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금속활자 직지의 고향 청주에서 만난 역사 .. 고인쇄박물관 ..

청주 고인쇄박물관

 

우리는 매일같이 종이에 찍힌 글자를 봅니다.. 회사에서 여러가지 문서를 보기도 하고 .. 책을 읽기도 하고요 .. 과거부터 문서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에게 읽혀지면서 역사가 이루어집니다 .. 지금이야 컴퓨터에 인쇄버튼을 누르면 쭉쭉 나온다지만 .. 과거에는 한글자 한글자 만들고 찍어서 완성하였습니다..

 

그 역사의 최초를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세계최초의 금속활자가 우리나라에 있기 때문입니다.. 충청북도 청주시에 있는 고인쇄박물관으로 향합니다..

 

 

 

친구들과의 청주여행길에 들른 '청주 고인쇄박물관'입니다.. 증평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 지내고 박물관으로 찾아왔습니다 .. 청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볼거리를 찾다가 낙점한 곳이 바로 여기 .. 청주 고인쇄박물관입니다.. 박물관 입구에는 '직지'라고 영어로 쓰여진 조형물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청주 흥덕사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흥덕사지 옆에 박물관을 만들고, 그 의미를 뒤돌아 보는 것입니다..

 

 

 

 

 

박물관은 2층으로 된 건물이었습니다.. 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 직지와 인쇄문화를 이해하는데는 충분하였습니다.. 입장료는 없어요 .. 공짜 .. 박물관 안으로 들어오니 ..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 몇 분이 입구에 앉아계십니다.. 남자들 몇 명이 우루루 들어오니, 정체를 궁금해하시면서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ㅎㅎ

 

유네스코에서 '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인정한다는 인증서도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현존하는 세계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는 세계가 인정하는 인류의 유산인것입니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 문화재가 생각보다 많더군요 .. 난중일기, 새마을운동 기록물,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록물, 일성록, 동의보감, 조선왕조 의궤,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승정원일기, 훈민정음 .. 그리고 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 입니다.. 새마을운동 기록물이 좀 의외네요 .. 가치는 있긴 하겠지만 ..

 

 

 

 

 

흥덕사라는 절은 그 터만 남아있습니다.. 1984년 운천지구택지개발사업을 시작하면서 절터가 발견되었다는군요 .. 흥덕사에서 출토 된 유물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흥덕사지는 박물관 바로 옆에 있습니다.. 포스팅 맨 아래에서 그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당시에 금속활자를 만드는 과정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금속활자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밀랍주조법과 주물사주조법이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글자를 어떻게 만드느냐의 차이로 나눌 수 있습니다 .. 흥덕사에서 찍은 직지는 밀랍주조법으로 만든것이라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에 관해서는 자세한 기록이 없다는군요 .. 주물사주조법은 조선시대에 많이 이용되었던 방법입니다..

 

박물관에서는 밀랍주조법으로 활자를 만들고 책으로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자본 선정, 밀납정제, 밀납활자제작, 금속활자제작, 조판, 인쇄 및 교정, 책 꿰매기 등의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사진은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입니다.. 세계 최초의 목판 인쇄물로 평가 받는 것입니다.. 704~751년 사이에 제작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966년 경주 불국사 석가탑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국보 제126호입니다... 진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쇄술은 가히 대단하구만요 ..

 

 

 

 

 

고려대장경판 ..

 

 

 

 

 

이것이 바로 직지입니다.. 정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백운화상이라는 스님이 지은 불조직지심체요절(불조직지심체)라는 것입니다.. 부처와 여러 고승들의 법어, 대화, 편지 등에 중요한 내용을 뽑아서 편찬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심주제가 '직지심체'입니다 .. 직지심체는 사람이 마음을 바르게 가졌을 때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상권, 하권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상권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권만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습니다..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 이후 프랑스 공사가 프랑스로 갖고 갔다는군요 .. 외규장각 의궤도 그렇고 .. 프랑스는 뭐 이것저것 많이도 갖고 갔습니다.. 뭔 뜻인지도 모르고 챙겨갔을터인데 .. 이제는 좀 돌려주면 좋겠습니다..

