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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산수유마을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두꺼운 겨울 파카보다는 산뜻한 색상의 봄옷에 눈길이 더 갑니다.. 그러고보니.. 내일이면 4월이로군요 .. 봄이 오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고 색깔이 있습니다.. 저는 노랑색이 좋습니다..

봄이 되면 노란꽃들이 여기저기서 피어오르기 때문이지요.. 일반적으로 노란색 꽃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개나리입니다.. 개나리와 함께 힘 불끈 솟아오르게 하는 노란색도 있습니다... 산수유꽃입니다.. 전라남도 구례 상위마을의 노란 산수유를 만나러 갑니다..



구례


자연으로 가는 길 .. 구례

구례라는 지명이 낯익은 것 같으면서도 확 와닿지는 않을 것입니다..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에 아랫마을 하동사람 윗마을 구례사람' .. 노래 화개장터의 한 부분입니다.. 윗마을 구례입니다.. 섬진강 줄기따라 봄기운이 올라오고.. 구례 산동면 상동마을에 이르러서는 노란 산수유꽃으로 피어납니다..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 라는 슬로건도 무척이나 맘에 듭니다.. 섬진강 물줄기의 끝자락에 위치한 구례입니다... 깊고 깊은 지리산 산자락의 출발이 되는 곳이구요 .. 구례를 상징하는 마스코트도 재밌네요.. 섬진강과 지리산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장사


마을 일대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마을에는 동네 아주머니, 할머니 들이 나와서 여러가지를 팔고 있었습니다.. 봄나물도 있구요.. 지리산에서 나는 약초, 산나물도 있구요.. 집에서 먹기 위해 농사지은 것도 있습니다... 하나하나 소박하게 담겨 있습니다...



종이컵

그렇게 꽃구경을 하면서 마을로 들어가는대.. 할머니 한 분이 저를 불러 세웁니다... 잠깐 와보라고 합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니.. 컵 하나를 저한테 주시네요... '산수유 차' 라고 합니다.. 따뜻합니다.. 저보고 그냥 마시라고 하시네요.. 선물이었습니다.. 빗속에 거니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나 봅니다... 아무튼 이놈의 인기는 어딜가도 식지 않습니다...  20~30대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있었으면.. ㅋㅋ

산수유차는 약간 신맛이 나지만.. 식초의 그런 신맛은 아니구요.. 떫으면서도 달치근한 맛도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 산수유차는 더욱 따뜻하고 포근했습니다...



산수유


노랑


물방울


오래전부터 구례의 산수유는 유명했습니다.. 왜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산수유를 재배한 곳이 구례이기 때문이지요.. 지금으로부터 약 1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국 산동성에 사는 처녀가 구례로 시집을 오면서 가져다 심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 시목이라 여겨지는 산수유 나무가 구례군 산동면에 있답니다.. 마을이름이 산동면인것도 산동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산림경제, 동국여지승람, 승정원일기, 세종실록지리지 등을 보면  산수유가 특산품으로 재배되고, 약재로 처방되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산수유조합이 만들어졌고, 산수유 출하량이 1만 5천 여근에 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계곡


마을 안쪽으로 깊이 들어와 봅니다... 어디선가 시원스런 물줄기 소리가 들립니다.. 맑디맑은 계곡물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지리산 깊은 산골짜기에서 겨우내 얼었던 물들이 흘러 내려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자연의 물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속의 묵은 찌꺼기들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기분입니다..

실제로 물소리, 새소리 등의 자연의 소리는 뇌를 유연하게 만들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지요.. 어느 바위 틈에 앉아서 물소리에 귀 기울여 봅니다...

마을로 내려오다 어르신에게 계곡 이야기를 하니.. 여름이 되면 계곡으로 물놀이 오는 사람이 많다고 하시네요.. 정말 시원하겠습니다.. 이제 여름 휴가를 준비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네요.. ㅋㅋ




구례


산수유


구례지역에서 산수유가 처음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뭐가 맞으니까 이렇게 잘 자라겠지요.. 구례는 지리산에서 섬진강으로 이어지는 지형부터가 산수유 재배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토양과 일조시간도 산수유가 자라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군요.. 특히 산수유의 품질을 결정짓는 9월 이후에 강수량이 적은 것도 산수유 재배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구례는 산수유 전국생산량의 73%를 차지할 정도로.. 산수유의 고장입니다..



산수유


이것이 산수유입니다.. 꽃은 노란색이고.. 산수유 열매는 붉은색이고.. 노랑과 빨강의 조화 .. 안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어울리네요.. 제가 산수유를 보고 있으니 .. 아주머니 한분이 나오시네요.. 산수유 자랑에 여념이 없습니다.. 상동마을의 산수유는 워낙 품질이 좋아서 산수유 나오는 족족 다 팔려나간다고 합니다...

붉은색의 아름다운 산수유 열매 속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픈 이야기지만.. 돌려 생각하면 이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군요..

