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동마을(http://yangdong.invil.org/)
경주에는 양동마을이 있습니다.. 안동에 있는 하회마을과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된 곳입니다.. 양동마을에 대해서는 직간접적으로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마음속으로 동경하던 곳 중의 하나였지요... 어느 화창한 여름날.. 운 좋게.. 양동마을을 찾게 되었습니다.. 진짜 더운날... ^^
울산에서 후배 Y 군을 만났습니다... 지난 번 영남루 포스팅에 등장한 그 Y 군입니다.. 울산에서 시원하게 밀면 한 그릇 먹고.. 1시간 30분 정도 달리니 양동마을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랜만의 드라이브가 좋습니다... 옆에 이쁜 애인이면 더 좋았겠지만요.. ㅋㅋ
양동마을이 경주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더군요.. 포항 거의 다와서 말이죠... 정말 더웠던 날씨.. 일단 마을 입구의 가게에서.. 음료수 한 잔씩 먹습니다... 구멍가게... 비싸더군요... 하지만 다른 가게는 보이질 않고... 마을 입구로 들어갑니다.. 때마침.. 푸른 연잎이 가득합니다.. 사이사이 연꽃도 피구요.. 좋습니다.. 물론 옆에 이쁜 애인이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요... ㅋㅋ...
언덕배기에 있는 집으로 향합니다... 기와집이 멋집니다...
개인적으로 양동마을과 살짝 관련이 있습니다... 저희집과 사돈댁이.. 바로 양동마을 출신이라는 것이죠... 지금도 매부와 사돈 어르신이 시제 지내러, 집안 행사 등으로 양동마을에 수시로 내려갑니다.. 상견례 할 때.. 이곳 이야기를 하시는데.. 사실 8년 전 그 때는 양동마을이라는 것을 몰랐어요.. 도대체 어떤 동네기에 그러는가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ㅎㅎ
초가집을 둘러싼 돌담 아래.. 해바라기가 활짝 피었습니다... 분위기가 정겹습니다... 커다란 기와집도 좋지만.. 요렇게 자그마한 초가집이 더 맘에 드네요... 요즘 이런 물질적인 것에 대한 욕심이 줄었어요.. 작지만 아름다운 그런것들... 또는 정신적인 풍요로움 이런 것들이 더 소중하지요... (물론.. 큰 집이 생기면.. 마다 하지는 않습니다... ㅋㅋ)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가족이 앉아서 지도를 살펴보는군요... 가족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제가 훗날 결혼을 하게 되서 아이를 갖게 된다면.. 엄청 싸돌아 다닐텐데... 진짜 재밌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듯 하네요... 일단 혼자니까... 솔로천국... ㅋㅋ
그렇게 언덕길을 올라 도착한 곳은 '관가정' 입니다.. 관가정은 '곡식이 자라는 모습을 본다' 는 뜻입니다.. 관가정은 조선 중종 때 청백리였던 우재 손중돈이 분가하면서 지은 것입니다..
관가정은 대청이 매우 넓은데.. 이것은 제사 때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변형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대청은 남부지방의 가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이지요.. 날씨가 더우니 통풍에 유리하게 만든 것이지요.. 북한지방의 가옥에서는 대청마루를 볼 수 없을 것이구요..
양동마을에 대해서 검색하다가 재밌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관가정의 대청마루에서 녹음한 국악음반 '정가악회 풍류 Ⅲ-가곡' 앨범이 내년도 미국 그래미 상 '서라운드 사운드' 와 '월드뮤직' 부분에 후보로 올랐다는군요... 사진으로 다시 보니.. 은은한 분위기가 다시 피어오르는군요..
실제로 관가정에서 푸른 들판과 그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가 흐르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그런데.. 커다란 시멘트 구조물이 보입니다... 무슨 철길로 보이더군요.. 이 철길 때문에 양동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 될 수도 있다는군요.. 근시안적인 문화재 정책의 일면을 볼 수 있습니다..
관가정 옆으로는 백일홍의 활짝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붉은꽃이 100일 동안 피어있다고 해서 백일홍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나무를 배롱나무로 알고 있었거든요... Y군은 백일홍이라고 하더라구요.. 내가 잘못알고 있나? 했는데.. 백일홍이 배롱이더군요.. ㅎㅎ
백일홍 나무껍질을 긁으면 잎이 움직여서 간지럼 나무라고도 합니다.. 나무줄기의 매끄러움이 여인의 나신을 생각나게 한다하여 대갓집 안채에는 심지 않았다는군요... ^^.. 자꾸 생각나게 하네요.. ㅋㅋ
옆에는 향나무가 멋지게 자라고 있구요.. 고택 앞마당에 향나무를 심는 것은 양동마을의 전통이라 합니다...
흙과 돌로 대충 쌓은 듯 하지만... 그것이 더 단단해 보이는 돌담의 모습의 자연스럽게 보여 좋습니다..
양동마을에는 사람이 실제로 살고 있는 곳입니다... 무례하게 마구 들어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지요...
