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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part.1

겨울입니다.. 그것도 한겨울 .. 겨울은 춥습니다.. 한겨울은 더 춥습니다.. 아주 많이 .. 겨울에 대처하는 자세는 크게 둘로 나날 수 있습니다.. 추위를 피해 따뜻함을 찾은 후 나오지 않던가 .. 추위에 정면 도전하는 것 ..

덜덜덜 추운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저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민족의 영산이라 불리는 태백산 일출산행에 도전을 결심했습니다.. 참으로 빡세고 빡센 겨울산행 .. 하지만 마음은 시원한 태백산으로의 산행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첫번째 이야기 ..




태백산을 가고 싶었는데, 제가 사는 곳에서 태백까지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바로 가는 차편도 없고요 .. 왔다갔다 시간 다 뺏기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여행사 도움을 받았습니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태백산까지 오고가는 차편을 제공해주더군요 .. 태백산 산행을 운영하는 여행사는 많이 있고, 대부분 스케줄이나 비용은 비슷합니다..

금요일 일을 끝내자마자 청량리역으로 바로 달려갑니다.. 역 앞 포장마차에서 후다닥 저녁을 먹고, 편의점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를 준비합니다.. 저녁 9시가 넘고서 청량리역에서 기차는 출발합니다.. 우후 신나 ~





 

연애를 영화와 드라마로 배운 저는 .. 기차를 타기 전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곤 합니다. 영화 비포선라이즈처럼 .. 가차 안에서 만난 어여쁜 여인과의 사랑이야기 .. ㅋㅋ .. 하지만 하지만 이런 꿈과 상상은 늘 언제나 에브리데이 허물어지고 맙니다... 이번에는 옆자리는 우울하게 생긴 몸집 좋은 아저씨가 앉네요 .. 기차 타고 가는 내내 먹기만 하더라는 .. ㅋㅋ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2시간 가까이 달려 제천역에 도착합니다.. 제천역에서 태백산 입구까지는 여행사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갑니다.. 버스는 2시간을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태백산에 다다르니 창문에 성에가 하얗게 낍니다.. 닦이지도 않아요 ..

춥겠구나 ..





역시나 추웠습니다..

버스는 태백산 유일사 매표소 부근에 있는 찜질방에 도착합니다.. 찜질방에서 4시간여를 보내고 새벽 5시부터 산행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찜질방 앞에 내린 후 차디찬 바람이 얼굴을 마구 때리는데 .. 아팠습니다.. 이거 장난이 아닌데 ..

제가 태백산으로 일출산행 간다고 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봅니다.. 아니 왜? 그 추운날 쌩고생을 하느냐는 .. 태백산에 도착 후 .. 그 말 한 사람들 얼굴이 하나 둘 씩 떠올랐습니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지금 ..

찜질방에서 코고는 소리 피해가며 잠을 청해봅니다.. 산행에 대한 설레임 때문인지 알람 시간보다 먼저 눈이 떠집니다. 더 이상 물러날 길은 없다 .. 이제 전진이다..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가 이런 각오였을까요? .. 완전무장을 하고 길을 나섭니다..





 

등산 출발은 유일사매표소입니다. 입장료는 2천원입니다. 입장료 내면 당골광장에 있는 석탄박물관 이용은 공짜입니다. 석탄박물관은 꼭 가보셨으면 하는 박물관입니다. 태백산은 강원도립공원입니다. 그래서 입장료가 있어요. 국립공원인줄 아는 분들이 많더군요.

포스팅하면서 사진을 다시보니, 화장실이 없다는 알림판이 있었군요 .. 태백산 등산로에는 정상 부근의 망경사에 낡은 화장실이 하나 있습니다.. 볼 일은 미리 미리 보시고요 .. 그런데 추우니까 화장실이 더 가고 싶어지더군요 .. 그런데 등산객이 워낙 많으니, 거 참 .. ㅋㅋ

이제 태백산의 氣를 듬뿍 받아 보렵니다..  





 

유일사매표소에서 시작해서 정상인 장군봉을 찍고, 반재를 거쳐 당골광장으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시것 같았습니다.. 매표소 앞 주차장도 넓고, 차들도 꽉 차 있더군요 .. 유일사코스 중간에 유일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유일사코스로 천제단까지 올라갈 때 4㎞, 천제단에서 당골매표소까지 내려올 때 4㎞ 정도 되고요 .. 총 등산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됩니다...





