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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리물회
 
6월 제주도 여행길. 마무리는 자리물회입니다. 자리돔은 여름이 제철인 생선입니다. 렌터카 반납하고 제주도 떠나기 전 자리물회에 소주한잔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변수를 만납니다. 그래도 성공은 성공입니다. 
 

 
여름이면 제주도 곳곳에서 자리물회를 판매합니다. 자리물회 맛집으로 검색하면 많은 식당이 나옵니다. 그중에서 저의 레이다에 걸린 곳은 제주시 연동 신제주로터리에 있는 엉덩물입니다. 공항하고 가깝습니다. 소주 한잔하고 공항으로 가면 이 얼마나 깔끔한 계획입니까? 렌터카 반납하고 버스 타고 돌고 돌아 찾아갑니다. 식당에 도착했는데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조용합니다. 
 
 
 
 
 

 
문에 뭐가 적혀 있어서 가까이 다가갑니다. "오늘은 개인 사정으로 하루 쉽니다. 죄송합니다." 하루 종일 이 순간만을 기다렸는데 허탈합니다. 아~ 사장님 오늘 쉬셔야 하신단 말입니까? 배신이야 배신. 사장님 사정이 있겠지만 저는 난감합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습니다. 서둘러 검색해서 주변 자리물회 맛집을 찾아봅니다. 
 
 
 
 
 

 
엉덩물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논짓물 식당을 찾아갑니다. 식당에 들어갔더니 손님이 많습니다. 사장님이 저한테 묻습니다. "여기는 2인분 이상입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뭐야 이건! 제가 아무리 대식가라도 2인분은 무리입니다. 식당을 나옵니다.
 
엉덩물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길. 길객주리라는 식당이 보입니다. 식당 외부에 매직으로 자리물회 판매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들어갑니다. "자리물회 하시나요?" 이 집도 1인분은 안 판답니다. 논짓물, 길객주리 안주용 자리물회를 판매합니다. 식사용 1인분은 안 판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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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물로 돌아왔습니다. 뭐 대충 아무거나 먹을까? 그러기는 재미없습니다. 다른 곳 찾아다니기에는 시간도 별로 없습니다. 왔다 갔다 힘듭니다. 공항 가서 먹을 거 찾아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버스 타러 가는데 엉덩물 옆 청호정이라는 식당이 보입니다. 아까 검색할 때 나오지 않아서 몰랐습니다. 정신 차리고 나니 보입니다. 
 
 
 
 
 

 
식당 입구에 반가운 글이 보입니다. '2024 햇자리물회 개시' 라 쓰인 것이 마치 여름날 빨간색 냉면 개시 깃발 보는 것 같습니다. 자리물회도 여름에 만날 수 있으니 냉면 깃발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가격도 착합니다. 12,000원. 진작 여기로 갈걸. 당당히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식당에 들어가니 두 테이블에서 손님이 식사 중입니다. 제주도 사투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동네 주민인 것 같습니다. 메뉴에 갈치조림, 옥돔구이 등이 관광객도 방문하는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동태전, 닭볶음탕 같은 것은 동네 사람들 와서 드시는 것일테고요.
 
 
 
 
 

 
 
 
 
 

 
한치물회와 자리물회는 계절 음식입니다. 한치, 자리는 주로 여름에 잡힙니다. 물회라는 것이 생선이 신선할 때 잘게 쳐서 먹는 음식입니다. 한치물회 자리물회는 여름에 먹을 수 있습니다. 여름에 잡아서 냉동했다가 겨울에 판매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철에 싱싱하게 먹는 게 맛있습니다.
 
 
 
 
 

 
먼저 반찬이 깔립니다. 백반집에서 볼 수 있는 반찬입니다. 
 
 
 
 
 

 
자리물회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자박자박한 국물에 자리가 썰려 수북이 있습니다. 파 송송 썰어 넣고 깨소금 뿌리고요. 자리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크기가 어른 손바닥 반 정도 되는 작은 생선입니다. 작아도 돔입니다. 자리돔.
 
