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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효명사 비밀의 문

 

제주도 여행지를 검색하다가 '비밀의 문(천국의 문)'이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말 그대로 비밀스러운 듯 어딘가에 숨어 있는 모습입니다.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비밀의 문 위치를 찾았습니다. 마침 제가 가고자 했던 고살리숲길 근처였습니다. 어떤 비밀이 담겨 있을지 찾아가 봅니다.

 

 

비밀의 문이 있는 곳은 효명사라는 절이었습니다. 효명사를 찾아보니 고살리숲길 입구 건너편 신덕산 쪽으로 들어가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비게이션은 멀리 돌아가라고 나옵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것 말고 신덕사 옆길로 무작정 들어갑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굉장히 좁은 길이 나옵니다. 차 한 대 겨우 다닐 수 있는 길. 이름 모를 숲길로 들어서는데 긴장되더군요. 다행히 맞게 가긴 했는데, 효명사 들어가는 본래 길은 이 길이 아니었습니다. 

 

 

 

 

 

효명사와 선도암 이정표가 있는 곳에 공터가 있어서 주차합니다. 내비게이션은 더 가야 한다고 나왔지만 길을 보니 더 가면 안 되겠더군요. 선도암 쪽은 문이 닫혀있습니다. 검색해도 어떤 곳인지 잘 나오지 않습니다. 어떤 곳인지 더 궁금합니다. 효명사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봄날 하얀 꽃이 예쁩니다. 무슨 꽃일까요?

 

 

 

 

 

효명사 방향으로 숲길이 이어집니다. 함께한 친구는 여기 가면 뭐가 있는 것이냐며 궁금증과 의심스러운 눈치를 보냅니다. 진짜 찾아가기 힘든 이 깊은 곳에 숨어 있으니 비밀의 문이니 천국의 문이니 하는 것 아니겠냐며 친구를 다독여봅니다. 저도 초행길이다 보니 속으로는 긴장을 했습니다.

 

 

 

 

 

숲길은 계곡으로 이어집니다. 비록 물이 흐르지 않는다지만 점점 더 알 수 없는 곳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욱더 긴장합니다. 이 계곡은 효돈천의 상류입니다. 제주도 남쪽 서귀포에 쇠소깍에 흐르는 물이 효돈천입니다.

 

 

 

 

 

돌탑도 정성스럽게 쌓아 올렸습니다. 이 정도로 돌탑이 많다면 사람들의 왕래가 제법 있는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암석이 제주도의 흔한 암석인 현무암이 아닙니다. 현무암과 색깔부터가 다릅니다. 밝은 색입니다. 어떤 암석일지 찾아보니 효돈천 상류에 조면암이 많다고 나옵니다.

 

 

 

 

 

 

그렇게 드디어 비밀의 문을 만납니다. 양옆으로 돌담이 있고 가운데 아치형의 문이 있습니다. 돌담과 문에는 푸른색의 이끼와 콩자개가 함께합니다. 주변의 나무와 함께 어우러지는 함께 신비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이 앞에서 사진 찍으면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함께한 친구는 이게 뭐냐며? 허탈함을 감추지 않습니다.

 

 

 

 

 

 

이 문의 공식명칭은 없는 듯합니다. 비밀의 문, 천국의 문, 극락의문, 천사의 문 등 불리는 이름이 많습니다. 절에 있는 곳인데 천국의 문이라고 하는 것이 재밌습니다. 이 문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는 정확히는 알 길이 없습니다. 효명사로 들어가는 문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오랫동안 사람 손을 타지 않았기에 나름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 뒷모습은 이렇습니다. 앞 하고는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효명사 경내로 들어왔습니다. 오래된 고찰의 느낌은 아닙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절을 만드셨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 앞에 차가 보입니다. 마침 절에 아저씨 두 분이 계시기에 여쭤봤습니다. 들어오는 길이 따로 있는가 보죠? 그랬더니 들어오는 길을 알려주십니다. 제가 잘못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들어가는 길은 아래 지도에서 소개하겠습니다.

 

 

 

 

 

 

 

절 옆으로 내려가니 연못이 있었습니다. 연못에 반짝이는 나무의 모습이 예쁩니다. 효명사는 조용합니다. 비밀의 문이 많이 알려졌다고는 하지만 제가 갔을 때는 다른 여행자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절이라는 공간 속에서 너무 크게 뛰거나 소리 내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는다 생각해서 조용조용히 다녔습니다.  

 

 

 

 

 

다시 차가 있는 곳으로 나갑니다. 계곡을 건넙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제주도의 산속 깊은 곳의 계곡까지 들어왔습니다. 제주도의 자연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서 좋습니다. 너무 깊이 들어와서 상처를 주지는 않았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절로 가는 길'이라는 제주불교 성지순례길이 효명사 부근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보시, 지계, 인욕, 경진, 선정의 길 등 5개 코스가 있습니다. 코스가 모두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주도는 당오백, 절오백이라 해서 절이 많았습니다. 조선 숙종 때 이형상 목사가 제주도에 부임하면서 유교를 정착시킨다며 제주도내 절을 없애기 시작했습니다. 근대에 들어서서 제주도의 불교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넘어가는 1131번 도로(516도로)에서 선덕사 지나서 왼쪽에 벧엘수도원, 효명사라고 쓰여있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서귀포에서 올라가서 좌회전하기가 어렵겠더군요. 제주시 쪽에서 내려와서 우회전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곳은 가는 길을 소개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비밀처럼 조용히 두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생각도 있고 여행자들이 시끄럽게 막 찾아가서 법당을 어수선하게 하지는 않을지도 걱정이 됩니다. 성숙한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소개합니다. 다른 블로그에도 가는 길이 나와 있긴 합니다.

 

제 친구처럼 사진만 보고 실제로 가서 실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비밀스러운 곳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하신다면 효명사 비밀의 문은 기대에 부응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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