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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불갑사

지난번 포스팅에서 불갑사의 상사화(꽃무릇) 군락을 보여드렸습니다. 9월 말이 되면 상사화는 붉고 잔잔한 물결을 만듭니다. 이게 완전 장관입니다. 상사화를 뒤로하고 불갑사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전라남도 영광(靈光)은 굴비만 유명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종교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영지(靈地)입니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의 성지가 있는 곳이 영광입니다. 영광에서도 굴비로 유명한 법성포는 불교의 성지입니다. 법성포는 백제가 불교를 처음으로 받아들인 곳입니다. 법성포와 연관된 곳이 바로 불갑사입니다. 불갑사는 어떤 매력으로 다가올지 성큼 다가갑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상사화(꽃무릇) 못 본 분들을 위해서 사진 하나 투척합니다. 상사화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습니다. 잎과 꽃이 나는 시기가 다르기에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는 것에 비유한 것이라는군요. 9월 말이 되면 불갑사는 상사화의 붉은 물결로 가득입니다. 혹

 

시 더 많은 상사화를 만나고 싶으시다면 http://raonyss.tistory.com/879 




 

 

잠시만요. 호랑이 한 마리 보고 가실게요. 

상사화를 따라 불갑사로 올라가는데 호랑이 한 마리가 떡 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물론 진짜 호랑이는 아니고요. 불갑산 호랑이가 유명하다네요. 1908년에 일본 사람이 불갑산에서 호랑이를 잡았다는군요. 그 호랑이를 박제하여 목포의 초등학교에 기증을 했다고 합니다. 영광에서는 호랑이 포획 100주년을 기념해서 호랑이 모형을 불갑산에 만들었다네요. 남한에서 잡힌 호랑이가 박제로 된 것은 이 호랑이가 유일하답니다.

호랑이 기운을 담아서 불갑사로 전진합니다.




 

 

 

불갑사(佛甲寺)

불은 불교라는 뜻이고 갑은 갑을병정에서 갑입니다. 첫 번째라는 의미죠.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영광 법성포는 백제 최초로 불교가 들어온 곳입니다. 백제 침류왕(384) 때 백제에 불교가 처음으로 전래되면서 제일 처음 지은 불법도량이라는 의미로 '불갑사'라는 이름의 절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백제 문주왕 때 행은이 창건했다고도 합니다.

고려 후기에 각진국사가 머물면서 크게 중창하였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수백 명의 승려가 머물렀고 사전(寺田)이 10리 밖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면 1,600여 년 전에 만든 절이 그대로 있느냐? 그건 아니고요. 절이 만들어진 이후 소실과 중창을 거듭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만세루




 

 

 

불갑사 대웅전입니다. 보물 제830호. 대웅전 기와 가운데 ‘乾隆二十九年(건륭 29년)’이라고 쓴 것이 발견되었다는군요. 그래서 1764년(영조 40)에 중수되었다 보고 있습니다. 이때 불갑사 전체가 크게 다시 지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웅전 앞에는 두 쌍의 당간지주가 있습니다. 당간지주는 당간을 지지하는 돌입니다. 당간은 절에 큰 행사가 있을 때 깃발을 걸어두는 장대(기둥)입니다.  




 

 

 

불갑사 대웅전은 다른 곳에서 잘 볼 수 없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지붕 위 용마루에는 자그마한 탑이 하나 있습니다. 이걸 보주 또는 스투파라고 한다더군요. 우리나라 사찰 중에 불갑사에만 있는 것이랍니다. 이것은 불갑사가 남방불교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원래는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만든 사리탑이라고 합니다. 대웅전 문살은 꽃무늬로 곱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꽃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다듬어진 모습이 참 예쁩니다.




 

 

 

 

대웅전 내부가 독특합니다. 그냥 이렇게만 보면 뭐가 달라? 하시겠는데요. 보통의 대웅전은 불상이 앞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갑사는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진은 오른쪽 문으로 들어갈 때 보이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위 사진에 보면 쥐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검은 쥐, 흰 쥐. 이것은 밤낮을 가리지 말고 쉼 없이 정진하라는 의미입니다. 쥐가 안 보인다고요? 잘 찾아보세요. 숨은 그림 찾기. 


 


 

 

대웅전 옆으로는 백일홍 나무가 있고요. 백일홍 오른쪽으로 푸른 잎을 보이는 것은 참식나무입니다. 영광이 참식나무의 북한계선이라고 합니다. 불갑사 근처에 참식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천연기념물 제112호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불갑사 참식나무에 사연이 있습니다. 인도 공주가 인도로 유학 온 신라 경운스님에게 선물로 준 것이랍니다. 내세의 인연을 기약하는 징표로서 참식나무를 주었다는 전설.

 

 


 


 

백일홍 나무 밑에도 상사화(꽃무릇)가 피었습니다.




 

 

대웅전 뒤에 있는 각진국사 탑비. 각진국사는 고려 때 불갑사를 중창한 인물입니다. 고려 후기인 1359년 공민왕의 명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보시다시피 탑의 형체가 말끔하지는 않습니다. 귀부와 비신은 있는데, 이수는 없습니다.. 이수가 있어야 할 자리는 큰 돌이 놓여 있습니다. 비의 내용도 알기가 어렵습니다.  




 


 

일광당. 일광당은 건물이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화려한 단청이 없는 대신 나무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느껴집니다. 나무 기둥도 올곧다기보다는 약간은 구부러져 있는 나무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일광당 뒤로 약수를 마실 수 있습니다.




 

 

굴뚝이 웃네요. 




 

 

칠성전, 팔상전




 


 

담벼락 아래에도 상사화(꽃무릇)가 촘촘히 자라고 있습니다. 




 

 


 

다시 상사화를 보면서 컴백홈


 

 

 

 

불갑사. 백제가 불교를 받아들이고 최초로 지었다는 유구한 역사의 사찰입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소실과 중창을 반복하면서 그 옛날의 모습은 아니지만 불갑사만의 이야기를 고이 품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찾아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특히나 9월 말이 되면 불갑사 일대는 상사화(꽃무릇)로 붉은 바다를 이룹니다. 햇살 좋은 가을. 어디를 가도 다 아름답겠지만 불갑사는 특히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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