자리는 제주도 근해에서 많이 잡힙니다. 제주도는 예로부터 배 타고 멀리 나가서 고기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나라에서 제주도 사람들이 육지로 나가는 것을 막았습니다. 큰 배를 만들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연근해에서 잡을 수 있는 생선이 자리입니다. 5월에서 8월 사이 여름날 자리는 제주도 사람들의 입맛을 책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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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자리물회 먹을 때는 제피잎과 빙초산을 함께 넣습니다. 제피와 빙초산이 살균 작용을 합니다. 빙초산이 들어가면 자리 뼈가 연해진다고도 합니다. 요즘은 일반 식초 넣는 곳이 많습니다. 저는 식초는 좋아하지 않아서 제피만 넣습니다. 
 
 
 
 
 

 
제피까지 넣은 자리물회. 제피는 사투리고 표준어는 초피입니다. 제피 특유의 알싸하면서도 민트와 후추의 중간 정도의 향이 전해옵니다. 입맛을 돋우는 향기입니다. 이것이 어른의 맛이고 제주의 맛입니다. 
 
 
 
 
 

 
소주는 당연히 따라오고요. 오리지널 21도짜리를 먹어야 하는데 주문이 잘못 들어가 순한 소주가 왔습니다. 옆 테이블 제주도 아저씨들은 참이슬 드시네요. 예전에는 한라산 소주를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대형마트에 가면 다 있습니다. 참이슬은 전국적인 술이 되었고요. 제주도 관광객은 한라산을 찾습니다. 제주도 음식은 한라산 소주하고 먹어야 맛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휘휘 저어 골고루 섞어서 후루룩 먹습니다. 소주 한 입 털어 넣고 물회 푹 떠서 먹고요. 그래 이 맛이야. 국물이 그렇게 특별하진 않습니다. 자리와 채소가 어우러져 입안에 퍼지는 식감이 좋습니다. 자리는 조그만 생선이기에 뼈째회로 먹습니다. 세꼬시라고도 하죠. 뼈가 씹혀서 먹기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뼈째회이기에 식감도 좋고 고소함도 함께 있습니다. 육지 물회처럼 소면이 있진 않습니다. 밥에 국 먹듯이 먹습니다.
 
청호정 이 집이 굉장한 자리물회 맛집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제주도 여행 마무리하기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습니다. 청호정이 좋고 나쁨을 떠나 엉덩물에서도 자리물회를 맛보고 싶습니다. 물회도 식당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더라고요. 
 
 
 
 
 

 
자리물회 잘 먹고 나와 공항 가는 버스 타러 갑니다. 청호정 옆 어장군이라는 식당이 보입니다. 검색해 보니 인지도가 높습니다. 메뉴도 다양하네요. 이 집도 자리물회를 판매합니다. 
 
 
 
 
 

 
공항 가는 버스 타러 가는 길. 신제주로터리에서 공항 가는 버스를 쉽게 탈 수 있습니다. 6월 화창한 어느 날의 저녁입니다. 여행 마무리를 잘했다는 마음에 마음이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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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제주시 연동. 연동 관내도를 보면 길이 직선입니다. 동네 형태가 네모반듯한 격자형입니다. 신시가지로 새롭게 만든 동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동에는 제주특별자치도청을 비롯한 주요 관공서가 모여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동네이기도 합니다. 
 
 
 
 
 

 
버스 타고 공항으로 갑니다. 버스 안에 모니터에서 흥미로운 소식을 접합니다. 현재 제주시를 동제주시, 서제주시로 나누고 제주특별자치도 안에 3개의 기초자치단체를 둔다는 내용이네요. 확정은 아니고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공항 도착. 안녕 제주. 또 올게. 
 
 
 
 
 

 
 
 
 
 

 
비행기 탑승. 
 
 
 
 
 

 
자리물회를 먹을 줄 알아야 제주도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느낄 수 없고 맛보기 힘든 제주만의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날것이면서 거칠지만 신선한 것이 제주도를 닮은 음식이 자리물회입니다. 여름 제주도 여행 떠나신다면 자리물회 한 그릇 맛나게 드실 수 있길 바랍니다. 제주도 애행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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