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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가는 길


떠나고 싶었습니다. 요즘 마음이 울적합니다. 울적한 마음 달래고 싶었습니다. 어딜 갈 것이냐? 봄날 특히 예쁘다는 섬 청산도를 가보고 싶었습니다. 집에서 먼 곳이라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땅끝마을, 보길도, 청산도로 이어지는 1박 2일 패키지여행 상품을 발견합니다. 옳거니. 이건 기회다. 청산도로 떠납니다.

아무래도 제가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이라 여행 스케줄을 제가 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또 은근 스트레스입니다. 이번에는 여행사에서 짜 놓은 스케줄대로 움직이니까 편하고 좋네요.

1박 2일 중에 둘째 날 청산도를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땅끝마을 숙소에서 잠을 자고, 완도항으로 향합니다. 완도항에 도착하니 7시 30분 정도 되었습니다. 여행사에 준비한 생선구이집으로 들어가서 아침밥을 먹습니다. 원래 저는 아침밥을 안 먹습니다. 잠 더 자려고요. 주니까 열심히 먹어야지요. 삼치와 민어가 구워져서 나왔는데 생선구이가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해초 넣고 끓인 장국이 입에 맞아서 많이 먹었습니다.



밥을 먹고 완도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터미널 앞에 제주 돌하르방이 있습니다. 완도에서 제주도 가는 배가 있으니, 하르방이 서 있는가 봅니다. 제주시와 완도군이 사이가 안 좋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사수도라는 섬의 관할권을 서로 갖고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잘 해결되어서 제주시와 완도군이 사이좋게 지낸다는군요.



완도항여객선터미널에서는 제주도, 추자도, 청산도, 모도, 덕우도, 여서도 등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추자도 간다고 여기 터미널에 왔던 기억이 납니다. 완도에서 추자도까지는 5시간 걸립니다. 제주도까지는 쾌속선 타면 1시간 30분, 일반 여객선은 2시간 40분 걸립니다. 의외로 추자도가 오래 걸립니다.










아침에 땅끝마을 숙소에서 나왔는데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배가 뜰까? 라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전날 노화도(보길도) 가는 배 선장님이 "이 정도 바람은 아무것도 아니에요"라고 한 것이 생각나긴 했지만, 바다 날씨는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이날 청산도 가는 배는 뜹니다. 제주도를 비롯해 다른 곳으로 가는 배는 기상악화로 결항입니다. 바다는 무섭습니다. 어렵습니다.



청산도 가는 운항시간표 참고하시고요. 참고사항입니다. 계절별, 요일별로 시간이 바뀔 수 있습니다. 저는 완도에서 8시 30분 배를 타고 들어갑니다. 청산도에서는 오후 1시 배를 타고 나올 것이고요. 빨리 나옵니다. 패키지여행의 아쉬움입니다.



버스 자유투어 이용권 홍보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투어버스 여행사 직원(저와 함께하는 여행사 말고)도 계속 외치면서 판매하고요. 청산도가 꽤 넓습니다. 금방 돌아볼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닙니다. 투어버스는 계속해서 청산도를 도는 것이고, 이용권을 산 사람만 그 버스에 탈 수 있습니다. 여행자는 내리고 싶은데 내려서 구경하고, 다음 버스 타고요. 저는 머무는 시간도 짧고, 이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승선권을 받았습니다. 터미널에서 개찰구 나갈 때 확인합니다. 도장을 찍어줍니다.



터미널 개찰구를 빠져나와서 배 타러 갑니다. 배 타기 전에 승선권과 신분증을 확인합니다. 비행기, 배 등 육지를 뜬다고 하면 무조건 신분증이 필요합니다.



청산도로 향하는 여객선입니다. 배 이름이 '슬로시티청산도호'. 청산농협에서 운행합니다. 배가 꽤 큽니다. 자동차도 싣고갑니다. 지나가면서 듣기로는 차 40대 정도 실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배 요금을 보니 중형 승용차는 65,700원이군요. 배 안에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최대 승선 인원이 704명입니다. 선원 4명. 승객 700명. 제가 갔을 때 700명까지는 아니지만, 몇백 명 타고 갔습니다.

배 요금이나 규격은 청산농협 홈페이지에 잘 나와 있습니다.
http://www.csdnonghyup.com/


객실은 여러 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2층은 도서민, 3층은 여행자 등으로 구분하기도 했지만, 막상 들어가면 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객실은 특별히 번호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아무나 먼저 들어가서 자리 잡으면 내 자리가 됩니다. 그래서 터미널에서 개찰구 나갈 때 먼저 줄 서서 들어가기도 합니다. 텔레비전 잘 나옵니다. 콘센트에 충전도 할 수 있습니다.



문(?)이 닫히고 배가 출발합니다. 맨 앞에 자전거가 나란히 누워 있습니다.



완도항 풍경



완도 출발. 오른쪽에 보이는 섬은 주도입니다. 무인도입니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28호 완도 주도 상록수림입니다. 주도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하트 모양이랍니다. 근래에는 하트섬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완도항에서 주도가 보이는 곳에는 하트 조형물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하트가 너무 많습니다.



여객선 외부 모습.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승객이 선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위치에 따라서 바람을 피해서 앉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한번 강하게 불 때는 날아갈 것 같더군요.



포토존

청산도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습니다. 청산도를 다니다 보면 느림, 여유와 관련 있는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달팽이를 형상화한 것도 많고요. 요즘 현대인들은 너무나도 빠른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빨리 움직여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청산도 가고 오는 길, 청산도에서 머무는 시간만큼은 느리게 여유 있게 지내고 오면 좋겠습니다.



우주선처럼 보이는 것은 완도타워입니다. 걸어가면 힘들고, 모노레일 타고 올라가야 합니다. 완도타워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좋습니다. 전 예전에 가봤습니다.



청산도로 향하는 여객선










주변 섬들도 살펴봅니다. 진짜 이 지역이 바람이 많이 불긴 하는가 봅니다. 저 멀리 풍력발전기가 보입니다. 바닷물 색이 다른 곳과 다릅니다. 파란색과 하얀색이 섞인 묘한 색입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저 바다 아래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용왕님이 있을까? 별의별 생각을 다 하면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망중한. 배가 커서 그런지 배가 흔들림이 많지는 않습니다. 배멀미는 안했습니다.



어느덧 청산도에 다다릅니다. 되게 조용하고 적막한 섬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착각이었습니다. 청산도항 주변에서 공사를 많이 합니다. 고요했던 섬이 관광지화되면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닐는지? 라는 생각해봅니다. 청산도항에 도착했으니 내릴 준비 하라는 방송이 나옵니다. 선실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와 하선 준비를 합니다.



청산도 도착. 배가 들어오니 항구는 바삐 움직입니다. 이제부터 청산도 여행을 시작합니다. 슬로길을 걸으며 청산도를 알아봅니다.


청산도는 많은 것을 품고 있습니다. 청산도 머문 시간이 짧았음에도 청산도에서 만난 이미지의 잔상은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언제고 청산도에서 며칠 묵으며, 청산도 곳곳을 누벼보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청산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오니, 울적함 마음이 좀 사라졌습니다.

청산도 이야기는 이미 발행하였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서편제길, 서편제 촬영지 부근 http://raonyss.tistory.com/2393
화랑포길, 사랑길 http://raonyss.tistory.com/2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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