등산로 초입에는 가로등도 있고, 눈도 많이 쌓여 있지 않아서 쉽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 .. 이내 곧 눈 쌓인 길이 나오는군요 .. 바로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헤드랜턴 불빛도 더욱 선명하게 맞추고요 .. 태백산에 눈이 많이 오긴 했습니다... 그런데 눈이 또 옵니다.. 헤드랜턴 불빛에 눈발 휘날리는 것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시야 확보가 쉽진 않군요 ..  





유일사매표소에서 2㎞ 정도 오르면 유일사가 나옵니다. 유일사까지 어두운 길을 걸어갑니다 .. 주변에 울울창창 나무 숲이 있는 것 같긴한데 ..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야간 산행 삘 내기 위해 사진 좀 잘 찍어보려 했는데, 사진 재주가 없는지라 똑바로 나온게 없네요 .. 추워서 손이 흔들렸는지도 모를일이고요 .. 흔들린 사진이지만 느낌은 살짝 전달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죠? ㅋㅋ

유일사까지
오르는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경사 진 오르막고 아닌데, 쉽지 않더군요 .. 오래 전에 태백산 왔을 때는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 나이탓이라고 하기에는 억울합니다.. 오늘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런거라 .. 스스로 위로해봅니다.. 힘들긴 하더라 .. ㅋㅋ






유일사부터는 길이 좁아집니다.. 한 두사람만이 올라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나란히 나란히 줄을 서서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주말이라 단체로 온 경우도 많고해서 올라가는 시간이 더 지체되었습니다.. 아침 7시가 넘어가면서 점점 밝아지는 거시 보입니다.. 이러다 일출 못 보는거 아니야? 라는 조바심도 들더군요 .. 





유일사 이후로는 경사가 완만한 편입니다.. 평지도 나타나고요 .. 날이 밝아오니 하얀 눈꽃도 보입니다.. 겨울산에 온 느낌이 납니다.. 춥지만 상쾌한 이 맛에 올라오는 듯 합니다... 느낌아니까 .. ㅋㅋ





 

서로 서로 사진찍어주기 바쁘고 .. 뭐 전 .. 찍어줄 사람도 없고 .. 찍힐 일도 없고 .. ^^





 

저 멀리 장군단의 모습이 어렴풋이 들어옵니다..





드디어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에 도착합니다.. 해발 1567m  .. 그래도 장군봉에서는 버틸만 했습니다.. 장군봉에서 천제단까지 가는 길은 사방에서 불어오는 눈보라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 였습니다..





태백산에는 천제단이 있습니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한 제단인 것이지요 .. 천제단은 3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 옆에 있는 '장군단', 태백산 표석 옆에 있는 '천왕단', 천왕단에서 조금 내려오면 '하단' .. 사진은 장군단입니다.. 차디찬 바람을 맞으며 해가 떠오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벽부터 눈 내리는 것이 어째 일출을 제대로 못 볼 것 같았습니다... 역시나 .. 해가 봉긋하게 솟아오르는 장면은 아니었습니다 .. 태양은 수줍은 듯 붉은 빛을 발그레 보이며 다시 안개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냐 .. 그렇지 않다는 거 ... ㅋㅋ





장군봉에 모여 든 사람들 ..





날씨만 괜찮으면 장군봉에서 일출도 더 기다리고, 장군단도 꼼꼼히 보면 좋으련만 .. 차디찬 바람은 그냥 서 있게 두질 않습니다.. 여기서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태백산 표석이 있는 영봉으로 향합니다. 눈보라가 사정없이 휘몰아칩니다.. 

전진 ..



역시나 겨울 산행은 쉽지 않습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간다지만, 막상 불친절한 기상 상태를 만나면 당황스럽지요 .. 이번 태백산 산행도 좋은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주목군락도, 일출도 제대로 보지는 못했고요 .. 이런점은 솔직히 아쉽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제 자신이 살아 있다는 생동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비록 몸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내려와서의 상쾌함과 짜릿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요 .. 

겨울 태백산 일출 산행 첫 번째 이야기였습니다.. 오늘은 태백산까지 가는 여정, 유일사매표소에서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까지의 모습을 소개했습니다.. 다음에는 태백산 표석이 있는 영봉에서 망경사와 반재를 거쳐 당골계곡까지의 하산길을 소개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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