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글렌코
제주도 여행길의 마무리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6월 한여름에 돌아다니는 일이 쉽진 않습니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생각납니다. 제주도까지 왔는데 아무 곳에서나 아아를 마실 수는 없습니다. 저는 다 갈 곳이 있습니다.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카페 글렌코를 방문합니다. 꽃으로 가득한 카페입니다.
이번에는 제주도 동쪽 구좌읍 위주로 다녔습니다. 송당리에 있는 민오름까지 보고 제주 시내로 가는 길입니다. 송당리 대천사거리를 지납니다. 대천사거리에 카페 글렌코가 있습니다. 대천사거리는 제주도 동쪽의 주요 교차점입니다. 송당리는 중산간 지대로 과거에는 제주도 내에서 오지였습니다. 도로가 뚫리면서 여행자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하나둘 생기고 있습니다.
카페 글렌코는 정원이면서 카페입니다. 카페에서 음료를 사면 정원 구경을 후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글렌코 갈 때는 가볍게 커피나 마시고 꽃이나 좀 보고 오지 했습니다. 생각보다 정원이 큽니다. 꽃구경하느라 꽤 오랜 시간 머물렀습니다. 위 사진은 1인 1음료 구매하고 정원 구경하라는 내용입니다. 안내문 보면 웨딩사진 찍는 커플이 보입니다. 실제로 이날도 웨딩사진 찍으러 온 커플을 봅니다. 그만큼 예쁘다는 이야기.
글렌코 안으로 들어가니 주차장이 널찍하게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두리번거리는데 위에 건물이 보입니다. 저기서 커피를 사는가 보구나 하고 본능적으로 움직입니다. 건물 앞에 꽃이 제법 많습니다.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커피 주문. 직원들이 친절하게 맞이해 줍니다.
음료 종류는 많습니다. 커피는 기본으로 있고요. 주스, 허브티, 케이크 종류도 있습니다. 메뉴판을 보고 제주 보리미숫가루가 땡겼지만 처음 계획한 대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합니다. 아이스 아메이카노 가격은 7,500원. 아이스는 500원 추가네요. 음료값만 보면 좀 비싼 편입니다. 정원에서 꽃구경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괜찮은 가격이라 생각합니다.
실외에서 꽃구경하는 사람이 많아서 카페 안은 조용합니다.
음료 구매하면 팔찌를 줍니다. 공짜로 돌아다니는 거 아니라는 표식입니다. 글렌코라는 단어가 낯설어서 뜻을 찾아봤습니다. 스코틀랜드 글렌코(Glencoe) 지역을 뜻합니다. 영국 유일의 화산지대면서 초원지대라고 합니다. 화산지대에 초원지대가 제주도와 비슷한 모습이어서 글렌코라는 이름 지은 것 같습니다.
카페 소개는 다 했고 이제부터는 정원 구경입니다. 정원 구경은 긴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푸른 초원과 함께 펼쳐지는 다양한 꽃이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고 들뜨게 합니다. 정원 입구부터 수국과 샤스타데이지가 반겨줍니다.
여러 가지 꽃이 알록달록하니 보기 좋습니다. 올해 새로 생긴 취미가 있으니 꽃 이름 찾기입니다. 지나가다 꽃을 보면 사진 찍고 이름을 추적합니다. 애플리케이션에 올리면 다른 사용자가 꽃 이름을 바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얘네들은 미처 이름을 찾아보진 않아서 꽃들에게 미안하네요. 니들이 예뻐서 그런 거야.
핑크뮬리, 수국길, 동백길, 오솔길. 6월은 뭐다? 수국입니다.
요렇게 수국길을 걸어봅니다. 수국이 수국수국 피어난 모습은 언제 어떻게 봐도 예쁩니다. 그런데 예쁜 꽃길을 혼자 걷고 꽃만 찍고 있다니. 좀 재미없습니다. 😥
경험상 입장료 안에 음료값이 포함된 곳 음료는 맹탕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음료 맛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글렌코는 커피 맛이 기대 이상입니다. 커피 전문점의 찐한 맛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꽃구경하며 마시기에 충분합니다. 카메라 초점이 커피가 아니라 꽃에 가 있네요. 카메라도 꽃이 좋은가 봅니다.
