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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슬로길 미로길
 
한반도 남쪽에 청산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완도에 속합니다. 청산도(靑山島)라는 이름처럼 맑고 푸른 섬입니다. 청산도에는 슬로길이라는 도보여행길이 있습니다. 슬로길은 11코스 17개의 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슬로길의 마지막 11코스는 미로길이라 불립니다. 점심 먹고 미로길을 걸었습니다. 청산도의 몰랐던 역사를 만납니다. 

청산도의 메인 항구인 도청항(청산항)에서는 여객선이 수시로 들어오고 나갑니다. 사람, 자동차들로 항구가 북적입니다. 도청항 주변으로 식당이 많습니다. 전복뚝배기김국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배 출발하기까지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냥 가만히 휴식을 취해도 되겠지만, 저는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깝습니다. 도청항 주변을 돌아보기로 합니다. 

 

 

도청항 여객선 대합실 옆에 수산물센터가 있습니다. 뭘 파시나 궁금해서 들어갑니다. 수조 안에 싱싱한 수산물이 가득합니다. 한쪽에서는 즉석에서 손질한 해산물에 술 한잔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혼자 왔는데 1인분도 파세요?" 물어보니 뭘 그런 거 물어보냐는 표정으로 일단 앉으라 하십니다. 25,000원 선에 맞춰주시겠다네요. 이미 밥을 먹고 왔기에 알겠습니다. 하고 나왔습니다. 여기서 한잔해도 괜찮겠습니다. 

 

 

수산물센터 옆 완도특산물 판매장에서는 미역, 다시마, 톳, 김 등 다양한 해초류 및 해초류를 이용한 가공식품을 많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미역, 전복 담긴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 있는 아저씨, 아주머니들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전복 살까? 하다가 들고 가기 힘들다는 핑계로 지나칩니다. 미역이라도 살 걸 그랬나? 

 

 

 

 

 

 

 

 

청산도는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선정되었습니다. 슬로시티는 느리게 살자는 것입니다. 빠른 것만이 좋은 것인 양 착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청산도는 각종 단체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선정되었습니다. 단체여행으로 와서 청산도의 일부만 보고 가는 게 많이 아쉽습니다. 이번에 예습한 거라 치고, 다음에는 청산도에서 긴 시간 보내기로 다짐합니다. 

 

 

도청항 뒷골목으로 들어갑니다. 슬로길 11코스 미로길(파시문화거리) 이정표를 발견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발견입니다. 거리도 짧습니다. 미로, 파시문화거리 단어에도 꽂혔습니다. 뭔가 미지의 세계를 숨겨 놓았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미로길로 들어갑니다. 

 

 

미로길 안으로 들어가니 좁은 길이 이어집니다. 길 중간에는 물고기 모양을 한 나무판에 '청산도 파시'라 적고 건물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잡화가게, 사진관, 술집 등 건물 용도가 다양합니다. 그만큼 항구 주변으로 많은 사람이 모여서 살았고, 다양한 수요가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골목을 보면 지금은 가정집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사진관으로 사용했던 건물 부근에는 청산도 옛날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학생 수가 많습니다. 많은 주민이 살았겠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 청산도 인구가 2천 명 남짓이지만, 한때는 2만 명이 훌쩍 넘을 정도로 번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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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중학교에서 도청항까지 이어지는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고 해서 미로길이라는 이름이 정해졌습니다. 저는 미로길 중간부터 걷고 있습니다. 미로길의 후반부는 안통길, 파시문화거리로 이어집니다. 안통길은 어부, 상인들이 이용했던 선술집, 요리집, 여관, 다방 등이 이어졌던 거리입니다. 1930~1970년대 전국 3대 어시장으로 유명했던 청산도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파시 문화거리에서 청산도 파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주여관 그림이 있습니다. 창틀은 그림이 아니고 실제 있는 것이로군요. 파시가 열리면 외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고, 여관도 많았을 것입니다. 여관이 모여있어 '여관골목'으로 불리는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서편제 한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청산도가 세간에 주목을 받고 여행자들이 많이 찾게 된 것은 영화 서편제 영향이 큽니다. 청산도에서 서편제 촬영을 많이 했습니다. 주인공들이 진도 아리랑을 부르면서 돌담길 지나는 장면은 우리나라 영화사에 명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파시는 물고기가 많이 잡힐 때만 만들어지는 시장입니다. 물고기가 1년 내내 같은 어종이 잡히는 것이 아니고, 많이 잡히는 계절이 있습니다. 물고기 따라서 어부들이 청산도로 모여듭니다. 어부들 상대로 하는 상인들도 청산도로 모여듭니다. 파시가 열리면 청산도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청산도는 전국에서 손꼽는 항구도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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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에서는 6월에서 8월에는 청산도에 고등어 파시가 열립니다. 수백 척의 어선과 수천 명의 선원이 청산도로 모여들었습니다. 고등어는 잡이 배는 매일 만선이었습니다. 운반선에 옮기지 못한 고등어를 바다에 버릴 정도로 고등어가 많이 잡혔습니다. 고등어 파시가 끝난 이후에는 삼치파시가 뒤를 이었습니다. 당시 고급 어종인 삼치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하였습니다. 파시가 열리면 청산도 개들도 입에 돈을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돈이 모였습니다. 

고등어 파시는 1960년대 중반, 삼치파시는 1980년대 중반까지 이어집니다. 파시가 멈춘 것은 그만큼 고기가 잡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술 발달로 생선을 잡고 바로 육지의 항구로 바로 나가도 되었고요. 고기가 잡히지 않으면서 섬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청산도 인구도 그만큼 줄어들고요. 청산도 파시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미로길을 나와 도청항으로 왔습니다. 도청항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가 보입니다. 시내버스는 정해진 출발시간은 없답니다. 여객선이 청산도에 들어오는 시간에 맞게 출발시간이 변경된다는군요. 배차간격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이 배는 주민들 이용하는 시내버스고요. 관광객 이용하는 관광지 투어버스는 따로 있습니다. 청산도 안에 택시도 있습니다. 

 

 

청산도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완도로 출발합니다. 청산도와 완도는 배로 50분 정도 걸립니다. 

   

 

 

 

 

청산도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신선이 사는 섬이라 해서 '선산(仙山)' 또는 '선원(仙源)'으로도 불렸습니다. 청산도를 많이 돌아본 것은 아니지만, 일부만 돌아봤어도 신선이 살았다는 말을 믿게 됩니다. 미로길과 파시문화거리는 청산도의 화려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청산도는 지금은 어부들로 북적이기보다는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섬이 되었습니다. 청산도는 알면 알수록 더 다가가고 싶은 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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