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장사도
경상남도 통영 주변에는 여러 섬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장사도로 향합니다. 통영에서 뱃길로 40분 정도 걸립니다. 2월 말 겨울과 봄 사이 장사도는 푸른 바다와 동백이 함께합니다. 장사도 안에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3번으로 나누어 포스팅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마지막 세 번째입니다. 두 개의 포스팅도 함께 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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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도는 주민이 살지 않는 무인도입니다. 개인이 섬을 통째로 구입 후 '장사도해상공원 까멜리아'를 만듭니다. 관광객들만 드나드는 섬입니다. 배에서 내린 관광객은 이정표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어느덧 섬 후반부입니다.
노랫소리가 들려서 찾아간 곳은 야외공연장입니다. 통영, 거제, 고성에 거주하는 심장병 어린이 돕기 공연이라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앰프를 탄 노래소리가 크게 울려 퍼집니다. 잔잔하게 통기타 공연이면 섬 분위기와 어울리겠습니다. 넓은 공연장에 3~4명만이 공연을 바라봅니다.
야외공연장 위로 거대한 두상이 보입니다. 두상을 가까이 보면 여러 개의 조각조각을 붙였습니다. 독특한 모양의 작품이 눈길을 끕니다. 안내문에는 머리 12 작품이라 쓰여 있습니다. 김정명 작가의 작품입니다. 작가가 본인의 생각을 적었는데 말을 어렵게 써놨습니다. 장사도 곳곳에 조각 예술 작품이 있습니다. 조각작품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부엉이 전망대로 향하는 길 시비가 보입니다. 유치환 시인의 행복입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문인 중에 통영 출신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의 한 분이 청마 유치환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는니보다 행복하나니라"로 시작하는 행복 시를 읽습니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습니다.
부엉이 전망대 도착하면 검은색 부엉이 조형물이 있습니다. 어미와 새끼가 함께 있는 모습입니다. 부엉이 조형물에는 채호기 시인의 석양의 부엉이가 쓰여 있습니다. 석양의 부엉이를 읽고 나니 노을 지는 남해의 모습도 상상해 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붉은 바다는 황홀하겠습니다. 물론 지금 바라보는 푸른 바다도 좋습니다. 장사도는 전망대가 많습니다. 바다를 맘껏 볼 수 있습니다.
2월 말에 장사도를 찾은 것은 동백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장사도 홈페이지에 1~2월이 동백 절정이라 소개합니다. 장사도에 붉은 동백으로 섬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안고 들어갔습니다. 2월 말은 동백이 만개하진 않았습니다. 듣기로는 3월 중순은 넘어야 가득 핀다고 합니다. 사이사이 붉게 피어난 동백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동백은 도도함과 수수함이 함께 있는 예쁜 꽃입니다.
이정표 따라 계속 전진하다가 '작은교회'를 만납니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면 성경책과 방석이 있습니다.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잠시 기도를 올립니다. 교회 문 옆에 '뱀섬에 세운 십자가'라는 타이틀의 안내문이 있습니다.
장사도에 교회가 만들어진 것은 1973년입니다. 당시 장사분교에 부임한 옥미조 선생님이 지었습니다. 선착장에서 산꼭대기 교회까지 수없이 자재를 나르며 교회를 지었습니다. 당시 장사도에는 13가구 83명이 거주했습니다. 이 중 70명이 교회를 다녔습니다. 지금의 작은 교회는 1973년의 교회는 아닙니다. 마을 사람이 떠나면서 허물어진 교회를 신축했습니다.
교회 옆에 옥미조 선생 공덕비가 있습니다. 옥미조라는 이름만 보고 여자인 줄 알았습니다. 남자 선생님입니다. 1970년대 말까지 장사도는 육지와 멀리 떨어진 낙도(落島) 중의 낙도였습니다. 주민들의 삶은 가난했습니다. 당시 30대였던 옥미조 선생님은 장사도에 가축을 들이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살림이 나아집니다. 옥미조 선생은 박정희 대통령까지 만납니다. 새마을운동의 표본으로 전국에 널리 알려집니다.
