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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장터 가는 길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에~~

조영남의 '화개장터' 노래 아시지요? '구경 한번 와보세요 보기만 그냥 시골장터지만~~' 이라고도 하지만 그냥 시골장터가 아니더구먼요. 장터 구경도 구경이지만서도 그 이전에 저를 더욱 흥분시키는 것이 있었습니다. 하동에서 화개장터까지 가는 그 길이 정말 와우 이거 딱 한 마디. '최고'입니다. 화개장터까지의 여정을 전합니다. 

 

 

 

진해의 벚꽃을 보고 하동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쌍계사 벚꽃길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진해에서 창원으로 갔습니다. 창원이 경상남도 도청 소재지인지라 하동 가는 버스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습니다. 결국 진주로 향합니다. 창원에서 진주까지는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있습니다. 진주에 도착해서 터미널에서 국수 하나 먹어주시고 국수 맛있네요. 하동까지 버스 타고 갑니다. 진주시내 여기저기 거치고 하동 어딘가에도 들렀다가 하동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하동터미널에서 화개까지 버스를 타기 위해 표를 삽니다. 2천 얼마 했어요.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지만 화개까지 가는 버스는 수시로 계속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화개'라고 쓰인 버스에 승차를 합니다. 버스는 출발합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예술입니다. 일반적으로 버스를 타면 가운데 통로를 두고 양쪽으로 나누어집니다. 가능하면 운전석 뒤쪽으로 해서 앉으세요. 저도 우연찮게 운전석 뒤쪽으로 앉았는데. 차창 밖으로 섬진강이 보이는데. 캬~


 

 

하동에서 화개까지 섬진강 줄기 따라 버스는 지나갑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섬진강을 예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기에 벚나무도 가득하고요. 다만 절정이 조금 지나서 꽃이 좀 떨어졌습니다. 대신 꽃비가 내리는데 이게 또 환상입니다.

 

 

 

 

동영상으로도 봐주시고요.

 

 

 

 

섬진강과 벚꽃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얗고 탐스럽게 열린 꽃 무더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배꽃'입니다. 배꽃 피는 계절이 왔습니다. 하동에서 이어지는 길 배 과숙원이 이어집니다. 떨어지는 벚꽃을 대신하여 배꽃이 가득하니 저 완전 횡재했습니다.




 

 

버스는 어느 한적한 마을로 들어섭니다. 그 이름하여 '악양'입니다. 악양면에 들어서면서 낯익은 이정표가 눈에 들어옵니다. '최참판댁' 故 박경리 선생의 토지에 나오는 그 최참판댁입니다. 최참판댁을 중심으로 해서 '슬로시티 토지길'이라는 도보여행길이 이어집니다. 말로만 듣던 슬로시티가 여기라니 이때는 여건상 그냥 무심히 지나갔지만 가을이 되면 다시 올 것입니다.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악양 대봉감축제가 열립니다. 풍성하고 붉은 감을 따라 걷는 맛이 생각만 해도 기가 막히겠습니다. 

 

 

 

 

 

버스는 악양면을 돌아 나와서 다시 화개로 향합니다. 버스 맨 앞자리로 가서 사진 하나 찍어봅니다. 이런 멋진 길을 운전하는 버스 기사 아저씨 기분은 좋을 것 같습니다. 

 

 

 

 

버스 차창 사이사이로 섬진강의 물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섬진강 사진 많이 찍는다고 찍었는데 막상 집에 와서 보니 제대로 되어 있는 게 하나도 없네요. 다음에는 하동에서 화개까지 걸어가면서 찍어봐야겠습니다. 진짜 이쁘더라고요.

 

 

 

 

벚꽃만 꽃이냐 하면서 개나리도 노란 꽃망울을 파파팍 터트려 주고 있습니다. 악양면에서 어느 아가씨 둘이 버스에 타더군요. 제 뒤에 앉습니다. 하는 말을 들어보니 화개로 벚꽃 구경을 가는 것 같습니다. 두 아가씨의 경상도 사투리가 듣기 좋습니다. 말 내용 말고 그 경상도 특유의 억양이요. 그 있잖습니까? '오빠야' 하는 그런 거 뭐 저한테 그랬다는 것은 아니고요. 

 

 

 

 

섬진강 따라 벚꽃은 기본에 배꽃까지 더했는데 여기에다 하나 더 저를 놀라게 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녹차밭입니다. 

 

 

 

 

오래전 보성에 있는 거대한 녹차밭 가본 적이 있습니다. 제주도의 녹차밭은 더욱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하동의 녹차밭은 보성, 제주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거친 느낌이었습니다. 야생의 터프함. 나중에 알았는데 하동이 우리나라에서 녹차를 처음으로 재배한 곳이더군요. 원조에 와 있는 것입니다. 

 

 

 

 

상춘객들의 발걸음은 차고도 넘쳤습니다. 차가 어찌나 많던지요. 하동에서 화개까지 30분이면 간다고 들었는데 1시간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악양을 지나서부터는 차가 많아져서 버스가 움직이지 못합니다. 맘씨 좋아 보이는 아저씨도 조금씩 짜증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하동의 녹차밭..

 

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시간이 좀 많고 전에 와 본 경험이 있으면 천천히 가도 괜찮은데 초행길이고 해는 기울어지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속으로는 '사람들이 말이야 집에나 있지 뭐하러 나와서 이렇게 난리야?'라고 말했지만 그러면 넌 뭐니? 하면서 주절거리고 있습니다. 

 

 

 

 

결국 버스에서 내려 걷습니다. 진작 내려서 걸을 것을 그랬습니다. 차창을 걷어 치우고 두 눈으로 보는 자연의 오묘한 색은 저를 또 흥분시킵니다. 붉은 녹차밭 푸른 잎 하얀 벚꽃들 섬진강에서 불어오는 봄바람. 역시 걷는 게 제일 좋습니다. 

 

 

 

 

내린 김에 밥 먹기로 했습니다. 시간은 오후 3시가 넘어가고. 먹은 것이라고는 진주 터미널에 먹은 국수뿐입니다. 좀 제대로 먹어보기로 합니다. '일미식당' 이 보입니다. 관광안내도에도 맛집이라고 해서 나왔기에 들어가 봅니다. 참게장 정식을 주문합니다. 참게장과 재첩국이 합쳐 있는 거예요. 섬진강 왔는데 참게 정도는 먹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밥도 먹었고 다시 걸어봅니다. 덕분에 벚꽃을 더욱 자세히 보게 됩니다. 하얀 꽃잎만 있는 벚꽃도 이쁘지만 잎이 나면서 조화롭게 보이는 벚꽃의 향기도 은은하니 매력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사진이에요.

 

 

 

차들이 막히는 게 보이시나요. 차가 많이 빠진 거예요. 정말 옴짝달싹 못했다니까요. 구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구례는 전라남도 하동은 경상남도입니다. 화개장터는 그 중간에 딱 있고요.

 

 

 

 

화개장터에 다 와갑니다. 화개장터 이정표도 보입니다. 터프한 녹차밭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집니다. 그리고 하동 야생차축제가 5월 4일부터 8일까지 열립니다. 원조의 차맛을 느껴보시지요.

 

http://festival.hadong.go.kr/main/index.html

 

 

 

 

화개장터입니다. 화개장터 노래비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

 

 

 

 

화개장터까지의 아름다운 여정입니다. 준비 없이 떠난 즉흥여행이었지만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 라오니스는 복 받은 놈입니다. 하동까지의 여정이 길었지만 힘든 여정을 몇 배로 보상해줄 만큼 신나는 나들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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