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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맛집 민들레집 선어회

 

여수에서 아쿠아플라넷, 이순신광장, 진남관, 만성리해수욕장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이제 저녁 먹을 시간입니다. 맛의 천국 여수까지 왔으니 맛있는 거 먹어야 합니다. 점심을 아쿠아플라넷 안에서 짜장면, 피자로 대충 때웠던지라 저녁식사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여행 떠나기 전 여수의 여러 음식을 찾아보았습니다. 저의 레이다에 걸린 음식은 선어회입니다. 여수 선어횟집의 대표주자라고 하는 민들레집으로 향합니다.  

 

 

 

출발은 이렇습니다. 매제가 민어를 먹고 싶다고 합니다. 여름에 방송에서 민어 얘기가 많이 나오더랍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는 민어회를 제대로 하는 곳이 없고 그리하여 여수 가는 길에 민어회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검색을 하다가 찾은 곳이 '민들레집'입니다. 민들레집은 선어회로 유명하더군요. 민어도 나오고요. 급 호기심 발동. 그래 결정했어. 그리고 예약합니다. 8명으로.

 

만성리해수욕장에서 출발하여 민들레집까지 돌고 돌아 겨우 도착했습니다. 식당이 골목 안쪽에 있어서 내비게이션만 보고 따라가다가 방향 전환을 계속 놓치네요. 

 

 

 

 

 

메뉴판 간단합니다. 선어사시미, 갈치찜, 갈치구이, 매운탕. 선어 사시미에 나오는 생선은 계절에 따라 내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예약을 했기 때문에 식당에 당당히 들어갑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실제로 밥 먹을 사람은 어른 5명이지만 아기들이 있어서 8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자리가 필요했습니다. 사장님에게 테이블 2개 붙여서 해주면 안 되겠냐고 했습니다. 

 

이때가 금요일 저녁 시간이기에 사람이 많은 때기에 곤란하다고 합니다. 결국 테이블 하나에 어른 다섯, 아이 3이 붙어 앉습니다. 여기서부터 우리집 식구들 표정이 굳어집니다.

 

사장님이 어른 5이니까 특大는 먹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네요. 회 못 먹는 사람이 있어서 3인분만 주문하겠다고 하니 이게 또 사장님 분위기가 싸해지네요. 저희 가족 중에 수술 후 날음식을 안 드시는 분이 있고 회를 즐겨 드시지 않는 분도 있거든요. 이분들은 매운탕이나 갈치구이 요런 것으로 드시라 할 라 했는데 일이 꼬이네요. 여기다 갈치구이가 안된다 하고. 

 

 

 

 

 

사실 식당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닙니다. 게가 갈 때만 해도 자리가 많았는데 1시간 만에 자리가 꽉 찹니다. 식당 분위기가 포장마차 삘도 좀 나긴 합니다. 사장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닌데 가족들은 당황스러웠나 봅니다. 가족이 횟집 가면 방 하나 잡고 우리 식구들끼리 편하게 먹는 편인데 민들레집은 좁은 곳에서 다 함께 먹는 분위기가 좀 그랬나 봅니다. 제가 잘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결론은 민들레집의 경우 친구들끼리, 친한 지인끼리 편하게 먹기 좋은 곳이라는 거. 사장님도 남도 특유의 투박함이 있어서 그렇지 무대뽀로 불친절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서빙하는 아주머니도 친절하셨고요. 

 

 

 

 

 

밑반찬이 깔립니다. 보통의 횟집처럼 밑반찬이 화려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간단한 나물, 김치 정도, 그리고 회를 싸 먹을 김, 배추, 장도 나오고요. 밑반찬 많이 안 나오는 것도 좀 그랬을 거예요. 여기서 회를 싸 먹는다는 것도 잘 알고 가시고요.. 저 된장에 버무린 배추가 좀 특이합니다. 배추 뒤에 보이는 거 명이나물입니다. 명이와 함께 먹는 선어회 기대가 됩니다.

