이 같았습니다. 평화롭게 무승부.







 

 

 

 

 

 

일출 시간에 딱 맞춰서 가면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일출 시간 보다 일찍 나가 바다와 하늘이 서서히 물들어가는 것부터 보아야 합니다. 일출 시간에 태양이 짠하고 떠오르는 것을 보면 감동적입니다. 아직은 어둠이 짙습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를 벗 삼아 일출을 기다려봅니다. 다행히도 그렇게 춥지 않네요. 바람이 따스합니다. 

 

 

 

 

 

 

간절곶 등대는 사방으로 빛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울산항, 온산항 주변의 배들에게 길을 안내해줍니다. 간절곶 등대는 1920년부터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100년이 넘도록 하루도 쉬지 않고 등대불을 비추고 있습니다. 지금 등대는 2001년에 새롭게 만든 것입니다. 간절곶 등대의 불빛은 26해리(48㎞)까지 도달한다고 합니다. 등대 전시관도 있습니다. 어둠 속에 길을 알려주는 등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간절곶이라 크게 쓰여있는 표석이 있습니다.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 이 말은 어느 성현의 말이 아니고, 울주군에서 만든 말이라는군요. 울산광역시 울주군입니다. 2000년 1월 1일 세운 것인가 봅니다. 어느덧 2020년입니다. 2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2020년 역병이 돌아서 전 세계가 고통에 빠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겠죠? 

 

 

 

 

 

 

간절곶 표석 뒤편에도 문장이 쓰여 있습니다. "이곳을 찾은 분과 그 후손은 새 천 년에 영원히 번성할 것이다" 상당히 거창합니다. 모두가 간절곶을 갈 수는 없겠지만, 지금 이 문장을 보는 분들은 모두 번성하길 바랍니다. 

 

 

 

 

 

 

간절곶 옆에 소망 우체통이 있습니다. 간절곶의 상징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높이가 5m입니다. 진짜 우체통입니다. 5m를 올라가서 편지를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체통 뒤로 들어가서 엽서나 편지를 쓰고 우체통에 넣을 수 있습니다. 

 

 

 

 

 

 

간절곶 옆에 우뚝 서 있는 조형물에도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우리나라와 포르투갈의 국기가 있습니다. 동북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이 있는 울주군, 유럽 최서단 해가 가장 늦게 지는 포르투갈의 호카곶(Cabo da Roca) 신트라 시의 문화교류를 기념하는 것이었습니다. 호카곶을 목표로 여행 떠나는 사람도 많다지요. 기차를 타고 대륙을 건너, 호카곶까지 가는 상상을 해봅니다. 

 

 

 

 

 

 

철썩이는 파도를 벗 삼아 일출을 기다립니다. 간절곶 주변을 왔다 갔다 하며 파도가 전해주는 다양한 소리를 들어봅니다. 새벽이라 그런지 파도 소리도 선명하게 들립니다. 멀리 보이는 배들은 울산항으로 들어가고 나오고 하는 배인가 봅니다. 

 

 

 

 

 

 

서서히 밝아져 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저 앞에 해무가 잔뜩 끼어 있습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배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없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불안해 할 것까지는 아닌데, 잔뜩 기대했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실망감은 감출 수 없습니다. 햇님이 방긋 웃어주면 좋겠습니다. 

 

 

 

 

 

 

등대 가까이에 올라 간절곶 일대를 넓게 조망합니다. 어느새 많은 사람이 간절곶에 모였습니다. 일기예보에 정해진 일출 시각은 지났습니다. 수평선 위에서 동그랗게 떠오르는 일출을 기대했는데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는 뭔가 아쉽습니다. 태양이야 매일 떠오르는 것이고, 내가 지금 볼 수 없어도 태양은 우리를 비추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오늘 갈 곳을 생각합니다. 그때

 

 

 

 

 

 

그때. 어딘가에서 "떴다"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해무를 뚫고 떠오르는 둥근 태양이 보입니다. 그 모습이 아직은 흐릿하지만 분명 붉은 태양입니다. 붉은 태양을 만나미 가슴이 뭉클합니다. 

 

 

 

 

 

 

태양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간절곶 표석 부근으로 내려갔습니다. 시간이 좀 더 흘렀고, 붉은 태양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해가 떴습니다. 

 

 

 

 

 

 

간절곶에 해가 떴습니다. 

 

 

 

 

 

 

등대 앞 계단으로 올라가서 다시 일출을 바라봅니다. 구름 속에 가려졌던 붉은빛은 이제 바다를 비추고 있습니다. 간절곶에 와서 일출을 봅니다. 태양이 해무를 뚫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왔습니다. 나 보이지 않았다고 실망했니? 나 여기 있어? 라고 말해줍니다. 잠시 실망했던 마음을 접고, 무한정 바라봅니다. 







 

 

 

 

 

 

 

 

 

해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간절곶 전체를 비춥니다. 아니 우리나라 전체를 비추고 있습니다.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는 곶. 간절곶입니다. 저도 마음속으로 소원 빌어봅니다. 사실 간절곶은 간절하다 뜻은 아닙니다. 먼 바다에서 바라보면 뾰족하고 신 간짓대(대나무 장대)차럼 보인다는 뜻입니다.

 

 

 

 

 

간절곶에서 바다를 따라 걷습니다. 지도상으로는 북쪽입니다. 그러면 너른 초원이 나옵니다. 초원 한가운데 'I ♡ Ganjeolgot'가 있습니다. 태양이 간절곶 글씨를 더욱더 반짝이게 합니다. 집에서 나올 때부터 기대하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저도 간절곶을 사랑하렵니다. 

 

 

 

 

 

 

숙소로 돌아갑니다. 어두울 때 보았던 간절곶 공원이 환해졌습니다. 간절곶 공원에서는 반구대 암각화를 볼 수 있습니다. 울주군 언양읍 반곡리에는 암각화가 있습니다. 약 7000년 전에 새긴 것이라고 합니다. 오래전에 돌로 새겼다는 것, 긴 시간동안 남아 있다는 것 모두 신기합니다. 암각화에는 고래 그림이 많습니다. 울산 부근 바다에 고래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만나는 것은 감동입니다. 간절곶에서는 동쪽 끝이라는 의미가 담겨서, 더욱더 특별한 감동입니다. 한반도에서 가장 이른 아침을 만난 날입니다. 그만큼 긴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됨에 감사한 마음도 담아봅니다. 숙소로 돌아가 씻고, 길을 나섭니다. 경주에서 간절곶으로 바로 오면서 놓쳤던 울산의 모습을 좀 더 찾아보려 합니다. 몽돌 해안도 걷고, 고래도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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