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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할매재첩국
 
6·25 전쟁 이후 1960~7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보면 '재첩국 사이소~'라는 대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에서 볼 수 없는 저 재첩국이 뭘까? 궁금했습니다. 여행 다니면서 재첩국을 몇 번 먹어봤습니다. 맛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재첩국 파는 곳이 없습니다.  
 
경상남도 김해에서 친구들을 만납니다. 간밤에 친구와 진하게 한잔 마셨습니다. 다음날 집으로 올라가기 전 해장국을 먹기로 합니다. 부산 왔으니까 재첩국 한 그릇 먹어야지요. 친구 와이프가 추천하는 할매재첩국으로 향합니다. 재첩국 제대로 먹었습니다. 
 

 
포털사이트에 할매재첩국이라 검색하면 여러 개 식당이 나옵니다. 서울 대치동에도 있고 부산에도 비슷비슷한 이름의 식당이 많습니다. 제가 방문한 곳은 부산광역시 사상구 삼락동에 있는 할매재첩국입니다.
 
 
 

 

 
할매재첩국 식당에 재첩 사진이 있습니다. 재첩은 백합목 재첩과의 민물조개입니다. 모래가 많이 섞인 진흙 바닥에 서식합니다. 크기가 작습니다. 커봐야 2㎝ 정도입니다. 재첩국에는 작은 재첩이 무더기로 들어갑니다. 메싸이오닌, 타우린 등 아미노산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해장국으로 최고.
 
 

 
 

 
재첩은 섬진강, 낙동강 하구에서 많이 잡힙니다. 요즘은 섬진강 하구에 있는 광양, 하동이 재첩 산지로 좀 더 유명합니다. 낙동강은 하굿둑이 들어서면서 재첩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부산 삼락동, 엄궁동, 하단동, 김해, 양산 등에 재첩 파는 식당이 많았다고 합니다. 재첩이 잡히지 않으면서 식당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할매재첩국이 있는 삼락동에 삼락재첩거리라 해서 재첩국 식당이 몇 집 남아 있습니다. 
 
 
 
 
 

 
 
  
 
 

 
식당 들어가면 노포 분위기가 확 느껴집니다. 테이블과 의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머금었습니다. 일요일 점심시간 1층에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손님이 많습니다.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은 좀 한가하네요. 2층도 잠시 후에는 손님으로 가득 찹니다. 
 
 
 

 

 
재첩국과 반찬이 나오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김치, 고등어조림, 부추, 된장국 등이 반찬으로 나옵니다. 김치는 통으로 나왔고 된장국이 기본으로 나오는 것도 재밌습니다. 일반 백반집과는 뭔가 다른 클래스가 있습니다. 맛있고 없고를 떠나 부산의 백반은 이렇구나라는 느낌도 받습니다. 
 
 
 
 
 

 
부산하면 고등어가 차고 넘치는 동네였으니 고등어조림이 나오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테이블만 그런지 몰라도 고등어보다는 무가 비중이 큽니다. 무는 생선조림의 조연입니다만 조연이 주연을 능가할 때가 있습니다. 양념 잘 베인 무가 맛있습니다. 이 고등어조림 하나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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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이 고루 묻은 겉절이도 입맛에 맞습니다. 김치를 보니 나주에서 먹은 나주곰탕이 생각납니다. 묵직한 고기국물에는 묵은지가 어울리고 재첩국처럼 라이트 한 국물에는 겉절이가 더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푸른빛이 살짝 감도는 맑은 국물. 바닥에 재첩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재첩국을 더욱더 맛나게 하는 부추 아니 정구지까지. 이 맑고 고결한 느낌의 국물은 무엇이더냐? 감탄하면서 재첩국을 바라봅니다. 부추가 재첩의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 준다고 합니다. 옛날 사람들이 영양학적 까진 몰랐을 텐데 어떻게 넣었을지. 아무튼 맛있는 향기만으로도 술이 깹니다. 
 
 
 

 

 
뚜껑 닫혀서 숨이 죽은 공기밥이 아니네요. 바로 퍼주신 건가?  
 
 
 
 
 


  

 
 

 
재첩회도 주문합니다. 재첩회에는 자그마한 재첩들이 수백 개는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부추도 좀 들었고요. 고추장 양념에 쓱쓱 비비면 이 또 한 맛있는 술안주가 됩니다. 해장하러 가서 술을 마시다니. 막걸리 한잔만 했습니다. 
 
 
 

 

 
바닥을 푹 떠보니 자그마한 재첩이 따라 올라옵니다. 국물이 들어가니 진짜 속이 풀립니다. 자그마한 조개들이 모여 진국을 만들어 냅니다. 밥 한술 뜨고 국물 한 번 떠먹어도 됩니다. 푹 말아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물하고 밥을 다 먹으면 안 됩니다. 
 
 
 

 
 

 
왜냐면 비벼 먹어야 하니까. 비빔 그릇 말하면 나물 담긴 뚝배기가 나옵니다. 추가 비용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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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쓱 비벼 먹으면 이건 무조건 맛있죠. 긴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재첩회무침의 재첩을 넣고 비비니 맛이 더욱더 풍성해집니다. 
 
 
 

 

 
비빔밥에 부추하고 겉절이 쭉 찍어서 올려 먹으니 화려한 맛이 되는군요. 비빔밥 먹고 재첩국 마시고요. 이제 재첩국을 수저로 떠먹는 게 아니고 들고 마십니다. 수저로 떠먹으니 감질나네요. 꿀꺽꿀꺽 넘어가면서 입안에 퍼지는 재첩국의 향기가 좋습니다. 1년 전에 먹은 술도 깨는 느낌적인 느낌.
 
 
 
 
 

 
마무리는 숭늉
 
 
 
 
 

 
 
 

 

 
재첩국의 효능. 빈혈에 좋군요. 
 
 
 
 

 
할매재첩국이라는 상호가 전국에 많으니 내비게이션 검색할 때 지역을 잘 봐야 합니다. 재첩국 처음 시작한 할머니들은 다 돌아가셨겠죠? 전쟁 후 먹고살기 힘들 때 어머니들 할머니들이 재첩국 끓여서 팔고 다니셨을 것입니다. 자식들 먹여 살리고 공부 시키고. 재첩국은 소울푸드입니다.
 
할매재첩국은 재첩국과 재찹회만 있습니다. 재첩 말고 다른 선택은 없습니다. 재첩국 8,000원. 재첩회 10,000원. 식당 옆에 전용 주차장 있습니다. 부산이니까 먹을 수 있는 반갑고 고마운 재첩국입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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