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일몰
2021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떠나가는 시간의 아쉬움은 어쩔 수 없습니다.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연말이면 일몰 풍경을 만나고 싶습니다. 지는 태양을 바라보면 제 자신을 격려하고 토닥여 줄 수 있습니다. 한반도 남서쪽에 홍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올해 여름 홍도에서 만난 멋진 일몰을 전하고자 합니다.
올해 여름 홍도, 흑산도 묶어서 1박 2일 여행길에 오릅니다. 원래는 2박 3일인데 바다 날씨가 좋지 않아 일찍 나왔습니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2시간 30분을 가면 홍도에 도착합니다. 홍도에서 해산물로 배를 채우고 전망대를 올랐습니다. 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태양의 황금빛은 점점 홍도를 황금빛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바닷가로 내려가 일몰을 맞이해야겠습니다.
홍도는 땅콩처럼 생겼습니다. 가운데가 쏙 들어갔습니다. 일몰을 보기 위해서 쏙 들어간 부분의 서쪽으로 향합니다. 홍도항에서 고갯길을 넘어가면 됩니다. 서쪽으로 넘어오면 몽돌 해안이 나옵니다. 홍도해수욕장, 몽돌해수욕장(해변) 등으로 불립니다. 홍도 주민들은 '빠돌해변'이라고도 한다는군요. 서쪽으로 빛이 내려온 것이 보입니다.
바닷물이 깨끗하고 맑습니다.
동글동글한 몽돌이 귀엽습니다. 홍도의 몽돌 중에는 줄무늬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홍도를 이루고 있는 기반암이 규암(변성퇴적암)이기 때문입니다. 몽돌 위에 앉습니다. 몽돌이라 옷에 뭐가 묻을 일은 없습니다. 모래해변이었어도 앉았을 것입니다. 바닷속 풍경이 자동으로 앉게 만듭니다.
몽돌해수욕장 주변으로 횟집이 3곳 정도 있습니다. 횟집에서 노을 지는 거 보면서 회 한 점 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횟값은 자연산이라 가격대가 있더군요. 혼술은 못하겠다는.
몽돌 위에 앉아 일몰을 바라봅니다. 바닷물이 잔잔하게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합니다. 물소리가 아름답습니다. 마음을 평화롭게 안정감 있게 만들어줍니다.
그렇게 시간이 점점 흐르고 태양과 바다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바다는 점점 붉게 물들어 갑니다. 배 한 척이 포인트를 잡아주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 홍도(紅島)가 점점 붉게 물들어 갑니다. 홍도의 바위가 붉은색이어서 홍도라 부릅니다. 일출, 일몰 때 태양 빛으로 섬 전체가 붉게 물든다 해서 홍도라고도 합니다.
몽돌해수욕장 옆으로 길게 다리(?)가 있습니다. 다리 끝에 가면 태양을 좀 더 가깝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리 끝에는 커플이 와서 멋진 일몰을 즐기고 있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좀 전에 홍도 들어온 사람이 수백 명입니다. 일몰 보러 온 사람인 손에 꼽을 정도네요. 다들 어디 갔지?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일몰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 사이에 바닷가에 나갔던 어부는 배를 몰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다리 끝으로 가서 각도를 바꾸니 태양이 달리 보입니다. 태양이 수평선으로 점점 빨려 들어갑니다. 수평선 위에 살짝 구름이 낀 것이 야릇한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일출보다 일몰이 더 로맨틱합니다. 여행 다니면서 일몰을 여러 번 봤습니다. 섬에서 보는 일몰은 느낌이 다르더군요. 험한 여정을 해치고 만나는 것. 어딘가에 고립된 곳에서 만나는 것 등등 복합적인 마음이 들어서인지 홍도의 일몰이 특별하고 예쁩니다.