여기서 양동마을의 역사적 유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양동마을에 사람이 언제부터 살기 시작했는지 정확한 문헌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마을의 안산인 성주산에 청동기 시대의 석관묘가 있는 것으로 봐서 .. BC 4세기 이전부터 거주가 시작되었으리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역사시대로 오면.. 여강이씨(여강 이씨(驪江 또는 驪州 李氏)인 이광호가 양동마을에 거주하였고.. 그의 손서(孫壻, 손녀사위)가 된 풍덕 류씨(豊德 柳氏) 류복하가 처가에 들어와 살았다는군요.. 손소공이 류복하의 무남독녀와 결혼한 후 처가인 양동마을로 이주하였답니다.. 이후 처가의 재산을 상속받아 이곳에서 살게 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또, 이광호의 재종증손(再從曾孫)인 이번(李蕃)이 손소의 장녀와 결혼하여 양동마을로 와서 살았답니다... 이들에게서 이언적(1491-1553)선생이 배출되면서 손씨, 이씨 두 씨족에 의해 오늘과 같은 양동마을이 형성되게 됩니다...
말이 복잡합니다.. 잘 보면.. 처가를 따라 양동마을에 들어와 살게 된 것이 많지요.. 그래서 양동민속마을을 외손마을이라고도 불린다 합니다.. 현재 풍덕 류씨의 후손은 절손되어 외손인 손씨 문중에서 제향을 받들고 있습니다..
반대편 '심수정' 을 바라봅니다... 푸른 들판을 가로질러... 심수정으로 고고고
심수정은 말 그대로 정자입니다... 양동마을에서 가장 큰 정자이지요.. 1506년에 처음 지었는데... 화재가 나서.. 1917년 다시 지은 것입니다.. 관가정 쪽에서 심수정을 바라봤듯이.. 심수정에서는 마을 일대의 경관을 바라보기에 좋습니다.. 심수정은 책도 보고.. 휴식도 취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입니다..
건축에 대해서 그닥 아는게 없지만서도.. 거대하면서도.. 다정함이 느껴집니다.. 이런 곳에서 공부하면... 진짜 잘 되겠어요.. ㅋㅋ.. 수정이는 잘 있나 모르겠네요... ㅋㅋ
양동마을 일대를 다시 둘러 봅니다..
지금까지 사진들을 봐서 아시겠지만서도.. 양동마을 내에 기와집과 초가집이 섞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양반과 상민이 가까이 살았기 때문입니다.. 양반, 종가집은 높은 곳에 위치하고.. 바깥으로 상민들의 주거지가 둘러싸는 구조입니다.. 이런 형태는 중국,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라는군요...
현재 양동마을에는 기와집 200동, 초가집 180동 등등 해서 486동의 건축물이 있습니다... 370 여명이 살고 있구요.. 양동마을 일대를 둘러보니.. 새롭게 집을 짓고 있는 곳도 있기에.. 총 건축물 수는 변할 수 있구요...
양동마을에서는 다양한 체험도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유교문화교실도 열리고.. 전통한옥체험도 가능합니다.. 마을 특산물로 쌀엿, 조청, 약과, 청주, 유과, 장 들도 있습니다... 체험과 특산물 소개는 마을 홈페이지(http://yangdong.invil.org)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옥수수와 초가집이 이쁘네요...
양동마을에서 필수적으로 보아야 할 관람코스 10선 이라는 글이 있어서 옮겨와봤습니다... 제가 제대로 본 것은 없네요.. ㅎㅎ... 아무래도 양동마을에 몇 번이고 다시 가봐야 할 듯 합니다..
1. 성주봉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풍경
2. 관가정에서 바라보는 저녁 노을
3. 무첨당 마루에서 듣는 자연의 소리
4. 경산서당에서 수졸당 가는 길의 소나무 숲길
5. 서백당에서 보는 웅장한 향나무와 아늑한 사랑 마당
6. 양동 뜰에서 보이는 물봉골의 부드러운 능선 풍경
7. 사호당·사춘원과 근암고택으로 가는 지그재그 경사길 풍경
8. 양졸정 계단에서 바라보는 마을 풍경
9. 마당으로 활짝 열려 있는 서백당의 사랑채 풍경
10. 심수정 함허루에서 앉아 바라보는 마을 풍경
시티투어를 이용하여 양동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시간 참고해주시구요.. 다음에는 옥산서원도 가봐야겠습니다.. 경주는 가봐야 할 곳이 너무 많아요... ㅎㅎ
양동마을에서는 문화해설사가 안내해주기도 합니다.. .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11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이어지구요.. 오후에는 1시 30분부터 5시까지.. 역시나 30분 간격으로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가게에서 시원한 식혜 한 잔 마시면서 양동마을을 다시 둘러봅니다... 외국인들도 많이 보이네요... 어느 여자 외국인 학생과 한국 남학생 한명이 같이 있더군요.. 자전거로 서울에서 속초를 거쳐 동해안을 따라 경주까지 왔다는군요.. 이 무더위에.. 대단합니다... 저런 객기.. 젊었을 때 펼쳐야지요.. 그럼요... 저도 한 때는 객기가 넘쳤는데.. 이제는 아이구... ㅋㅋ
양동마을 다녀오고 포스팅을 하면서..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가 이곳저곳 많이 다녔지만... 가장 아쉬움이 남는 곳이기도 하구요... 그만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부분이 많았음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나 양동마을, 하회마을 이런데는 한두번 갔다와서 다 봤네 어쩌네 하는 것은 진짜 아닌것 같아요... ^^
저의 여행 지론은 한 장소에 3번 이상은 가야.. 그 장소와 공간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를 한다는 것입니다... 양동마을은 3번 갖고도 안 될 것 같아요... 그래도 늘 가보고 싶었던 마음 속의 공간을 두 발로 직접 걸어 볼 수 있어서 뿌듯한 나들이였습니다... 양동마을 함께한 Y 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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