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밀면의 원조이자 노포 내호냉면. 부산 맛집

부산 내호냉면
 
부산에서 먹어야 맛있는 음식 중 하나가 밀면입니다. 수도권에는 밀면집 보기 어렵습니다. 밀면집이 있다 하더라도 뭔가 부족합니다. 역시 밀면은 부산에서 먹어야 진짜입니다. 부산의 수많은 밀면집 중 원조라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부산광역시 남구 우암동 내호냉면입니다. 
 

새벽부터 통영 일대를 돌아다닙니다. 장사도까지 다녀오고 도다리쑥국도 먹습니다. 통영종합버스터미널에서 부산서부버스터미널행 버스를 탑니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시간 버스에서 깊은 잠에 빠집니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은 사상터미널이라고도 부릅니다.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있기 때문입니다. 터미널과 지하철 2호선 사상역이 연결됩니다.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에서 하차합니다. 역 밖으로 나와 버스로 환승합니다. 국제금융센터 건물이 으리으리합니다. 지상 63층입니다. 한국거래소(증권, 선물 거래)와 여러 금융기관이 모여 있습니다. 버스 환승합니다. 

 

 

 

 

 

버스는 남쪽으로 이동합니다. 국제금융센터의 마천루와는 다른 분위기가 보입니다. 많은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운반하는 차들이 보입니다. 사이사이 바다도 보이고요. 부산항 7부두 쪽입니다. 부산을 여행 목적으로 왔을 때 쉽게 만날 수 없는 모습입니다. 부산이 항구도시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버스에서 내려 길 건너 직진합니다. 동네 이름은 우암동. 만들어진 지 오래된 동네로 보입니다. 부산 곳곳에 쭉쭉 뻗어 올라간 고층 빌딩과 비교하면 낙후된 지역입니다. 재개발 예정이라고도 하고요. 내호냉면까지 가면서 부산의 다양한 모습을 만납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내호냉면까지 5분 정도 걸어갑니다. 

 

 

 

 

 

내호냉면은 방송, 언론에 많이 나옵니다. 최근에 백반기행 정우 배우 편에 나왔습니다. 식당 입구에는 허영만 화백의 식객 만화 장면을 소개합니다. 식객 만화에서 내호냉면을 봐서 알고 있었습니다. 냉면, 밀면을 좋아하기에 어떤 곳인지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방문합니다. Since 1919. 

 

 

 

 

 

식당 문 앞에 여러 인증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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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에 비하여 식당은 자그마합니다. 입식, 좌식 테이블이 함께합니다. 식당 밖에는 대기실도 보이던데 식당 안은 조용합니다. 점심 때는 대기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본관과 별관이 있다더군요. 제가 있는 곳 말고 다른 쪽에도 자리가 있을 것입니다. 앞에 보이는 모니터에서는 내호냉면이 방송에 나온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1980년대 화면도 본 것 같습니다. 식당의 역사를 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선불입니다. 

 

 

 

 

 

밀면의 원조라 하기에 밀면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냉면도 있습니다. 밀면 원조를 맛보기 위해 왔으니 밀면 주문합니다. 점심 먹은 것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가볍게 밀면 小 주문합니다. 양념가오리회에 소주도 주문할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음식 주문하고 식당 구경합니다. 벽에는 여러 방송에 출연했다는 것이 걸려 있습니다. 백종원의 3대 천왕 현판도 보이고요. 맛있는 녀석들도 다녀갔습니다. 

 

 

 

 

 

 

 

 

 

 

어르신 3분 사진에 시선이 멈춥니다. 내호냉면 1, 2, 3대 사장님 사진입니다. 내호냉면 1대 사장님은 1919년부터 북한 함흥에서 동춘면옥이라는 냉면집 문을 열었습니다. 그래서 Since 1919라 적은 것입니다. 6·25 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 옵니다. 1953년 부산에서 내호냉면을 시작합니다.  내호는 북한에서 살던 동네 이름입니다. 당시 우암동에는 구호병원이 있어 피난민들이 많이 모여 살았습니다.

 

 

 

 

 

100년 넘게 이어온 맛은 현재 4대 사장님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송에도 많이 나오고 손님도 많아서 식당을 옮기거나 크게 확장할 법도 합니다. 1대 사장님이 가게 옮기지 말라 하셨다는군요. 