태양이 동그란 모양을 유지하면서 바다와 점점 가까워집니다. 오메가를 기대합니다. 구름에 살짝 가리면서 바다로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오메가는 욕심이었습니다. 오메가가 아니어도 충분히 예쁜 일몰입니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섬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하고 아름다운 시간이고 일몰입니다. 안녕 잘 가
이제는 낮과는 이별하고 밤을 맞이할 때가 왔습니다. 태양이 사라졌어도 홍도의 밤은 어둡지 않습니다.
몽돌해변에도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여름날 홍도는 원추리꽃이 피어납니다. 푸른 산 위에 노란 원추리가 보석처럼 총총히 박혀 있습니다. 홍도에서만 자생해서 '홍도 원추리'라는 독립된 품종입니다. 다른 원추리에 비해서 꽃이 크고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꽃이 지면 원추리 잎을 잘라서 지붕도 올리고, 광주리 같은 생필품도 만들었습니다. 원추리 잎을 나물처럼 먹기도 했습니다. 홍도에서는 원추리꽃 축제도 열립니다.
여기는 가고 싶은 섬 신안 홍도입니다. 홍도는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홍도리입니다. 홍도리는 홍도 1리, 홍도 2리로 나뉩니다. 1678년부터 사람이 살고 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저녁 먹고 방파제로 나왔습니다. 밤바다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낮에 찾았던 포장마차 거리에는 밤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습니다. 포장마차 거리는 해녀촌이라고도 불립니다. 홍도 해녀분들이 잡은 자연산 해산물을 판매합니다. 해산물은 낮에 먹었으니 패스. 저는 마트에서 캔맥주 두 캔을 사서 나옵니다. 밤바다를 바라보면서 분위기 잡아 봅니다. 낭만과 청승 사이에서 분위기를 즐겨봅니다. 홍도 마트에서 통닭도 판매합니다.
낮에 북적이던 여객선 터미널은 조용하네요. 저도 힘겨웠던 하루를 마감하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홍도에서의 하룻밤이 저물어갑니다.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홍도입니다. 떠나기 전에는 굉장히 멀게 느꼈습니다. 섬에 들어갔다가 나와보니 마음의 문제였습니다. 물론 배 타고 2시간 넘게 가니까 멀긴 하지요. 홍도를 애정 하는 마음이 있다면 거리는 짧아질 것입니다. 지금 제 마음이 그래요. 홍도에서 멋진 일몰도 만나고, 홍도에서의 추억이 점점 쌓여 갑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배 타고 홍도 한 바퀴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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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홍도 가는 길. 멀어도 꼭 가보고 싶었던 길
목포에서 홍도 가는 길 경기도에 사는 저는 남도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 거리가 멀어서 쉽게 도전할 수 없습니다. 운 좋게 시간이 맞아서 홍도, 흑산도 여행길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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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거의 저물어 가는 시기라 그런가 홍도의 일몰이 더 아름다워요.
2021.12.24 07:42 신고사진 정말 잘 찍으셨어요. 완전 달력용 사진 같아요.
몽돌과 깨끗한 바닷물. 홍도에 가면 이 멋진 자연을 즐길 수 있군요.
몽돌이 쭉 깔린 해안가를 걷는 것도 상당히 분위기 있겠어요. ^^*
연말이 되면 일몰을 먼저 찾게 됩니다.
2021.12.26 10:27 신고해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풍경이 좋다보니 어떻게 찍어도 다 잘나오겠더군요 ..
해지는 하늘도 바다도 예쁜 날이었습니다.
몽돌을 구르는 물소리도 정겹고요 ..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홍도가 2시간이나 배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에 있네요.
2021.12.24 09:20 신고예전에 업무 때문에 신안에 섬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저도 일출보다 일몰이 더 좋습니다
몽돌해수욕장에 앉아서 파도소리 들으면서 떨어지는 해를 보고 있으니 힐링되네요.
홍도야 ~ 우지마라~ 아글씨.. 백일섭이 생각나네요 ㅎ
목포에서 2시간 넘게 배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2021.12.26 10:29 신고뱃길이 길어서 힘들수도 있지만,
홍도는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섬입니다.
