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소만 젓갈 & 백합죽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도 날씨가 좋다. 오늘 아침 메뉴는 바지락죽이다. 바지락죽을 먹기 위해서 '변산온천산장' 이라는 식당에 도착하였다. 부안댐, 변산온천 부근에 있었다. 내비게이션이 계속 마을 안쪽으로 안내해서 잘못 들어가는 줄 알았지만 제대로 찾아간 것이었다.
아침 8시부터 문을 연다고 한다. 10시쯤 갔더니 식당 청소하고 있었다. 바지락죽의 원조라고 해서 찾아갔다. 인터넷 상에서도 맛집 리스트에 많이 올라와 있는 집이었다. 종업원들이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
이집은 바지락죽과 바지락무침 2가지 메뉴만 있다. 바지락죽은 6000원, 바지락무침 大는 30,000원, 中은 20,000원. 우리는 죽 5개와 바지락무침 中을 시켰다. 둘 다 양은 넉넉하였다. 위에 사진은 먹는 도중에 찍은 것인지라 실제 양은 사진에 비해 두배 가까이 된다.
죽도 맛있었다. 바지락과 함께 녹두, 당근 등의 야채도 들어갔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밑반찬들이 별로였다는 것. 사람들마다 입맛의 차이는 있겠으나 맛나게 먹을만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메인메뉴인 바지락죽과 무침은 좋았다.
죽을 먹고 난후 격포항에 가서 어제 들렀던 이어도 횟집에서 간장게장을 사고.. 곰소로 이동해서 젓갈을 사기로 하였다. 곰소는 곰처럼 생긴 2개의 만(灣)과 앞바다에 소(沼)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곰소만은 넓은 갯벌이 자리하고 있다. 광활한 갯벌이 간척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곰소만으로 흘러드는 큰 하천이 없기 때문이다.
곰소는 1920년대 염전 개발과 함께 조성된 어촌으로 줄포의 기능을 넘겨받아 큰 어장이 되었으며, 동시에 전국을 대표하는 젓갈 산지로 발전했다. 이곳은 원래 줄포만이라 불렸던 곳이다. 곰소만 안쪽에 위치한 줄포는 20세기 초 제물포, 군산, 목포와 함께.. 서해안의 4대 어한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줄포는 갯골이 펄로 메워지면서 어선의 출입이 어려워지자 어항의 기능을 바깥쪽에 있는 곰소에 넘겨주어야 했다.
그러나 곰소도 갯골이 점차 뻘로 메워지면서 어선이 드나들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곰소 또한 지금의 영화를 언젠가는 더 외곽에 위치한 격포에 넘겨줘야 할지도 모른다.
참고.. 이우평, 지리교사 이우평의 한국지형산책2, 푸른숲, 2007
지금은 이사를 가셨지만, 10여년동안 우리집 옆집에 사시는 분 고향이 부안이다. 그분 친지가 곰소에서 젓갈장사를 하고 있어서 젓갈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주인아주머니가 친절하시고, 가격도 알아서 잘 깎아주었다.
여러가지 젓갈이 진열되어 있다. 곰소젓갈이 유명하지만, 젓갈에 사용되는 모든 해산물이 곰소에서 나는 것은 아니다. 곰소에서는 염장 기술이 발달한 것이다. 해산물은 다른 곳에서 갖고 온 것이다. 우리는 바지락젓(조개젓), 창난젓을 샀다. 갈치속젓은 서비스로 한통 얻어왔다. 위에 보이는 작은 플라스틱 통 안에 가격에 맞춰서 담아준다. 난 창난젓이 좋더라.
멸치액젓과 갈치액젓. 어머니가 한통에 2만 원 정도에 사신 것 같다.
곰소의 젓갈이 맛있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소금이 좋기 때문이다. 국산 소금은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서해안 갯벌을 거쳐 들어오는 바닷물을 증발하는 탓에 은은한 단맛이 배어 있다. 맛이 복합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증거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중국산 소금은 마그네슘과 칼슘 등 필수 영양소 함유량이 국산의 30~50%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와 달리 중국의 해안은 대부분 모래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국산 소금의 질이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발효음식에는 적당치 않은 소금이다.
(식객 4편 참고)
요즘 중국산 소금이 많이 들어와 국산 소금 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음식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소금이다. 비싸 봐야 몇 천 원 더 비쌀 뿐이다. 맛 좋고 질 좋은 우리 소금을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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