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맛집 여행
저는 제 생일날 혼자 여행을 떠납니다. 가능하면 멀리 떠나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올해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 전라남도로 향합니다. 나주, 함평, 목포 세 지역을 하루 만에 다녀왔습니다. 지역 간 이동은 기차를 이용합니다. 곰탕, 육회비빔밥, 민어로 이어지는 나 홀로 전라남도 미식 맛집 여행 출발합니다.
아직은 어둠이 남아있는 새벽녘 평택지제역으로 향합니다. 평택지제역에서 SRT 고속열차를 탈 수 있습니다. 집에서 평택지제역까지는 넉넉잡아도 3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새벽이지만 역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부분 일하러 역으로 모여듭니다. 하지만 저는 놀러 갑니다.
7시 6분 열차가 들어옵니다. 나주를 거쳐 목포까지 가는 열차입니다. 나주역에서 내릴 것입니다. 이후에 함평을 거쳐 목포까지 갑니다. 처음 계획은 목포, 함평, 나주 순서로 가려 했습니다. 연결 교통편 시간대가 맞지 않았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먹거리를 생각하다 보니 나주를 먼저 가는 것이 좋겠더군요.
기차 안에서 바라본 해돋이
8시 47분 나주역 도착
나주역에서 시내버스 타고 곰탕의 거리로 향합니다. 버스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갑니다. 나주의 구도심을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곰탕의 거리에는 곰탕 파는 식당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에서 하얀집, 노안집, 남평할매집을 나주 3대 곰탕집으로 부릅니다. 세 집이 이웃해 있습니다.
하얀집을 목적지로 하고 갔는데 정기휴일입니다. 잠시 당황. 하얀집 바로 옆에 새로 건물을 지어 이전한 남평할매집이 보입니다. 남평할매집 들어가 곰탕 주문합니다. 맑다 못해 투명한 나주곰탕을 만납니다. 여기에 곰삭은 전라도식 김치와 깍두기가 함께합니다. 곰탕의 깔끔한 육향에 묵은지의 진한 맛이 입안에서 공존합니다. 여기에 소주 한 잔 더하면 기가 막힌 아침 식사가 됩니다.
나주에서 함평 가는 열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나주의 명소를 살펴봅니다. 소화를 시켜야 점심을 먹을 수 있습니다. 전라도가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것입니다. 나주는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은 도시입니다. 나주곰탕거리 바로 앞에 금성관이 있습니다. 금성관은 객사입니다.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나주읍성의 남문인 남고문을 지나 구 나주역까지 걸어갑니다. 2001년까지 영업했던 나주역입니다. 호남선 복선화 사업으로 영산강역과 나주역을 합쳐서 지금의 나주역을 새로 지었습니다. 구 나주역 바로 옆에 있는 나주학생독립운동 기념관도 살펴봅니다.
나주역으로 왔습니다. 나주역 맞이방 홍어 판매장에서 홍어 무침을 삽니다. 홍어 무침은 여행 다음날 강화도 인삼 막걸리와 함께 야무지게 먹었습니다. 맛있네요. 12시 07분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 타고 함평으로 갑니다.
12시 18분 함평역 도착. 나주역 다음 역이 함평역입니다. 함평역에서 시내버스 타고 함평읍내로 향합니다. 버스는 10여 분을 달려 함평공영버스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함평에는 한우비빔밥거리라 해서 육회비빔밥집이 모여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선택한 곳은 화랑식당입니다. 터미널에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됩니다.
화랑식당 도착. 점심시간 때라 그런지 웨이팅이 있습니다. 기다리는 데 고소한 기름 향기가 입구부터 가득합니다. 10여 분 기다린 끝에 입장. 이왕 먹는 거 잘 먹자고 육회비빔밥 특으로 주문합니다. 특은 육회가 좀 더 많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육회 비빔밥에 맛깔스러운 반찬이 더 해지니 육회비빔밥이 맛있습니다. 생고기와 육회를 추가해서 먹고 싶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육회비빔밥의 포인트는 돼지비계입니다. 하얀 돼지비계
후식 디저터를 먹기 위해 키친 205라는 카페로 향합니다. 화랑식당에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됩니다. 키친 205는 일 년 내내 딸기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딸기 케이크와 딸기 파르페를 주문합니다. 디저트 배는 따로 있습니다. 육회비빔밥을 배불리 먹었음에도 케이크와 파르페 남김없이 잘 먹었습니다.
목포까지 열차 시간 여유가 있습니다. 소화도 시킬 겸 함평엑스포공원으로 향해 걸어갑니다. 키친 205에서 큰길 건너면 바로 함평엑스포공원이 보입니다. 함평엑스포공원에서는 봄에 함평나비축제가 열립니다. 아직은 겨울이라 나비는 없습니다. 여러 개의 온실이 모여 있기에 들어갑니다. 온실의 따스함과 식물의 상쾌함이 좋습니다.
함평엑스포공원에서 함평공영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갑니다. 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함평역 도착. 16시 31분 함평역에서 출발하는 새마을호에 탑승합니다. 목포역에는 16시 56분 도착. 호남선의 종점 목포역까지 갑니다.
목포까지 온 것은 민어를 먹기 위해서입니다. 여름 보양식으로 알려진 민어지만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습니다. 목포역에서 10여 분 걸어가면 목포 민어의 거리입니다. 예닐곱 개의 민어 식당이 모여 있습니다.
목포 민어의 거리를 대표하는 영란횟집에서 줄곧 먹었습니다. 이번에는 새로운 곳을 가보자 해서 찾아간 돗은 포도원횟집입니다. 사전에 민어의 거리에 있는 식당을 검색했습니다. 포도원횟집이 혼술 하기에 좋아 보였습니다. 민어회와 민어맑은탕을 안주 삼아 한 잔 마셔주니 목포에 왔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민어 특유의 부드러움이 반갑습니다.
목포에서 후식 디저트는 쑥꿀레입니다. 최근에 방송에 나오면서 더욱더 알려진 목포의 달콤한 간식입니다. 콩가루 묻힌 쑥떡을 조청에 찍어 먹습니다. 쑥꿀레만 먹기 아쉬워 단팥죽까지 함께합니다. 달달함이 폭발하지만 덕분에 기분은 좋아집니다. 식당 이름이 쑥꿀레입니다. 쑥꿀레 말고 모밀국수(메밀국수), 떡볶이 등의 분식도 판매합니다.
쑥꿀레 나와서 길을 잃었습니다. 아는 길이라 생각하고 가다가 뭔가 이상해서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보니 엄한 곳으로 가고 있더군요. 목포역에 무사히 도착. 목포역에서 20시 22분 출발하는 SRT 기차를 탑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피곤했나 봅니다. 바로 딥 슬립에 빠집니다.
22시 36분에 평택 지제역 도착. 2분 지연. 평택지제역에서 전철 타고 집으로 향합니다. 하루 다녀온 것을 펼쳐놓고 보니 많이 다니긴 했네요. 다시 정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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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지만 배부른 하루였습니다. 작정하고 떠난 미식 여행길입니다. 떠나기 전날에 점심 한 끼만 먹었습니다. 예전보다 졸아든 위장이 아쉽지만 그래도 이렇게 먹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고 기쁨입니다.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것도 좋고요. 이제 내년 생일은 어디로 떠날지 하나씩 하나씩 그려볼 것입니다. 벌써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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