신안에 있는 섬들이 가진 매력이 있습니다.
홍도야 우지마라 노래에서 홍도는 섬이 아니고요.
사람이름입니다.
섬 모양이 땅콩으로 특이해서 그런지 일몰이 더 멋있네요!!
2021.12.24 11:54 신고태양과 언뜻언뜻 보이는 섬이 더 멋들어져요😁
홍도 주변 풍경과 일몰이
2021.12.27 09:39 신고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ㅎ
해 지는 바다 풍경이 정말 예술이네요
2021.12.24 14:06 신고이런 바다 보고 싶은데 홍도는 정말 너무 멀게 느껴집니다
한번 가볼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덕분에 사진으로나마 홍도 잘 보았습니다 ^^
홍도가 멀죠 .. 수도권에 살면
2021.12.27 11:01 신고기차타고 배타고 하면 하루가 다 갑니다.
그래도 한번은 가볼만한 섬입니다.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
우와... 너무 멋지네요
2021.12.24 15:02 신고동글동글 맨들맨들한 돌들도 신기하구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연말되셔요~!
동글동글 몽돌도 귀엽고
2021.12.27 09:41 신고몽돌이 구르는 소리도 좋습니다.
예전 백일섭씨가 드라마에서 부르던 노래가 생각납니다.
2021.12.24 15:51 신고정말 홍도라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을 것도 같아요.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백일섭 씨가 부른 홍도야 우지마라의
2021.12.27 09:43 신고홍도는 섬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여인의 이름입니다.
사진 한장한장 모두가 예술인것이
2021.12.24 15:51 신고너무 멋지네요~~~
홍도 너무너무 멋진곳이라
저도 다시 가고 싶네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12.26 10:12 신고풍경이 워낙 좋으니 어떻게 찍어도 잘 나오더라구요 .. ㅎ
작년인가 언제 홍도 여행가서 사람들이 잘 들리지 않는 홍도 2구마을에서 하루 머물며 그곳 이장님댁에서 바다 내음 나는 식사와 함께 즐겁게 보냈던 추억이 있습니다.
2021.12.24 19:33 신고깃대봉으로 넘어 왔구요.
이곳도 코로나땜에 아주 고통을 받고 있는 섬이라고 들었습니다.
하루 2천명이 방문하던 섬이 코로나로 2백명밖에 오지 않는다고 하네요.
일몰 사진이 완전 예술입니다.^^
완전 여행 전문가시네요 ..
2021.12.27 11:02 신고이장님댁에서 드신 식사는 잊히지 않겠습니다.
깃대봉 오르기 쉽지 않겠던데 대단하세요 .. ^^
코로나 때문에 경제적 피해가 많으시겠군요 ..
코로나 끝나고 많은 사람이 홍도를
방문할 수 있길 바랍니다.
홍도야 울지마라의 그 홍도 맞죠? 말로만 듣던 홍도를 보니 신기하네요 ㅎㅎ 몽돌이 특이하네요 본 적 없는 무늬가 새겨져있군요 ㅎㅎ 일몰이 정말 예쁘네요 나이들 수록 일몰만 보면 점점 빠져드는 거 같아요
2021.12.24 20:10 신고홍도야 우지마라에서 홍도는 섬이 아니고
2021.12.27 11:03 신고사람 이름입니다. 기생으로 일했던 어느 여성의
러브 스토리를 노래에 담은 것이더라구요 .. ㅎ
일몰을 보면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나이들수록 일몰을 더 좋아하게 되나 봅니다. ^^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라는 점만으로도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2021.12.24 21:40 신고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아주 좋습니다. ㅎ
2021.12.27 09:43 신고홍도 일몰 너무 멋집니다
2021.12.25 07:53 신고전국 방방곡곡 다니시는 라오니스님 존경스럽습니다
행복한 성탄절 맞으시기 바랍니다^^
여기저기 다니는 모습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12.27 09:44 신고홍도 일몰은 완전 최고입니다. ㅎ
사진으로 봐도 멋진데
2021.12.25 12:21 신고직접 보셨으니 너무 좋으셨겠어요
일몰이 정말 붉고 예쁘네요
새해에는 멋진 일출 사진 기대할게요
메리크리스마스
일몰 여러번 봤는데 홍도에서의 일몰은 최고였습니다.