 

사진 속의 직지는 영인본(사진으로 찍어서 인쇄)입니다.. 

 

 

 

 

 

직지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故박병선(1928~2011) 박사의 노력 덕분입니다.. 박병선 박사는 1967년부터 프랑스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하기 시작했는데, 같은 해에 도서관에서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을 발견하게 됩니다.. 1972년 파리에서 열린 '세계 도서의 해 기념 도서 전시회'에서 직지심체요절이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 앞서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자라는 것을 입증하였습니다..

 

1975년에는 프랑스가 병인양요(1866년, 고종3년) 때 약탈해간 '외규장각 의궤'를 프랑스 국립도서관 베르사유 별관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이후 박병선 박사의 노력으로 외규장각 의궤의 내용을 정리하여 반환의 기틀을 마련하게 됩니다.. 그 노력의 결과 2011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외규장각 의궤를 대여형태로 돌려받게 됩니다..

 

사진은 박병선박사의 유품입니다..

 

 

 

 

 

조선시대에 만든 금속활자와 인쇄물(자치통감)

 

 

 

 

 

조선시대 주자소의 모습 ..

 

 

 

 

 

금속활자를 만들기 위한 도구 및 현대에 복원한 금속활자를 볼 수 있습니다..

 

 

 

 

 

동서양의 인쇄문화를 비교해 볼 수 도 있습니다.. 사진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와 관련 된 전시물입니다.. 구텐베르크가 상업적 동기에서 금속활자를 만들고 출판을 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당시 사회에 큰 변화를 갖고 오게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이 불러온 변화에 버금간다는 것이지요 .. 인쇄술의 발달로 정보의 대략 제작과 유통이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직지빵이라는 것도 있네요 ..

 

 

 

 

 

박물관에서는 체험도 가능합니다.. 박물관 앞에 있는 근현대전시관과 금속활자주조전시관에서 이루어집니다.. 이게 사전에 예약을 하고, 시간 맞춰 가야 되더군요 .. 

 

근현대전시관에서는 컵에 사진, 그림 넣기, 납활자 인쇄체험 등을 할 수 있습니다.. . 납활자 인쇄체험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에 3번의 시간이 있습니다.. (10시, 13시 30분, 15시 30분) 시간은 30분 정도 걸리네요 .. 전사인쇄체험은 1시간 정도 걸린답니다.. 체험 재료를 박물관 기념품 판매소에서 구입해서 가야 합니다.. 인쇄용지 4장에 800원, 일반컵은 2.5천원, 색깔컵은 3천원, 액자 6천원입니다.

 

 

 

 

 

청주 고인쇄박물관 바로 옆에 흥덕사지가 있습니다.. 흥덕사가 있었던 터 .. 사진속의 건물은 최근에 지은 것이고요 .. 흥덕사지는 사적 제31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흥덕사'는 문헌상으로만 전해오던 절입니다..

 

1985년에 택지개발을 하다가 흥덕사지라 의심되는 곳을 찾게됩니다.. 발굴조사를 벌이게 된 것입니다.. '서원부 흥덕사'라고 쓰여진 금구조각이 발견되면서 역사속의 흥덕사지는 세상에 나타나게 됩니다.. 발굴조사결과 9세기에 창건해서 15세기에 폐사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충청북도 청주시에 있는 청주고인쇄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 세계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었던 그 곳에 박물관이 들어선 것입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 그 원본이 프랑스에 있다는 거 .. 그리고 프랑스는 그것을 돌려 줄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프랑스국립박물관에서 고이 잠자고 있는 직지 .. 직지가 우리들 품으로 돌아 올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청주고인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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