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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세연정

 

해남 땅끝마을에서 보길도로 향합니다. 보길도 안에 볼거리가 많지만, 이번에는 예송해수욕장과 세연정만 짧게 만나봅니다. 보길도 하면 고산 윤선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윤선도는 조선 3대 가인(歌人)으로 불릴 만큼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보길도 안에 있는 고산의 대표적인 흔적인 세연정을 찾았습니다. 

 

땅끝마을에 도착 후 점심을 먹고 보길도로 향합니다. 보길도는 완도군에 속하지만,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배가 출발합니다. 땅끝마을 선착장에서 출발한 배는 노화도로 향합니다. 2008년 노화도와 보길도 사이를 잇는 보길대교가 개통하였습니다. 땅끝마을에서 배로 노화도로 가고, 노화도에서 보길도까지는 차로 이동합니다. 보길도 예송해수욕장 보고 세연정으로 향합니다. 노화도 이야기는 예송해수욕장 이야기할 때 이어가겠습니다. 

 

 

 

 

보길도 윤선도 원림을 찾았습니다. 관람료 2천 원을 내고 들어갑니다. 전시관에서 윤선도와 원림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고 나서 세연정으로 향합니다. 고산이 보길도로 유배온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배 온 것은 아닙니다. 







 

 

 

 

고산 윤선도(1587~1671)는 조선 중기의 문신, 시인입니다. 중앙 정치에서는 그렇게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지방으로 유배를 많이 갔습니다. 경사에 해박하고 의약, 복서, 음양, 지리에도 능통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시인으로서 교과서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어부사시사, 오우가 등은 수업 시간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시입니다. 

 

고산이 해남에 있을 때였습니다. 병자호란 때 왕을 보고하고자 왕이 있는 강화도로 향합니다. 이때 왕은 남한산성에서 청나라에 항복을 한 이후였습니다. 윤선도는 세상을 버리고 은거하기로 하고 제주도로 향했습니다. 심한 태풍을 피하고 보길도로 들어왔다가 수려한 경치에 매료됩니다. 부용동이라 이름 짓고 여생을 보내기로 합니다. 

 

 

 

 

전시관을 나와서 세연정으로 향합니다. 4월의 보길도는 신록으로 가득합니다. 사진 왼편으로는 유채꽃밭이 넓게 있습니다. 유채꽃은 나오는 길에 돌아보기로 합니다.  

 

고산은 보길도의 산세가 피어나는 연꽃을 닮았다 하여 부용동이라 불렀습니다. 보길도 주봉인 격자봉 밑에 낙서재를 지어 거처로 삼았습니다. 보길도 곳곳에 세연정, 무민당, 곡수당, 정성암 등 25채의 건물과 정자를 짓고, 자신만의 낙원인 부용동 정원을 가꾸었습니다. 

 

 

 

 

오늘날 남아있는 부용동 원림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살림집인 낙서재 주변, 산 중턱 휴식공간인 동천석실 주변, 부용동 입구에 놀이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세연정 주변입니다. 마음은 낙서재, 동천석실 다 가보고 싶지만, 패키지 투어의 시간 관계상 세연정 주변만 돌아봅니다. 

 

 

 

 

원림은 집터에 딸린 숲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정원을 원림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원림은 인공적으로 조성하지만, 원래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만듭니다. 고산은 자연의 질서와 조화에 순응하려 했습니다. 인위적인 것을 최소화하여 주변의 자연을 품고자 만든 것이 부용동입니다. 

 

 

 

 

세연지라는 연못이 있고, 중심에 세연정이 있습니다. 세연지는 판석보를 쌓아 계곡물을 담은 계담, 인공으로 만든 화수담으로 이루어졌습니다. S자형 제방, 칠암(七岩)을 두고 오입삼출, 고입지출의 수구로 물흐름을 조절하였습니다. 단순히 예쁘게만 지은 것이 아니고 과학적 센스도 담겨 있습니다. 연못, 정자, 축대, 절벽 등을 입체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세연은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상쾌해지라는 뜻입니다. 세연정은 일반 누각과는 달리 가운데 한 칸만 올려 온돌방을 두었습니다. 겨울에도 풍류를 즐기려고 했는가 봅니다. 사방으로 창호와 마루를 둘렀습니다. 사방이 다 트여 있습니다. 주변의 산수를 세연정 안으로 다 끌어들입니다. 세연지와 함께 드넓은 자연을 품 안에 안습니다. 거대하고 입체적인 무대를 만들어냅니다. 

