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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 기차여행

가을이면 알록달록 단풍도 있지만 은빛 금빛 물결의 억새도 있습니다. 억새로 이름난 명소가 많습니다. 강원도 정선군 민둥산도 인기 많은 억새 여행지입니다. 서울 기준으로 정선까지 거리가 멀지만 기차 이용하면 쉽고 편리하게 하루 당일치기 여행할 수 있습니다.

 

민둥산역이 있습니다. 청량리역에서 민둥산역까지 하루 6번 기차 다닙니다. 7시 34분에 출발하는 첫 기차를 타기로 합니다. 새벽별 보며 집에서 나와 청량리역에 힘겹게 도착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청량리역에 도착했는데 배에서 신호가 왔습니다. 화장실 갔다 나오기에 시간이 없습니다. 기차에서 해결하기로 합니다. 맞이방에서 타는 곳을 확인하고 서둘러 플랫폼으로 내려갑니다. 기차 출발시간이 다 되었으니 빨리 타라는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마음이 급해서 기차에 오릅니다. 느낌이 이상합니다.

전에 타던 무궁화호와 다릅니다. 깨끗하고 최신식입니다. 아뿔싸. 제가 탄 기차는 동해까지 가는 KTX 이음입니다. 제가 탈 기차 앞 기차입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승무원이 저에게 다가옵니다. 기차 잘못 탄 것을 확인합니다. 문제는 KTX는 민둥산역을 안 갑니다. 승무원이 단말기를 보면서 양평역에서 내려서 기다리면 제가 원래 타야 할 무궁화호가 온다고 합니다.




청량리역에서 양평역까지 30분 갑니다. 급한 일은 해결했습니다. 덕분에 양평까지 편안하게 갑니다. 양평역에 내렸고 KTX를 떠나보냅니다. 다음 기차가 민둥산 가는 무궁화호라고 전광판에 나옵니다. 아침부터 정신없습니다. 기차를 한두 번 탄 것도 아니고 여행 블로거랍시고 돌아다니는데 기차를 잘못 타다니요. 급하긴 급했나 봅니다. 😅








제가 원래 타야 할 무궁화호 기차가 양평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제야 제대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입니다. 이 무궁화호도 KTX처럼 동해까지 갑니다. 양평, 원주를 지나면서 다른 선로를 이용합니다. 청량리에서 동해까지 KTX는 2시간 남짓 걸리고 무궁화호는 4시간 30분 걸립니다.




무궁화호 타고 민둥산역으로 향하는 기차는 태백선입니다. 쌍룡역 이후로는 단선입니다. 상행선, 하행선 구분 없이 기찻길이 하나입니다. 선로가 하나이기에 상행선, 하행선 열차가 같이 다닐 수 없습니다. 마주하기 전에 역에서 반대편으로 향하는 기차를 기다립니다. 연당역은 강원도 영월에 있습니다.




도심에서 기차, 전철, 지하철은 벽보고 갈 때가 많습니다. 방음벽으로 가려져 있기도 하고 지하철은 깜깜한 터널을 지나고요. 도심에서 벗어나 교외로 나가면 기찻길 옆으로 벽이 없습니다. 기차 안에 있는 나와 창밖 풍경에 경계가 없습니다. 자연을 벗 삼아 가는 것도 즐거움입니다. 가을 들녘은 수확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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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지나면서 기차는 굽이굽이 산속으로 접어듭니다. 산 높고 계곡 깊은 강원도에 왔음을 실감합니다. 도심에서는 푸른 잎이 더 많을 때지만 강원도에서는 단풍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어느 산속을 지나는 물길은 맑고 깨끗합니다. 정말 맑아서 색이 진합니다.




강원도 어느 산속 골짜기를 굽이굽이 흐르는 물줄기가 보기 좋습니다. 서울 도심 한강처럼 길고 쭉 뻗은 물길도 보기 좋습니다. 상류에 자연스럽게 곡선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좀 더 친근하고 편안합니다. 주변으로 갈대밭(?) 풍경도 운치를 더합니다. 흐릿하게 낀 안개가 몽환적 분위기를 만듭니다.




이날 평일이어서 그런지 기차 안에 승객이 많지 않습니다. 아주머니들이 큰 소리로 떠들어서 승무원에게 주의를 듣습니다. 창밖으로는 석탄, 시멘트 등을 운반하는 화물열차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화물열차는 대규모로 빠르게 운송할 수 있습니다. 장거리 운송에도 좋고요. 태백선의 화물열차 이동이 경부선에서의 화물 이동보다 더 많습니다.








산촌




터널이 많습니다.





청량리역에서 3시간 정도를 달린 기차는 민둥산역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우리 열차는 잠시 후 민둥산역에 도착합니다.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We will soon be arriving at ~~ " 이제 저도 내릴 준비 해야겠습니다. 역에서 내린 후 민둥산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합니다.








민둥산역에서 내려서 민둥산 등산로 입구까지는 20분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억새 시즌이면 등산로 입구에서는 축제도 열립니다. 2022년은 9월 24일부터 11월 13일까지 축제가 열립니다. 축제장 구경 살짝 하고 등산 시작합니다. 등산로 시작 부분에서는 억새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중턱 올라가면 강원도 준령이 이어지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정상이 보입니다. 민둥산 높이는 해발 1,119m입니다. 1,000m 넘는 높은 산입니다. 출발을 높은 지점에서 시작해서 생각보다 많이 오르진 않습니다. 정상 부근에 나무가 없어 민둥산이라 불립니다. 가을 정상 부근 펼쳐진 황금빛 억새 풍경은 예술입니다. 민둥산역에서 내린 후 정상까지 찍고 다시 역으로 오기까지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민둥산에서 내려와서 역 앞에서 곤드레나물밥과 막걸리 먹습니다. 옛날 다방에서 커피도 마십니다. 민둥산역에서 오후 5시 3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청량리역으로 향합니다. 청량리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기차가 들어옵니다.

청량리역에서 민둥산역 가는 열차 시간(2022년 10월 기준, 무궁화호)
07:34, 08:30(새마을), 09:55, 12:30, 17:00, 19:10

민둥산역에서 청량리역 가는 열차 시간
07:33, 09:04, 13:47, 17:03, 18:59(새마을) 19:55








민둥산역 출발




가을 해는 짧습니다. 기차는 어느새 어둠을 뚫고 달립니다. 새벽부터 나와서 피곤한 몸이 휴식을 원합니다. 기차에서 딥슬립에 빠집니다. 어느덧 기차는 양평을 지납니다. 아침에 생쑈 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양평역을 지나니 도착지인 청량리역이 멀지 않았습니다. 정신 차리고 내릴 준비 합니다.




청량리역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청량리역까지 와서 끝이 아닙니다. 집까지 머나먼 시간을 가야 합니다. 몸은 힘들지만 지치진 않습니다. 민둥산에서 좋은 기운 담아와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집에서 민둥산역까지 자동차로 가면 기차 타고 갈 때 보다 더 빨리 갈 수 있습니다. 기차 타면 청량리역까지 돌고 돌아가야 해서 시간이 더 걸립니다. 시간은 더 걸리고 힘들어도 기차가 좋습니다.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찬찬히 풍경 바라보며 여유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저의 이런 목적에 맞는 만족스러운 가을 나들이였습니다. 아침에 에피소드가 있긴 했지만요. 민둥산 오고 가는 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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