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천곡동굴
동해안 7번 국도 여행길 고성, 속초, 양양, 강릉을 거쳐 동해로 들어왔습니다. 동해에 들어와서는 묵호항 쪽으로 향합니다. 묵호 가는 길에 천곡동굴 이정표가 계속 보입니다. 천곡동굴이 있다는 것은 알았는데, 동굴 들어가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지나치려 했습니다.
천곡동굴로 가고자 했을 때 저녁 6시가 다되었을 때입니다. 보통 관광지는 저녁 6시면 문을 닫습니다. 괜히 가서 헛걸음질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천곡동굴 이정표가 계속 보이니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동굴에 왔는데 여름 성수기는 저녁 7시 30분까지 연장 운영한다는군요 아싸
천곡동굴은 동해시에서 운영합니다. 입장료는 어른 3천 원, 주차료 소형 1천 원. 평상시 관람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 성수기 관람시간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들어갈 때 안전모를 씁니다. 천곡동굴뿐만 아니라 대부분 동굴에서 들어갈 때 안전모를 씁니다. 제 머리가 커서 맞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도 최대로 늘리니 들어가네요.
입장
샹들리에 종유석
천곡동굴은 석회동굴입니다. 우리나라에 약 600여 개의 석회동굴이 있는데, 이중 400여 개가 강원도 남부 지역에 모여 있습니다. 석회동굴은 석회암지대에 생긴 것입니다. 석회암은 약 4~5억 년 전 고생대에 만들어진 암석입니다. 바다에 살던 산호, 조개껍데기 등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에 석회암이 있는 지역은 고생대 때는 바다였다는 사실.
천곡동굴 안내문에 보면 생성시기를 4~5억 년 전으로 추정한다고 나와있습니다. 이건 오류가 있습니다. 5억 년 전에 석회암이 만들어진 것이고 동굴은 나중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암석과 동굴이 동시에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오래된 것이라는 역사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오류를 범한 것입니다.
용굴
동굴 관람로를 따라 물이 흐릅니다. 동굴에서 중요한 것이 물입니다. 석회암 지대에 아무 일도 없는데 동굴이 생기진 않았겠지요. 동굴이 생기는데 큰 힘을 주는 것이 물입니다. 물이 흐르면서 풍화, 용식 작용이 일어나고 시간이 오래 흘러 동굴이 만들어집니다.
피아노상
석회동굴 안은 화려합니다.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이 이어집니다. 동굴이 만들어지고 난 후 석회암을 녹였던 물속의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으로 날아갑니다. 그러고 나면 탄산칼슘이 침전됩니다. 동굴 천장에서 물방울로 떨어지다가 굳으면 고드름 모양의 종유석이 됩니다. 천장에서 물방울 떨어져 촛농이 쌓이듯 자라면 석순이 됩니다. 종유석과 석순이 연결되면 석주가 됩니다.
종유석과 석순이 5㎝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5㎝의 간격이 메워지려면 앞으로 200~30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귀 입 같습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갈수록 신비한 모습이 이어집니다. 여기는 '샘실신당'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석주를 우주를 떠받치는 기둥이라고 표현했군요. 석주가 불상처럼 보인다고도 하고 깊은 심연에 앉아 세상만사 떨치고 마주한 신선의 마음을 갖게 하는 곳이랍니다. 그런가요?
입구에서 15분 정도 가면, 더는 갈 수 없습니다. 천곡동굴은 총길이가 약 1,500m입니다. 이중 약 700m만 개방하고 나머지는 동굴 보존지역으로 남겨두었습니다. 동굴 보존지역에는 동굴박쥐, 동굴거미, 동굴나방 등의 동굴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계란판 모양의 천정 용식구
천곡동굴이 특별한 것은 도심 한가운데 있다는 것입니다. 관광지로 개발된 다른 동굴을 보면 주로 시내에서 벗어난 곳에 있습니다. 천곡동굴이 발견된 사연이 재밌습니다. 1991년 천곡동 신시가지 개발하면서 아파트 공사를 할 때 동굴이 발견되었습니다. 땅을 팠는데 푹 들어갔습니다. 그때 아주 당황스러웠겠습니다.
저승굴
석회암이 녹아내린 모습.
구경 끝나고 지상으로.
동굴에서 나오니 기온 차이로 렌즈에 습기가 차는요. 사진이 뿌옇게 나왔습니다. 천곡동굴에서 황금박쥐가 나왔답니다. 1996년 최초로 발견되었답니다. 2018년 7월에도 황금박쥐를 발견합니다. 지금까지 총 7번 황금박쥐가 나타났답니다. 황금박쥐는 깨끗한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천연기념물이고요.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변이 다 아파트입니다. 시내예요. 동굴 주차장에서 보면 여기 동굴이 진짜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동굴 규모도 꽤 큽니다. 들어가기 전에는 시내에 조그마한 곳이 선전만 요란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신기하고 재밌는 동굴 탐험이었습니다. 자연의 신비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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