 

 

 

 

동대(東臺). 군무를 즐겼던 곳. 맞은편에 서대가 있습니다. 

 

 

 

 

세연정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올라가면 사방이 다 트여 있습니다. 여기에 앉아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겠더군요. 사방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을 느끼면서, 잠시 윤선도의 마음을 생각해봅니다. 치열한 정치를 떠나 맘 안빈낙도하며 맘 편히 지냈을까요?  

 

 

 

 

고산은 당쟁으로 시끄러운 세상과 멀리 떨어진 자신의 낙원에서 마음껏 풍류를 누렸습니다. 고산은 자연과 산수를 노래하였습니다. 부용동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어부의 소박한 생활을 창의적으로 그려낸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어부사시사는 고산의 나이 65세 때 지었습니다. 어부의 생활을 춘사, 하사, 추사, 동사 등 4계절로 나누어 각 10수씩 노래한 연시조입니다. 고달픈 어부의 삶을 그렸다기보다는 안빈낙도하는 선비의 여유와 한가함을 그린 것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글로 지었다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라임도 딱딱 맞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저 앞에 노부부가 여행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고산은 엄청난 부자였답니다. 수원에 왕이 하사한 집이 있었습니다. 그 집을 일부를 뜯어다가 해남으로 갖고 와서 지었답니다. 섬 하나가 맘에 든다고 건물을 많이 짓고 하는 것도 보통일은 아닙니다. 돈이 많아서 여유가 있었던 것일까요? 돈보다도 고산의 성품 자체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세연정에서 봄바람 느끼며 낮잠 한번 늘어지게 자면 좋겠습니다. 

 

 

 

 

동백 몇 송이가 남아 있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또 한 번 꽃을 피웁니다. 







 

 

 

 

부용동 원림 옆으로 유채꽃밭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봄나들이 온 사람들에게 세연정보다는 유채꽃밭이 더 인기가 많습니다. 노란 유채꽃이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꽃밭에 들어가서 사진 찍습니다. 제가 사진 찍는 모습 보고 아주머니들이 자기들도 사진 찍어 달라며 전화기를 건넵니다. 제가 또 사진 찍어주기 전문입니다. 하나둘셋, 둘둘셋, 셋둘셋 이렇게 말하면서 찍으면, 아주머니들이 꺄르르 웃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나오지요.

 

 

 

 

사지도 않을 거면서 특산물 파는 곳을 기웃거려 봅니다. 완도 주변은 해초류가 많습니다. 미역이 많습니다. 시식용 다시마 한 조각 집어 먹습니다. 아주머니가 종이컵에 무엇인가를 따릅니다. 보길도는 황칠나무가 많다는군요. 황칠차 한 잔 주셔서 마셔보았습니다. 할머니들도 각종 산나물과 황칠나무잎을 파시는군요

 

 

 

 

노화도로 와서 땅끝마을까지 배 타고 갑니다. 좀 전에 노화도에 왔을 때 봤던 강아지들이 다시 달려오네요. 좀 전에 봐서 낯이 익은 것일까요? 사람만 보면 무조건 달려오는 것일까요? 강아지들이 마구 달려옵니다. 배 위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강아지하고 놀아주었습니다. 

 

 

 

 

제가 탄 배와 반대로 가는 배

 

 

 

 

왼쪽 산 위에 땅끝 전망대가 보입니다. 땅끝마을 선착장도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보길도로 향하는 보길도에서 머무는 윤선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자 했습니다. 아직은 제가 부족함이 많기에, 고산의 마음을 깊게 헤아리지는 못하겠습니다. 고산의 마음에 한발이나마 다가갈 수 있다는 것에서 의미 있는 뱃길이었습니다. 땅끝마을에 왔으니 땅끝으로 가보겠습니다. 21년 전 서울에서 땅끝까지 걸어올 때 자신만만 했던 그때의 마음을 꺼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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