 

 

 

 

 

내호냉면 맛있게 먹는 방법도 숙지합니다. 육수를 마셔 입안을 개운하게 합니다. 면을 자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먹고 식초나 겨자는 나중에 넣습니다. 무채와 곁들여 먹습니다. 평소 제가 냉면, 밀면 먹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면은 자르는 게 아닙니다. 밀면은 탱탱한 면을 먹는데 잘라먹으면 탱탱한 맛이 줄어듭니다. 

 

 

 

 

 

 

 

 

 

 

식당의 오랜 역사와 함께했을 법한 양은 주전자에 육수가 담겨 나옵니다. 육수가 맑습니다. 마셔보면 육향이 느껴집니다. 확실히 쉽게 만든 육수는 아닙니다. 홀짝홀짝 마시는 육수에서 밀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집니다. 

 

 

 

 

 

드디어 밀면이 나왔습니다. 밀면 위에 올려진 고기와 양념장의 어우러짐이 아름답습니다. 

 

 

 

 

 

양념장 풀지 않고 차가운 육수를 마셔봅니다. 냉면 먹는 기분입니다. 양념장을 풀어 면과 골고루 섞습니다. 그리고 후루룩 입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입 안에 넣고 우걱우걱 씹는데 맛있습니다. 기존에 먹던 밀면과 느낌이 다릅니다. 밀면과 냉면이 비슷하다고 해도 맛과 느낌이 다릅니다. 내호냉면 밀면은 먹으면 먹을수록 냉면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맛있게 먹는 방법 그대로 무채를 넣어서 함께 먹습니다. 무채가 맛을 또 다르게 합니다. 

 

밀면은 6·25 전쟁 때 부산에서 만들어진 음식입니다. 전쟁 당시 부산으로 북한에서 내려온 피난민이 많았습니다. 미국에서 원조로 보내온 밀가루 구할 수 있었고요. 피난민들이 밀가루와 전분을 섞어 냉면처럼 만든 것이 밀면입니다. 밀가루가 들어가서 밀면인 것이죠. 내호냉면 사장님이 처음에는 밀냉면이라 불렀답니다. 경상도 사람들이 말이 빠르다 보니 밀냉면에서 냉자가 빠지고 밀면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내호냉면은 이렇게 만듭니다.

 

 

 

 

 

내호냉면에서 모니터로 식당 역사를 보면서 밀면 먹습니다. 방송 장면 중에 내호냉면 사장님이 우암동에 관해서 설명하는 것을 봅니다. 우암동이라는 동네는 어떤 곳일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밀면 먹고 나와서 동네 한 바퀴 돌아봅니다. 우암(牛岩)은 소바위라는 뜻입니다. 마을 언덕에 소 모양의 바위가 있었다고 합니다. 

 

 

 

 

 

 

 

 

 

 

마을 곳곳에서 소를 볼 수 있습니다. 

 

우암동은 소막마을이라고도 불립니다. 일제강점기 우암동에는 소 검역소가 있었습니다. 검역 후 항구를 통해 일본과 만주로 소를 수출합니다. 수출이라 적지만 빼돌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소가 머무를 우사(牛舍) 즉 소막을 짓습니다. 해방 후 검역소의 역할은 끝나고 소막은 남습니다. 피난민들이 소막을 주택으로 고쳐서 사용합니다. 부두 노동자들도 우암동으로 모여들면서 소막마을은 이어집니다. 

 

 

 

 

 

소막마을 벽화

 

 

 

 

 

우암동 소막마을은 6·25 전쟁,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서민들의 주택 양식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하였습니다. 피란생활 역사문화마을로 조성하면서 마을을 꾸미고 있습니다. 소를 테마로 한 벽화, 공원, 조형물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버스 타고 부산역으로 갑니다. 버스 정류장에 온열 의자가 있습니다. 따뜻하게 버스를 기다립니다. 2월이었어요.

 

 

 

 

 

부산에서 여러 번 밀면 먹으면서 원조의 맛을 맛보고픈 마음이 늘 있었습니다. 내호냉면에서 밀면 잘 먹었습니다.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부산에 밀면집 많습니다. 굳이 내호냉면을 가야 하나 할 수 도 있습니다. 내호냉면 오가면서 부산의 여러 경관을 만나면서 부산을 가깝고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100년 넘은 식당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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