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 봄날은 간다 촬영지 : 삼척 신흥사, 맹방해수욕장

 

저는 영화를 열심히 보는 편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봄날은 간다'입니다. 강원도 동해안 7번 국도 따라가는 여행길에 봄날은 간다 촬영지를 찾았습니다. 삼척 신흥사와 맹방해수욕장을 소개합니다.

 

 

 

영화 '봄날은 간다'는 허진호 감독 작품으로 2001년 9월에 개봉했습니다. 이영애, 유지태 주연이고요. 사랑 영화입니다. 한국 멜로 영화 중 손꼽히는 수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지금 봐도 뭉클한 뭔가가 있습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면 먹고 갈래요' 등의 대사가 유명합니다. 자우림 김윤아의 OST도 좋습니다.

 

 

 

 

 

신흥사는 그렇게 널리 알려진 절은 아닙니다. 삼척의 어느 작은 마을에 있는 소박한 절집입니다. 삼척 시내에서도 자동차로 30여분 내려와야 합니다. 작은 일주문을 지나 신흥사 앞까지 왔습니다. 주차장이 넓습니다. 조용한 절집에는 아무런 기척이 없습니다. 새들의 노랫소리만 들립니다. 관람료, 주차비 없습니다.

 

 

 

 

 

절이 아담했습니다. 경내로 들어가니 바로 앞으로 대웅전이 보입니다. 양 옆으로 전각이 하나씩 있고요. 신흥사 역사를 찾아보니 신라 진성여왕 3년(889)에 북평(동해시)에 지흥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습니다. 조선 현종 15년(1674) 현재 위치로 이전했습니다. 화재로 소실당해서 중건하기도 했고 이름도 몇 차례 바뀌었습니다.

 

 

 

 

 

상우(유지태)는 사운드 엔지니어, 은수(이영애)는 지방 방송국 PD입니다. 은수가 자연의 소리를 담아내는 방송을 기획하고, 서울에서 상우가 내려갑니다. 둘이 소리를 채집하러 다니면서 사랑이 싹틉니다. 신흥사에서 눈 내리는 밤 풍경소리를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 풍경소리를 느껴보고자 했습니다.

 

 

 

 

 

오른쪽으로 심검당(尋劍堂)이 있습니다. 현종 15년(1674)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주지스님이 머무는 곳입니다. 심검이라는 것은 지혜의 칼을 갈아 무명(無明_불교에서 말하는 모든 고통의 근본적인 원인)의 풀을 벤다는 뜻입니다. 건물이 어디서 본 듯 하지만 그 속에 뭔지 모를 색다름이 있습니다.

 

 

 

 

 

 

 

심검당 한쪽에 허진호 감독의 사인이 있습니다. 허진호 감독 영화를 좋아합니다. 사랑 이야기를 많이 하는 분입니다. 허진호 영화에서 사랑을 배웁니다. 봄날은 간다가 그렇고 8월의 크리스마스가 그렇고 호우시절이 그렇고. 사랑의 단맛과 쓴맛을 적절히 잘 배합하는 그래서 더 풍부함을 전해줍니다.

 

 

 

 

 

 

왼쪽으로는 설선당(說禪堂)이 있습니다. 설선당은 강설(講說 뜻을 강론하여 설명함)과 참선을 함께 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심검당 오른쪽에 만(卍) 자가 새겨져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심검당과 설선당은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08호입니다. 영화에서 유지태가 설선당에서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주차장 옆 연못.

 

영화 봄날은 간다는 오래전 제가 사랑을 시작할 때 그분과 함께 봤던 영화입니다. 그분은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보였고 저는 그 눈물의 의미를 몰랐습니다. 영화를 다시 보면서 영화 속 상우가 저와 비슷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수하지만 사랑을 몰랐던 사랑에 관해서는 어설펐던 소년의 느낌이랄까? 지금 그분은 제 옆에 없지만 영화는 특별하게 남아있습니다. 

 

 

 

 

 

주차장 앞에 대나무 숲이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 위에 있는 영화 포스터를 보면 대나무밭에서 찍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신흥사 앞에 있는 여기 대밭에서 찍은 줄 알았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여기가 아닙니다. 검색창에 영화 봄날은 간다 촬영지라고 치니 지도검색에 바로 뜨더라는. 신흥사에서 5분 거리입니다.

 

 

 

 

 

 

 

상우와 은수가 대나무 숲 속에 녹음하던 곳을 찾아갑니다. 봄날은 간다 촬영지를 찍고 가면 어느 시골길 앞에서 멈춥니다. 저 앞에 집 보이시죠? 집 옆으로 보이는 대나무 숲이 촬영지입니다. 시골집으로 조심히 다가갑니다. 집에 어르신이 계시더군요. "여기가 영화 찍은 곳인가요?" "대나무 숲 구경할 수 있을까요?" 물으니 흔쾌히 허락하십니다.

 

 

 

 

 

여기는 관광지가 아닙니다. 대나무밭으로 들어가는 길이 잘 다듬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좁은 수로를 따라 숲 안쪽으로 들어가 봅니다. 찾는 이가 많지 않은가 봅니다. 저 시골집은 영화에서 은수가 인터뷰하던 곳입니다.  고봉밥도 먹고.

 

 

 

 

 

 

대나무 숲 안으로 들어가서 영화 속 분위기를 느껴보고픈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숲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네요. 생각처럼 대나무 잎이 싸악 싸악 하는 소리가 들리지는 않습니다. 매미소리가 더 크게 들리더라는. 겨울에 가면 영화처럼 대나무 소리를 들을 수 있겠죠?

 

 

 

 

 

파도소리 녹음했던 맹방해수욕장으로 향합니다. 차로 20분 정도 걸립니다. 맹방해수욕장은 영화 촬영지가 아니어도 와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맹방'이라는 이름부터 호기심이 생겼고요. 맹방 뜻을 찾아보니 향을 묻었던 마을이라는 뜻의 매향방(埋香坊)에서 유래되었답니다. 향은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물 중 하나입니다. 봄에 유채꽃 축제가 유명합니다.

 

 

 

 

 

 

여름날 맹방해수욕장.

 

 

 

 

 

영화 봄날은 간다. 봄날은 오겠죠?

 

 

 

 

 

 

 

영화 봄날은 간다. 이영애와 유지태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고요. 이영애는 늙지도 않아.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삼척 여행길에 찾아가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영화와 상관없이 조용한 절집에서 잠시 쉬어가는 여행길로도 괜찮겠고요. 맹방해수욕장은 지금은 피서객이 지나가고 조용하겠지요? 여러 가지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시간이었습니다.

 

 

300x250
반응형
그리드형
,
250x250
BLOG main image
랄랄라 라오니스
명랑순진한 라오니스의 대한민국 방랑기
by 라오니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107)
이야기꽃 (100)
서울특별시 (67)
인천광역시 (68)
경기도 (162)
강원도 (184)
경상북도 (175)
대구광역시 (28)
경상남도 (141)
부산광역시 (53)
울산광역시 (9)
전라북도 (93)
전라남도 (187)
광주광역시 (15)
충청북도 (100)
충청남도 (184)
대전광역시 (24)
제주특별자치도 (376)
평택,안성 (14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04-17 00:00
세로형
반응형
라오니스'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