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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월류봉

부모님과 함께 충청북도 영동과 옥천으로 가을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어딘가를 막 휘젓고 다니지 않고 계절을 느끼며 여유 있게 다녔습니다. 여행의 전체적인 모습은 지난번 포스팅에서 소개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가고자 합니다. 먼저 영동 월류봉 모습을 소개합니다.

10월 27일 모습입니다.

출근 시간 피해서 나왔지만 고속도로 들어가기가 힘듭니다. 오늘은 급할 거 없습니다. 마음의 여유를 갖습니다. 경부고속도로 망향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어묵, 뻥튀기 등 간식 먹습니다. 화장실 다녀오는데 아주머니 일행이 저를 부릅니다. 사진 찍어 달라 시네요. 제가 또 기가 막히게 찍어드렸습니다. 아주머니들이 사진 잘 나왔다며 좋아하십니다. 호두과자 몇 알을 선물로 줍니다. 다 주신다는 거 제가 몇 알만 갖고 왔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영동군 황간면입니다. 황간은 거의 충청북도 끝입니다. 차 끌고 가니 기차 타고 갈 때보다 훨씬 멀게 느껴집니다. 황간 톨게이트로 빠져나옵니다. 제 차는 하이패스가 아닙니다. 통행권 무인결제시스템이네요. 할인받아야 해서 모니터 보고 직원과 연결합니다. 무인의 편함도 있겠으나 어르신들은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

월류봉으로 향하는 길에 포도밭이 많습니다. 황간 포도가 유명합니다. 황간 톨게이트에서 5분 정도 달려 월류봉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에 내려 몇 발짝만 걸으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거동 불편하신 부모님을 위해서 월류봉을 찾은 이유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월류봉은 아닙니다. 봉우리 올라가는 길은 따로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월류봉과 월류정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월류봉(月留峯)이란 달도 머물다 갈 정도로 아름다운 봉우리라는 뜻입니다. 뒤에 보면 달 조형물이 있습니다. 밤이면 조형물에 불이 들어옵니다. 야경도 예쁜 월류봉입니다.








오전이라 해를 정면으로 바라봅니다. 햇빛 때문에 선명하진 않지만 월류봉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 속 높은 봉우리가 월류봉입니다. 앞에 작은 봉우리에 있는 정자는 월류정이고요. 월류정과 월류봉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신선이 살 것만 같은 모습입니다. 옛 수묵화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징검다리를 건너 월류정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월류정으로 오르진 못하고요. 징검다리 건너진 않았습니다. 힘드시다네요.




가을 장미도 피었습니다. 장미는 봄에서 초여름에 핍니다. 계절을 잊은 것인지 가을에 피는 장미도 있습니다. 가을 기온이 장미가 꽃 피기에 맞아서 그렇다고도 하고 기후변화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가을에 만난 장미가 여행의 기분을 조금 더 환하게 합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핀 것은 아니면 좋겠습니다.




월류봉 둘레길은 월류봉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반야사까지 이어지는 걷기 여행길입니다. 총 길이는 8.4㎞. 세 코스로 나누어집니다. 저는 예전에 둘레길 첫 번째 코스인 여울소리길만 걸었습니다. 겨울에 걸었기 때문에 여름 햇살 반짝일 때 나머지 구간을 걸어볼 요량입니다.








월류봉 바라본 상태에서 왼쪽으로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이 정도 느티나무면 백 년 이상 자라지 않았을까 예측해봅니다. 10월 말 남부지방의 산에는 단풍이 덜 들었습니다. 노랗게 물든 느티나무에서 가을 분위기를 한껏 느낍니다. 느티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가을바람과 가을 향기를 느낍니다.




느티나무에서도 월류정이 보입니다.




햇빛을 피해서 보니 월류정이 더욱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얼핏 화려해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소박하고 은은한 멋이 있습니다. 월류봉을 휘감아 도는 초강천의 물빛이 투명합니다. 물속이 훤히 다 보입니다. 맑고 깨끗한 자연과 함께하니 기분이 상쾌합니다. 부모님도 만족해하시니 저도 좋습니다.








느티나무 뒤로 한천정사가 있습니다. 앞면 3칸 옆면 2칸의 자그마한 집입니다. 중앙에 대청마루가 있고 양쪽으로 온돌방이 있습니다. 조선 중기 학문과 사상을 지배한 송시열이 머물던 곳입니다. 송시열은 병자호란 때 삼전도의 굴욕을 본 후 관직을 버리고 낙향하여 은거하였습니다. 그곳이 바로 한천정사. 대청마루에 앉아 숨 고르며 여유를 느낍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호두, 버섯 등을 파는 노점이 있습니다. 호두 시식도 하시는군요. 올해 햇 수확한 호두입니다. 영동, 김천, 무주 등지에서 호두를 많이 재배합니다. 영동은 밤낮 일교차가 커서 호두 껍데기가 얇으며 살이 많고 고소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9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호두 생산 시기입니다. 영동에서만 1년에 약 240톤의 호두가 나온다고 합니다.

호두 맛보는데 고소하니 맛있습니다. 절대미각 어머니도 맛있는 호두라고 하시네요. 1.5㎏ 1박스는 3만 원. 4㎏ 1박스는 10만 원입니다. 저는 가격 듣고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동네 시장은 이보다 비싸다며 가격이 좋다고 하십니다. 제가 세상 물정을 몰랐던 것입니다.




밥 먹으러 갑니다. 황간은 올뱅이국이 맛있습니다. 올뱅이국 파는 식당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에서 안성식당으로 향합니다. 월류봉에서도 가깝고 주차장이 넓어서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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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식당부터는 다음번 포스팅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내비게이션 검색할 때 월류봉으로 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월류봉 주차장, 월류봉 광장, 한천정사 등으로 검색하고 찾아가는 것이 수월할 것입니다. 지도에서 보일지 모르겠는데 월류정 근처 달이 머무는 집이라는 캠핑장이 있습니다. 배우 성동일, 김희원이 출연한 바퀴 달린 집 3 촬영지입니다. 월류봉, 월류정은 가을이 아니어도 언제고 찾아도 좋은 명소입니다. 대전, 영동 부근 지난다면 살짝 돌아가더라도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입장료, 주차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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