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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봄나들이 가고 싶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검색만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땅끝마을, 보길도, 청산도를 묶어 1박 2일로 다녀오는 맘에 드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발견합니다. 제가 평소에 가보고 싶던 곳을 하나로 묶은 상품이라 그냥 넘길 수 없었습니다. 홀로 1박 2일 여행길에 오릅니다.

여행사 패키지라고 해서 관광버스 타고 우르르 가는 것이 아닙니다. 각자 따로따로 예약합니다. 여행사에서는 각자 메시지로 여행 스케줄과 기차표를 보내줍니다. 받은 기차표를 이용해서, 정해진 장소에 모이고, 함께 이동합니다. 

 

여러 여행사에서 모객을 했고, 여행자들은 광주송정역에 도착합니다. 현지 여행사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땅끝마을로 이동합니다. 다 모이니 20여 명 되더군요. 친구끼리, 노부부, 엄마와 딸 등 여행 구성원 다양합니다. 저는 혼자이고요. 혼자 온 사람도 몇 명 보입니다. 이날은 27살 젊은 남자 가이드가 안내합니다. 아주머니들이 좋아하십니다. 

1일 : 광주송정역 - 땅끝마을 - 보길도 - 땅끝전망대 - 숙박
2일 : 청산도 - 두륜산 케이블카(대흥사) - 광주송정역

 

 

 

 

광주송정역에서 땅끝마을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립니다. 광주보다 목포가 더 가깝지 않냐? 궁금해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목포역에서 땅끝마을 가는 시간과 광주송정역에서 땅끝마을 가는 시간이 큰 차이가 안 납니다. 서울 기준으로 광주송정역까지 기차비가 저렴하니, 광주송정역에서 모여 출발합니다. 들판은 푸르름이 가득합니다. 보리인가요?

 

 

 

 

버스는 나주를 지나 영암으로 들어섭니다. 영암 지날 때 월출산이 보입니다. 월출산은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닌데, 등산이 만만치 않습니다. 저 월출산 오르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월출산 아래 노란 유채꽃이 넓게 펼쳐진 모습이 예쁩니다. 내비게이션은 진도, 완도 방면이라는 안내 음성이 계속 흘러나옵니다. 창밖으로 '국토순례단 사고조심' 안내판도 보이고요. 땅끝이 머지않았음을 느낍니다 







 

 

 

 

땅끝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밥부터 먹습니다. 여행사에서 미리 정해진 식당에 들어갑니다. 매운탕과 여러 밑반찬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메뉴 선택의 자유는 없습니다. 온니 매운탕입니다. 매운탕이 썩 맛있지는 않습니다.

밥은 2~4명씩 한 테이블에 먹습니다. 저는 혼자 여행 중인 2분의 아주머니와 합석했습니다. 저 포함 3명의 어색한 조우. 아주머니 한 분이 젓가락을 하나 더 꺼냅니다. 반찬을 조금씩 덜어 자기 앞에 둡니다. 옆 아주머니도 똑같이 반찬을 옮겨 담습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불편합니다. 


 

 

땅끝마을 거리 풍경. 땅끝마을 주변은 관광지여서 식당과 숙박업소가 많습니다. 식당에서는 매운탕, 생선회 등 해산물을 주로 판매합니다. 이 부근이 전복 양식을 많아서 그런지, 메뉴에 전복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숙박업소는 호텔은 없고 모텔입니다. 편의점 2곳 있었고요. 

 

이곳은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입니다. 작은 어촌마을이었습니다. 1990년대 땅끝이라는 지리적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관광지가 됩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토순례, 국토대장정 많이 했습니다. 땅끝 이미지가 더욱더 널리 알려졌고요. 

 

 

 

 

밥 먹고 노화도(보길도) 가는 배 타기 전까지 40분 정도 여유 시간이 있습니다. 땅끝마을 이곳저곳 돌아봅니다. 요즘 패키지는 자유로워서 큰 줄기만 정해놓고, 사이사이 자유시간을 많이 주더군요. 

 

제가 주로 자유여행을 하기에 스스로 계획하고 예약하는 여행을 합니다. 오랜만에 패키지로 다니니까 새롭습니다. 제 맘대로 볼 수 없는 것이 다소 불편하기도 했지만, 예약에 대한 고민이 적습니다. 섬 여행 갈 때는 여행사가 예약을 대신 해주는 것이 유리하고요.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이 보입니다. 2019년에 개관했습니다. 시간 관계상 찾아보진 못했습니다. 

 



 

땅끝마을 앞은 바다입니다. 항구가 있습니다. 땅끝마을이니까 땅끝항입니다. 예전에는 갈두항이라 불렀습니다. 갈두는 한글로 풀어쓰면 칡 머리입니다. 땅끝마을 뒤에 있는 갈두산에 좋은 칡이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대체로 땅끝항은 조용했습니다. 저 앞에 크레인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보여서 가까이 가보기로 합니다. 

 

 

 

 

바다에서 수확한 김을 육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노란 바구니에 김이 담겨 있습니다. 김을 인부들이 마대에 옮겨 담습니다. 크레인이 마대 4~5개 정도를 한 번에 들어서 트럭에 옮겨 싣습니다. 마대에 옮겨 담는 일이 상당히 힘들어 보이더군요. 물 먹은 김이라 무게도 상당해 보였고요.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외국 사람이었습니다. 동남아에서 온 분들이 많았고, 서양에서 온 분들도 보이더군요.

