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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박인환 문학관

 

문학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강원도 인제에는 박인환 시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문학관에서는 시인의 삶과 작품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시인이 살아온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인제 가기 전에는 박인환 시인을 몰랐습니다. 인제 갔다 돌아오는 길. 지도에서 인제산촌박물관과 박인환 문학관을 발견합니다. 박인환이라는 이름은 익숙합니다. 아버지 연기로 많이 알려진 박인환 배우 때문입니다. 이분이 글도 쓰시나? 했습니다. 박인환 시인은 다른 분입니다. 문학관 곳곳에 시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문학관 앞 동상에서 오는 포스가 남다릅니다. 동상 안에 의자가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좋습니다. 

 

 

 

 

 

 

박인환 시인 사진 

 

 

 

 

 

 

영원한 청춘의 시인 박인환. 시인은 1926년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났습니다. 인제공립보통학교(초등학교)를 다니다 서울로 전학 갑니다. 경기공립중학교 재학 중 교칙을 어기고 영화관 간 것이 문제가 되어 학교를 중퇴합니다. 옛날에는 영화관 가는 걸 엄격히 했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른 학교에 들어가서 졸업합니다. 종로에서 마리서사라는 서점을 운영하면서 시를 씁니다. 1956년 급성 알코올성 심장마비로 요절합니다. 향년 2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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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은 시인이며 영화평론가이며 번역가였습니다. 시인의 대표작으로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가 있습니다. 1954년 다른 작가들과 함께 한국영화평론가협회를 만들었습니다. 30편 이상의 영화 평론을 발표했습니다. 해외 문학과 영화를 탐색하면서 많은 작품을 번역하였습니다. 다재다능합니다. 

 

 

 

 

 

 

박인환 시인의 작품이 담긴 잡지, 책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잡지 속 내용은 볼 수 없습니다. 여성계라는 잡지 표지에는 눈길이 갑니다. 여성계는 1952년에 창간했습니다. 1950년대는 전쟁통이고 여성에 대한 지위도 낮았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시대 상황에 여성 잡지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문학관에는 1950년대 시인이 활동하던 시대를 재현하였습니다. 문학에 관심이 없어도 박인환 시인을 몰라도 1950년대 거리를 볼 수 있는 것이 재밌습니다. 1950년대는 전쟁이 있고 혼돈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 낭만의 있고 따스함이 있습니다. 1950년대 서울 명동, 종로 일대를 상상하며 관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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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이라는 막걸리집부터 찾아가 봅니다. 은성은 1950~60년대 명동에 있었습니다. 문인들의 아지트였습니다.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습니다. 박인환 시인의 대표작 세월이 가면이 만들어진 곳입니다. 은성이 특별한 것은 최불암 배우 때문이기도 합니다. 최불암 배우 어머니 故 이명숙 님이 운영하였습니다. 유리창에 세월이 가면이 적혀 있습니다. 

 

세월이 가면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여기는 예술가들을 휘감았던 명동의 술집 포엠입니다. 위스키 시음장이었고 값싼 양주를 판매하였습니다. 명동 예술인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저녁이 오면 하루의 일과를 마친 문인들과 예술인들이 포엠을 찾았습니다. 포엠의 편안한 분위기 저렴한 술값 후한 인심이 예술가들을 모이게 했습니다. 

 

 

 

 

 

 

위스키 한 잔에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을 것입니다. 괜히 저도 한잔 마시고 싶습니다. 술 한잔 마셔도 예술가들과 마시면 술맛이 새롭겠습니다. 

 

 

 

 

 

 

 

 

 

 

 

동방싸롱은 김동근 사업가가 예술인들을 위해서 지어준 3층짜리 건물입니다. 1955년에 지어졌는데 당시로선 최신식 건물이었습니다. 1층은 차와 술을 파는 살롱 2층은 집필실 3층은 회의실로 구성된 종합문학관입니다. 문인, 연극인, 영화인, 화가, 음악가들이 모여 문학과 예술을 노하는 보금자리였습니다. 때때로 문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열렸고 연말에는 댄스파티, 가면무도회도 열렸습니다. 

 

 

 

 

 

 

박인환 시인을 가까이 볼 수 있습니다. 

 

 

 

 

 

 

박인환 시인 선시집 출판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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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봉선화 다방. 봉선화 다방은 고전음악 전문점입니다. 시 낭송의 밤, 출판기념회, 시화전, 작곡발표회 등 많은 문화행사가 열렸습니다. 문인들의 희로애락, 낭만, 젊음 등이 담긴 공간입니다. 고전음악 전문점답게 턴테이블이 보입니다. 문인들의 연락처로서 전화기도 있습니다. 

 

 

 

 

 

 

추억의 다방 모나리자로 들어갑니다. 모나리자는 명동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다방입니다. 장르를 막론하고 명동의 많은 문화인들이 출입하던 유명한 다방입니다. 박인환 시인이 죽기 며칠 전 모나리자를 찾았습니다. 모나리자에 술값 대신 맡긴 만년필을 찾아다가 친구인 김수영 시인에게 주고 갔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모나리자 다방에 들어왔습니다. 

 

 

 

 

 

 

 

 

 

 

 

모나리자 다방 안에서 시인의 시를 읽고 시 낭송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는 유명옥이라는 빈대떡집입니다. 김수영 시인의 어머니께서 충무로 4가에서 운영하였습니다. 현대 모더니즘 시(詩) 운동이 시작된 곳입니다. 김수영, 박인환, 김경린, 김병옥, 임호권, 양병식 등이 모여 한국 현대 시의 새로운 출발과 후기 모더니즘 발전에 대해 의견을 나눕니다. 동인지 신시론 제1집의 밑거름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마리서사(茉莉書肆). 박인환 시인은 8·15 광복과 함께 서울로 돌아옵니다. 아버지와 이모에게 돈을 얻어 마리서사라는 책방을 엽니다. 시인의 나이 20살 때입니다. 책방 이름으로 마리서사는 독특합니다. 일본 모더니즘 시인 안지이 후유에의 군함말리에 따왔다는 설이 있습니다. 박인환 시인에게 영감을 준 프랑스 화가이지 사인인 마리 로랑생의 이름에서 마리를 따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시인이 책을 좋아해서 책방을 열었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문물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욕과 정열이 책방으로 이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주로 문학, 예술분야 서적을 취급하였습니다. 마리서사에서는 문인, 예술인들과 교류하며 한국 모더니즘 시운동의 발상지가 됩니다. 시인의 부인을 처음 만난 곳도 마리서사입니다. 

 

 

 

 

 

 

박인환 시인은 영화 평론을 할 정도로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학창 시절 책상 서랍에는 영화 포스터가 가득했습니다. 그 무렵 개봉했던 영화는 다 보았을 정도라고 합니다. 1940~50년대 영화 포스터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박인환 시인 동상과 목마와 숙녀

 

목마와 숙녀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 등대(燈臺)에 ……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박인환 시인 시비. 목마와 숙녀가 적혀 있습니다. 

 

 

 

 

 

 

 

 

 

 

 

박인환 시인의 시를 몰랐습니다. 세월이 가면은 노래 제목인 줄 알았습니다. 목마와 숙녀는 공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인도 잘 모르고 시를 잘 몰라도 박인환 문학과는 가볼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1950년대 낭만과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시인의 불꽃 같은 삶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시인의 작품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관람료 무료.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시간. 매주 월요일과 명절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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