누비하우스는 카페 겸 식당입니다. 카페니까 커피는 당연히 있습니다. 유자빵, 유자쿠키, 유자초콜릿 등 유자로 만든 것들이 눈길을 끕니다. 사발면과 어묵을 많이 드시더군요. 사발면 3천 원, 어묵 1만 원. 지하 식당에서는 멍게비빔밥 판매합니다. 1만 2천 원. 누비하우스 옆 카페테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 판매합니다.
누비하우스 앞 모형은 늬비입니다. 늬비를 안고 사진 찍으면 근심의 병이 치유된다고 하는군요. 장사도를 늬비섬이라 불렀습니다. 늬비는 누에의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장사도 모양이 누에를 닮았다고 합니다. 한자로 잠사도(蠶絲島)라 했습니다. 장사도에서 사를 뱀으로 해석하여 뱀섬이라 적은 곳도 많이 보입니다.
누에? 뱀?
늬비하우스에서 조망
야외갤러리를 지나 미인도전망대와 연리지 보러 갑니다.
길 끝에 연리지가 있습니다. 두 가지가 하나로 합쳐진 연리지는 사랑을 뜻한다고도 합니다. 장사도는 연인이 함께 다니기에 좋은 섬입니다. 섬 자체가 예쁩니다. 마지막에 연리지에서 함께 사진 남겨도 좋겠습니다. 연리지 아래 토우는 장사도 주민들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만선의 기쁨을 담았습니다.
장사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배경으로 나오면서 인지도가 올라갔습니다. 별그대가 2013년 방송이니 10년이 되었습니다. 10년 전 드라마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장사도 곳곳에 별그대 촬영지임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전지현, 김수현 모습은 늘 그대로입니다.
동백섬 장사도
배 타고 장사도 도착하면 선장님이 몇 시까지 선착장으로 오라고 합니다. 배 내린 곳과 타는 곳이 다릅니다. 배 타는 곳에는 화장실과 휴게실이 없으니 먼저 내려오지 말라고 합니다. 화장실 때문에 문제 생기기도 하나 봅니다. 늬비하우스에서 선착장 가는 길은 경사 급한 계단입니다.
빗물 받아두는 물탱크
선착장에 배가 정박해 있습니다. 배를 잘 보고 타야 합니다. 장사도는 통영과 거제에서 배가 오고 갑니다. 어디로 가는지 잘 보고 타야 합니다. 사람들 따라 우르르 타면 엉뚱한 곳으로 갑니다. 장사도에서 2시간 정도 머물렀습니다.
남해의 푸른 풍경을 조망하며 통영으로 향합니다.
장사도를 오가는 시간도 좋습니다. 통영 유람선 터미널에서 장사도까지 40분 정도 걸립니다. 왕복 80분. 푸른 바다를 가르며 항해하는 배 위에 올라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낍니다. 남해 떠 있는 작은 섬들을 바라봅니다.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립니다. 이날은 바람과 파도가 잔잔하여 배멀미하지 않았습니다.
갈매기가 배를 따라옵니다. 배에서 던져주는 과자 받아먹기 위해서입니다. 과자를 던져주지 않아도 계속 따라옵니다. 저기 가면 먹을 것이 있다는 감각 같은 게 있나 봅니다. 새가 나는 모습을 가까이서 봅니다. 어떻게 날아오를까? 보면 볼수록 신기합니다.
통영유람선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통영에서 장사도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는 도남동 통영유람선터미널로 가야 합니다. 서호시장 앞 통영여객선터미널이 아닙니다. 장사도 행정구역으로 통영이지만 거제도와 더 가깝습니다. 거제도에서 오가는 배편이 더 많습니다.
장사도 가기 위해 서울에서 심야버스 타고 내려왔습니다. 새벽 내내 돌아다니고 장사도까지 다녀왔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가볍고 즐겁습니다. 신선하고 맑은 자연을 만나면서 좋은 에너지를 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버스 타고 통영 시내로 들어갑니다. 봄날 통영에서 꼭 먹어야 할 도다리쑥국을 먹습니다. 통영버스터미널로 이동 후 부산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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