여기는 동백. 겨울에도 올만 하겠습니다.
샤스타데이지는 만개를 지나 저물고 있습니다. 그래도 하얀 꽃잎은 반짝입니다.
핑크뮬리 보려면 몇 달 더 있어야 할 것이고요. 카페 글렌코 면적이 꽤 넓습니다. 면적이 얼마나 될까 해서 검색해 보니 2만 평이 넘는다고 나오네요. 축구장 10개 넓이입니다. 서울 남대문시장이 2만 평이라고 하고요. 넓은 면적에 꽃이 계속해서 피어나도록 골고루 심었습니다.
샤스타데이지와 핑크뮬리. 핑크뮬리 가을을 기대합니다.
핑크뮬리 옆 나무.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버들마편초(버들 마편초)
버들마편초와 샤스타데이지가 이어지는 풍경
꽃밭 사이사이 의자와 그늘막이 있어서 쉬어갈 수 있습니다.
버들마편초 꽃밭에는 꽃길이 나 있습니다. 꽃길 사이로 들어가 예쁘게 사진 찍을 수 있습니다. 꽃길은 카페에서 만든 거예요. 꽃밭에 막 들어가지 말고 꽃길로만 가라고. 버들마편초 꽃말이 좋습니다. '당신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지금 이 포스팅 보는 모든 사람의 소망이 이루어질 바랍니다. 로또 당첨 이런 거 말고 현실적인 것들.
푹신해 보이는 쿠션? 이불? 저기에 누워서 쉬어가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뜨겁다 보니 눕는 사람은 없습니다. 눕지 않아도 초원 위에 작은 포인트로서 재밌는 장치로 보입니다. 저는 누우면 바로 잘 것 같아서 눕지 않습니다.
저처럼 빨빨거리고 돌아다녀도 좋지만 그늘막에서 쉬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맑은 공기와 함께 음료 마시면서 보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입니다. 한여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좋지만 자연 속 신선한 바람이 주는 청명함은 또 다른 차원의 시원합니다. 그리고 송당리 일대는 중산간이어서 바닷가 쪽보다는 기온이 낮습니다.
다시 수국 구경. 저 앞에 초록색 지붕으로 보이는 건물이 카페입니다. 카페 앞에 해먹도 있습니다. 저의 여행 데이터베이스에 글렌코는 7월 명소로 적혀 있습니다. 7월이면 글렌코에 유럽수국이 가득합니다. 동그란 수국과 달리 유럽수국은 세모진 형태입니다. 7월에 가신다면 유럽수국도 찾아보시고요.
글렌코에서 제주 시내 가는 길에 볼만한 게 있을까? 하고 지도를 찾아봅니다. 조천읍 교래리 샤이니숲길이 보입니다. 약간 돌아가긴 하는데 평소 궁금했던 곳이라 찾아보기로 합니다. 글렌코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걸립니다. 샤이니숲길에 도착. 별도의 주차장은 없고 숲길 앞에 적당히 주차합니다.
숲길이 약 200m 정도 됩니다. 입구에서 끝까지 금방 갑니다. 200m도 짧은 거리는 아닙니다만 제가 글렌코 가기 전에 기~다란 숲길을 걷고 왔기에 샤이니숲길이 짧아 보입니다. 샤이니숲길은 숨겨진 사진명소입니다. 초록초록한 나무 아래서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오겠습니다. 나뭇가지로 햇빛이 들어오는 모습의 선샤인(sunshine)에서 샤이니숲길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수 샤이니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샤이니숲길 끝에 목장이 있습니다. 샤이니숲길 입장료 없습니다.
카페 글렌코에 이어 샤이니숲길까지 이어지는 제주도 중산간 여행길입니다. 제주국제공항과 성산일출봉 사이를 내비게이션 찍으면 대천동사거리 거쳐서 가는 길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글렌코와 샤이니숲길도 코스에 넣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예쁘게 사진도 찍으면서 제주도에 왔음을 기분 좋게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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