산수유열매가 자라면 씨와 과육을 분리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기계가 없었잖아요.. 앞니로 그 일을 하게 되는데.. 구례 산동면의 처녀들은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때까지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오랜세월 작업을 하니 앞니가 많이 닳아있어.. 다른 지역에서도 산동처녀는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좀 쓸쓸하지요.. 여기서 반전이 있습니다..

몸에 좋은 산수유를 평생 입으로 분리해 온 산동의 처녀들.. 그 산동처녀들과 입맞춤을 하면 보약을 먹는 것보다 이롭다고 알려진 것이지요.. 그래서 산동의 처녀들과 서로 결혼하려고 총각들이 줄을 섰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ㅋㅋ .. 구례에서는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산수유꽃과 열매를 연인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 뽀뽀하고 싶다... ^^



봄꽃


노란 점들이 따따다 ...




산수유


꽃


요즘 광고에 산수유 정말 좋아서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주구장창 외치기도 함니다. 동의보감 원문을 보면, 

'목부-62. 산수유(山茱萸, 石棗, 산수유 열맷살)−산수유는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은 시고 떫으며 독이 없다(性微溫․味酸․澁․無毒). 음을 왕성하게 하고 정을 더해줘 신정과 신의 기운을 도와주고 양도를 성하게 해 음경을 단단하게 하고 늘려준다. 또 정과 골수를 더해줘 허리와 무릎을 더워지게 하고 신을 도와주며 소변이 잦은 것과 늙은이가 때 없이 소변을 보는 것을 다스린다. 두풍과 코가 막히는 것, 귀가 먹은 것을 치료한다.(强陰·益精, 補腎·氣, 興陽道, 堅·長陰莖, 添精·髓, 煖腰·膝, 助水藏, 止小便利, 老人·尿不節, 除頭風, 鼻塞, 耳聾)'


산수유 .. 저에게 필요합니다.. ㅎㅎ



하늘

직박구리

직박구리도 산수유 꽃 보러 왔네요.. ㅎㅎ


돌담


이끼가 끼고, 세월의 흔적으로 어두운 색의 돌담이지만... 그 사이사이 노란 산수유꽃이 있어서.. 바위는 외롭지 않아 보였습니다..



돌담


돌담길도 거닐어 보구요.. 돌담에 새겨진 하얀꽃잎이 이쁩니다...


 


산수유


구례 산수유마을에는 '산동애가(山洞哀歌)' 라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지리산 빨치산과 관련 있는데요.. 산동마을에 백부전(본명 백순례)라는 분이 살고 있었습니다.. 5남매 중 막내딸이었구요.. 오빠들이 시대의 아픔속에 죽음을 당하고.. 마지막 남은 오빠 한 명이 빨치산으로 인해 잡혀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집안의 대가 끊길 수 없다는 .. 그래서 오빠 대신에 끌려가서 죽음을 당하게 되는대.. 그 때 부른 노래가 '산동애가' 입니다... 어린 소녀인대.. 죽음을 향해가는 그 때의 그 마음은 얼마나 슬펐을까요? 상상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고로쇠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고 있습니다..  

 



산수유


산수유꽃의 꽃말은 호의에 기대한다, 지속, 영원불변의 사랑



구례


산수유꽃에는 전설이 있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아픈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약재를 구하기 위해 다니던 소녀는 산신령을 만나게 됩니다. 산신령은 자신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말것을 당부하며.. 열매 10개를 소녀에게 주었습니다.. 열매를 먹은 아버지는 병이 다 나았구요..

그런데 산신령 만난 이야기를 아버지한테 하게 됩니다.. 아버지가 이야기를 여기저기 하고 다니니.. 사람들이 산신령 만나겠다고 산을 휘젓고 다니게 됩니다.. 산은 엉망이 되었고, 산신령은 화가 납니다... 그래서 산사태를 일으켜 소녀의 가족을 죽이려했습니다.. (산신령이 좀 오바하는 듯 .. ㅋㅋ).. 아버지는 살고 소녀는 죽었는대..

아버지가 딸을 살려달라 산신령에게 기도를 해서 소녀는 살았는대.. 아버지가 죽게 되네요.. 소녀가 산신령에게 아버지를 살려달라 기도를 하구요.. 산신령은 열매를 따다 먹으라면서 위치를 알려주고.. 그 열매를 먹고.. 당연히 아버지가 살아납니다... 그 열매가 산수유



산수유


산수유 열매 ..  노란색의 산수유가 붉은색의 산수유로 이쁘게 잘 익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산수유의 본류라 할 수 있는 구례의 산동면 상동마을의 산수유였습니다.. 노란색의 소담스러움이 이쁜곳이었어요.. 돌담길도  따라 걷고 말이죠..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산수유가 자라난 구례.. 그 만큼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사랑 이야기를 보면 뽀뽀하고 싶어지고.. 슬픈 이야기는 눈물 짓게 합니다.

매화와 산수유가 지고나면 벚꽃이 이어질테구요.. 생각만해도 기분좋습니다.. 4월의 시작 아름답게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이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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