2021.12.27 09:46 신고붉은 태양이 아주 예쁘고 좋았답니다. ㅎ
행복한 추억이 소환됩니다
2021.12.25 20:58 신고깃대봉, 해상유람선,,,, 비수기에 가서 한적하게 즐겼던 일들,,,
감사합니다
비수기라서 좀 더 자유롭게 여행을 즐기셨군요 ..
2021.12.27 09:47 신고저도 홍도에서의 시간 진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ㅎ
섬전체가 천연기념물이군요.
2021.12.25 21:07 신고일몰사진 진짜 멋있네요. ^^
낮에도 해질녘에도 또 밤에 밤바다도 각각의
매력과 멋짐이 폭발입니다.
Merry christmas 예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기에
2021.12.27 11:04 신고홍도에서는 아무것도 가지고 나가면 안됩니다. ^^
저녁 무렵의 아름다운 일몰을 보면서
홍도에 대한 기억이 멋지게 남아 있습니다. ㅎ
와 이번 포스팅은 특히 사진들이 하나같이 예술입니다.
2021.12.26 00:01 신고일몰 사진이랑 어부가 등장하는 사진은 넋놓고 바라봤어요.
역시 사진은 황금 시간대 사진이 진리인가봅니다.
맥주와 함께 하는 밤바다도 낭만적이고 좋지요 ㅎ
홍도 풍경이 좋고, 일몰도 멋있어서
2021.12.27 11:05 신고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폼나게 나오더라구요 .. ㅎ
밤바다 바라보면서 마시는 맥주의 여유는
섬 여행만이 가진 매력입니다. ^^
"홍도야~ 울지마라~ 아 글씨! 오빠가 있다~" 라고 드라마 속에서 노래를 부르던 백일섭 님이 생각이 납니다.
2021.12.26 15:43 신고어렸을 때의 기억은 참 대단하네요. 즐겨봤던 드라마도 아니고, 최근에 들은 곡도 아닌데 이 가사가 생각이 나다니..
바다의 풍경은 언제 봐도 아름답습니다.
일몰이 정말 멋지네요.
홍도하면 홍도야 우지마라 노래가 떠오르지요 ..
2021.12.27 11:06 신고노래 속 홍도는 섬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고요 ..
홍도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의 사랑을 담은 것입니다.
일몰을 여러번 보았지만 홍도에서의 일몰은
완전 최고였습니다. ^^
낙조가 정말 멋지네요.
2021.12.26 21:40 신고아직 못가본 곳이에요.
배타는게 무서워서요.
배타고 어딜 간다는게 쉽지 않습니다.
2021.12.27 09:48 신고홍도 일몰은 좋습니다. ㅎ
일몰의 풍경이 정말 장관이네요!! 사람이 적어서 좋구요^^ 이런 멋진걸 안보고 다들 바쁘게 어딜 갔을까? ㅎ
2021.12.28 21:43 신고홍도에도 몽돌해변이 있나보군요. 남해쪽에 몽돌 해수욕장인가? 있던걸로 아는데...돌이 둥글둥글하면 몽돌로 이름짓나봐요 ㅋ
지도를 보니 멀긴 먼 섬이네요. 정말 마음먹고 가지 않으면 쉽게 발길이 닿지 않을 듯^^;
생각지도 않게 멋진 일몰을 만났습니다.
2021.12.29 10:54 신고사람도 없고 조용하게 하늘과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ㅎ
몽돌해변은 전국 여기저기 많이 있더군요.
모래해변과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홍도가 멀긴 멀더군요. 막상 다녀오고나니
가깝게 느껴집니다. 또 가고 싶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