 

 

 

 

 

 

 

선어회만큼이나 민들레집을 찾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미역국입니다. 무슨 생선을 넣고 끓여 내었는데요.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타일에 놀라고 그 맛에 또 한 번 놀랍니다. 아주 구수합니다. 미역국은 리필되니까 맘껏 드시고요. 미역국만 갖고도 소주 한 병은 거뜬히 먹겠더구먼요. 

 

 

 

 

 

드디어 회가 등장합니다. 회가 좀 특이하죠? 보통의 횟집 가면 넓은 접시에 얇게 썬 회가 한 겹으로 쭈욱 나열되어 있는데 민들레집은 뭉텅이로 듬성듬성 썰어서 올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많이 먹는 회는 '활어회'입니다. 활어라는 것이 살아있다는 것이죠. 살아있는 것을 바로 죽여서 그 자리에서 먹는 회. 그래서 보통의 횟집에 가면 수족관이 있습니다. 민들레집은 선어회입니다. 생선을 잡아 바로 먹는 것이 아닙니다. 생선을 잡아서 일정시간 숙성을 시키고 나서 썰어 먹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활어회의 탱탱함을 선호합니다. 그 탱탱함이라는 것이 물고기가 죽으면서 근육이 경직되는 것이죠. 선어회는 숙성이 되면서 부드러운 맛이 느껴집니다. 숙성과정에서 풍미가 증진되고요. 생선회가 익어야 맛있다는 것은 바로 이 '숙성'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다만 문제는 활어회에 익숙해있을 경우 선어회가 물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 빼고 나머지 우리 가족들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회야? 하는 분위기. 제가 이럴 줄 알고, 출발하기 전에 미리 선어회에 대한 설명을 했것만 그때는 오케이 해놓고서는 이제 와서 그러시면 안 됩니다. 저 사진 속에 있는 선어회는 3가지 생선이 올라가 있습니다. 왼쪽부터 삼치, 병어, 민어입니다. 저는 삼치를 선어회로 만난 것이 반갑더군요. 

 

 

 

 

 

 

 

민들레집 선어회를 맛있게 먹는 비법의 양파소스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먹어야 맛있느냐? 서빙하는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십니다. 그냥 먹어도 좋지만, 김, 배추 등과 함께 싸 먹으면 별미입니다. 거기에 특제 양파소스를 올리고요. 오~ 이런 별미가 있나? 하면서 맛있게 먹는데 역시나 식구들 표정이 별로. 거기다가 이렇게 회를 먹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지라 결국은 초고추장을 달라하기에 이르고. 사실 초고추장에 회 찍어 먹는 것은 회를 제대로 먹는 것은 아니죠.

 

 

 

 

 

밥을 먹어야 하기에 매운탕을 주문합니다. 그런데 맑은탕이 나오는군요. 쏨뱅이로 끓인 것입니다. 생선이 맛있는지 양념을 잘했는지는 몰라도 탕 맛이 참 풍부하니 좋았습니다. 공깃밥과 함께 묵은지와 갓김치도 같이 나왔습니다. 곰삭은 김치맛이 좋습니다. 

 

 

 

 

민들레집은 여수 간장게장 골목 안에 있습니다. 주차가 힘듭니다. 식당 앞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한데 저녁시간에 차 많이 들어오면 좀 힘들어 보입니다. 가능하면 미리 예약하는 게 좋을 듯 니다. 사람이 금방 차더라고요.

 

활어회에 익숙하신 분은 선어회가 어색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선어회는 여수의 별미로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번 남도투어 때 가기로 한 음식점 중에 제일 기대한 곳이고 맛으로만 보면 제일 잘 먹은 곳이기도 합니다. 민들레집에서 먹은 회가 맘에 안 든 식구들 여행 다녀오자마자 동네 횟집에서 우럭 大 자리로 떠서 찰지게 먹었다는 것은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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