 

힘들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볍게 먹는 김 한장이지만 감사히 먹어야겠다는 생각하게 됩니다. 

 

 

 

 

크레인으로 김 옮기는 중

 

 

 

 

방파제 끝으로 가니 등대가 있습니다. 갈두등대라 불립니다. 2000년에 설치하였답니다. 높이가 11m입니다. 야간에는 녹색등을 5초 간격으로 점등하여 11마일(약 20㎞)에서 등대 불빛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등대가 아담하면서 모양이 예쁩니다. 등대 보면 생각나는 건축물이 있지 않으신가요? 정답은 더보기. 오늘은 쉽네

 

더보기

에펠탑

 

 

 

바다에는 양식장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좀 전에 김 나르는 것을 보고 김 양식장인가? 생각했습니다. 가이드 말로는 전복 양식장이라고 합니다. 해남, 완도, 보길도, 청산도 다니다 보니 바다에 전복 양식장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완도, 해남, 진도 일대에서 우리나라 전복 양식의 90%가 이루어진다는군요. 

 

 

 

 

갈두산 봉우리에 땅끝전망대가 있습니다. 산 중간에 전망대 왔다 갔다 하는 모노레일이 보입니다. 모노레일은 왕복 5,000원, 편도 3,500원입니다. 소요 시간은 약 5분. 전망대까지 걸어서도 갈 수 있습니다. 땅끝탑으로 가면 전망대로 오르는 길이 있습니다.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땅끝 전망대와 땅끝탑은 다릅니다. 전망대는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산꼭대기에 있고요. 땅끝탑은 바다와 접하는 곳에 뾰족한 탑이 있습니다. 

 

 

 

 

땅끝탑. 땅끝탑은 보길도 갔다 와서 갈 것입니다. 

 

 

 

 

저는 땅끝마을에 진한 추억이 있습니다. 2000년에 서울에서 땅끝탑까지 걸어서 국토대장정을 했습니다. 20일 걸렸습니다. 전라남도 들어서서 우회하면서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저 혼자는 아니고, 인터넷 카페 모임에서 만난 친구들이 함께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일이었습니다. 스폰서도 없고, 우리끼리 먹고 자는 문제 해결하면서 갔으니까요. 팔팔할 때 기억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땅끝항에서 마을 쪽으로 조금 올라오면 땅끝희망공원이 있습니다. 지명은 땅끝이지만 끝이 아니라는 것이죠. 끝을 돌려보면 시작이 되는 것이니까요. 땅끝마을 다니다 보면 희망, 출발 등의 단어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땅끝희망공원에 희망의 종과 희망의 손이 있습니다. 위 사진 왼쪽 하얀 것이 희망의 종입니다. 미래의 희망이 되는 사람과 나무를 형상화하였다는군요. 사랑과 소망을 기원하며 종을 치면 희망이 다가온다고 합니다. 희망의 손은 진짜 사람 손 같아서 놀랐습니다. 손 사이로 소원을 빌고 지나가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희망의 종과 희망의 손은 소원성취다리 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땅끝마을 가면 소원 빌어보시지요. 

 

 

 

 

땅끝의 노래. 







 

 

 

 

노화도 가는 배를 타러 갑니다. 배 타는 곳 주변으로 기암절벽이 펼쳐집니다. 

 

 

 

 

땅끝항에서 땅끝탑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립니다. 자동차나 자전거는 갈 수 없습니다. 

 

 

 

 

땅끝항 여객선터미널은 문이 닫혀 있습니다. 신문 기사 검색으로는 4월 8일 준공식을 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저는 준공식 이후에 갔는데도 문이 닫혀 있습니다. 지금은 열렸을까요? 검색해보니 운영한다는 기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땅끝항에서는 노화도, 넙도 등으로 향하는 배를 탈 수 있습니다. 밤에 보면 조명으로 미디어 아트가 펼쳐집니다. 



 

 

드디어 보길도로 향합니다. 사진을 보면 '노화'라고 쓰여 있습니다. 보길도를 가려면 노화도라는 섬에 있는 산양항으로 가야 합니다. 노화도 산양항에서 내린 후에 자동차로 보길도로 들어갑니다. 노화도와 보길도 사이에 보길대교라는 다리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산양항에서 보길도까지는 자동차로 15분 정도 걸립니다. 

 

노화도까지 노화농협, 해광운수 두 선사에서 여객선을 운항합니다. 두 선사 합쳐서 하루에 24회 운행합니다.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배가 계속 다닙니다. 땅끝마을하고 노화도, 보길도까지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합니다. 땅끝항에서 노화도 산양항까지 어른 1명 6,500원입니다. 일반 승용차는 18,000원. 편도 

 

 

 

 

 

 

땅끝마을은 세 번째 방문입니다. 2000년 국토대장정 한다고 걸어왔었습니다. 언제가 마음 울적할 때 혼자 기차 타고 버스 타고 땅끝마을에 왔었습니다. 이번에는 여행사 패키지로 왔네요. 땅끝이 끝은 아닙니다.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다는 희망과 다짐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땅끝마을에서 1박 하면서 보낸 시간이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혼자가 아니면 좋겠습니다. 저는 노화도를 거쳐 보길도로 갑니다. 보길도 예송해수욕장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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