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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포식당

 

부산에는 맛있는 먹거리가 많습니다. 여행자는 뭘 먼저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부산역에 도착하자마자 찾은 식당을 소개합니다. 세련된 곳은 아닙니다. 아는 사람만 가는 작은 식당입니다. 남포식당으로 복국 먹으러 갑니다.

 

 

부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남포식당으로 향합니다. 남포식당은 부산공동어시장 부근에 있습니다. 자갈치시장에서 송도해수욕장 가는 길 중간쯤입니다. 버스 앱을 따라 부산역 건너편에서 버스를 탑니다. 그런데 앱이 알려준 하차 정류장이 식당과 거리가 있습니다. 식당 찾는데 살짝 고생했습니다. 이 정도쯤이야. 남포식당은 대진아파트 정류장에서 내리면 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부산역에서 버스 타고 20여 분 만에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식당은 보시는 것처럼 작고 허름합니다. 관광객 상대로 하는 식당은 아닙니다. 부산공동어시장 부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래도 블루리본 서베이가 다녀갈 정도이니, 아는 사람은 아는 그런 곳이기도 합니다. 오래전 우연히 인터넷에서 이 식당을 봤습니다. 2년 전에 한 번 왔었습니다. 그때는 문이 닫혀서 못 먹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도전해서 성공했습니다.

 

 

 

 

 

식당 앞에 메뉴판이 있습니다. 복요리를 하는 곳입니다. 회도 있고요.

 

 

 

 

 

현재 시간은 12시 전. 점심시간이 시작되기 전입니다. 식당으로 들어서니 할머니 한 분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이곳에서 오랜 시간 손님을 맞이하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잠시 후에 할머니의 따님인지 며느님인지 오셔서 식당일을 도와주시더군요. 저 가스불 위에서 복국이 익어갈 것입니다. 홀에 테이블이 4개 정도 있습니다. 방도 있습니다.

 

 

 

 

 

 

따뜻한 물 한 잔이 감사했습니다.

 

 

 

 

 

 

 

2명이 왔으니 복국 2개를 주문합니다. 부산에 왔으면 회를 먹어야지요. 회 작은 거 하나 추가하고요. 기본 상차림은 바로 나왔습니다. 무채와 미나리는 복국을 위한 것입니다. 생선회 보이실 것이고요. 초장과 생선회가 여느 식당과는 다릅니다.

 

 

 

 

 

 

초장 위에 마늘 다진 게 올려져 있는 것이 독특합니다. 초장은 마트에서 파는 기성품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식당에서 만든 것. 그렇게 맵지도 시지도 달지도 않은 오묘한 느낌입니다. 

 

 

 

 

 

 

회 小입니다. 회가 나왔을 때 생각보다 양이 적은 거 아닌가? 했습니다. 먹다 보니 2명이 먹기에 적당했습니다. 회 잘 드신다면 혼자서도 충분한 양이고요. 회 종류는 밀치입니다. 밀치는 가숭어라고도 합니다. 그렇게 고급어종은 아닙니다만 겨울 밀치는 맛있습니다. 이 집 회는 차갑습니다. 빙장회이기 때문입니다. 빙장회는 얼음물에 회를 보관한 것입니다. 숙성회입니다. 다른 곳에서 맛보지 못한 별미였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서 일군의 무리가 식당으로 들어옵니다. 식당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가스버너 위에서 복국이 익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밑반찬이 들어옵니다. 반찬 담긴 그릇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동네 밥집입니다. 뭐 이렇게 억지로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집에서 밥 먹듯이 반찬이 나옵니다.

 

 

 

 

 

김치, 깍두기, 물김치, 진미채, 해초, 생선 등등 김치 종류가 3가지나 나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흔히 가는 복국집이나 횟집에서 보는 반찬은 아닙니다. 옛날 외가댁 가면 할머니가 주시던 그런 느낌입니다. 밥반찬 느낌. 제 입맛에는 잘 맞습니다. 복국이나 회 없이 저 반찬에만 해서 공깃밥 2개는 먹겠더군요.

 

 

 

 

 

 

 

드디어 나온 복국입니다. 제가 평소에 먹던 복국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국물이 좀 흐릿한 것도 색다릅니다. 그리고 복국 내오는 것을 보니, 먼저 냄비에 복을 넣고 끓이십니다. 그러다 손님에게 나올 때 애를 따로 떠서 올려주시더군요. 이게 또 별미입니다. 국물 맛이 깊게 확 오는 게 있습니다. 아 또 먹고 싶다.

 

 

 

부산 여행길에 처음으로 찾은 남포식당을 소개했습니다.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께서 운영하는 자그마한 식당입니다. 오랜 시간 음식을 해오시면서, 담아온 맛과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손님에게 친절하게 해 주시려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함께한 친구도 맛있었다고 하니 다행이었고요. 제 입맛에는 잘 맞았습니다. 앞으로 부산 나들이길에 조용히 소주잔을 기울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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