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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소수서원

경상북도 영주 여행길입니다. 영주 여행길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소수서원입니다. 서원은 조선시대 사립대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원은 우리나라 곳곳에 있습니다. 그중에서 원조가 영주에 있는 소수서원입니다. 소수서원은 교육적 의미로서 중요한 곳입니다. 그렇다고 딱딱한 느낌의 공간이 아닙니다. 풍경도 좋습니다. 이야기거리도 담겨 있는 명소입니다.

친구와 함께하는 영주 여행길입니다. 영주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찾은 곳은 무섬마을입니다. 점심으로 순흥전통묵밥집에서 묵밥과 두부를 먹었습니다. 묵밥집에서 차로 2분만 가면 소수서원입니다. 입장료 3천 원을 내고 서원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장료는 소수서원, 소수박물관, 선비촌 통합입장권입니다. 소나무 사이사이로 맑은 햇볕이 들어오는 것이 좋습니다.

 

 

소나무 숲길을 걷다가 당간지주를 발견합니다. 절에서 법회 중임을 알리고자 세우는 깃대를 당간이라고 합니다. 당간을 지탱하기 위해 세우는 돌을 당간지주라고 합니다. 당간지주가 있다는 것은 소수서원이 있던 이곳은 본디 절이 있던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숙수라는 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출토된 유물, 유적을 보면 부석사만큼이나 큰 절이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소나무길을 따라가다 보면 죽계천을 만납니다. 소백산에서 흘러내려 온 죽계천은 소수서원을 휘감아 돕니다. 낙동강까지 이어집니다. 죽계천 물길 너머 솔밭 사이로 정자가 보입니다. 물, 나무, 정자가 함께하는 분위기가 좋습니다. 정자 옆으로는 '백운동 경(白雲洞 敬)'이라 쓰인 것이 보입니다. 죽계천을 건너가 보기로 합니다.  

 

 

정자이름은 취한대입니다. 취한(醉寒)이라는 것은 술에 취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푸른 산 기운와 맑은 물빛에 취해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긴다는 뜻의 송취한계(松翠寒溪)에서 따온 것입니다. 자연과 함께 학문을 논하는 장소인 것입니다.

 

 

하얀 글씨로 백운동(白雲洞), 빨간 글씨로 경(敬)자가 쓰여 있습니다. 경자바위라고 불리는데, 이게 의미가 남다릅니다. 백운동이라 쓴 것은 이황의 글씨입니다. 경자는 주세붕의 글씨입니다. 주세붕은 소수서원(당시 백운동서원)을 세운 사람입니다. 

소수서원이 있는 순흥은 조선시대 초기에 큰 고장이었습니다. 금성대군(세종 여섯째 아들)과 순흥부사가 단종복위를 꾀하다가 걸립니다. 세조에 의해 순흥의 많은 주민의 죽임을 당합니다. 이떄 죽은 순흥주민들의 피가 죽계천을 빨갛게 물들였다 합니다.  이를 정축지변이라 합니다. 정축지변 때 수장된 원혼을 달래기 위해 주세붕이 경자에 빨간색을 칠하고 제를 올렸다고 전해집니다. 

 

 

소수서원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소수박물관을 왔습니다. 소수박물관은 2004년에 개관했습니다. 5개 전시실이 있습니다. 소수서원의 역사와 함께, 영주, 유교, 서원 등에 관해서 알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소수서원에 관해서 공부하고 둘러보면 더 좋은 관람이 될 것입니다. 박물관에서 선비촌으로 연결됩니다. 사진은 안향, 명종이 내린 소수서원 현판


 

 

소수서원으로 들어갑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정자는 경렴정(景濂亭)입니다. 소수서원에서 공부하던 유생들이 시를 짓고 학문을 논하던 정자입니다. 유생들이 휴식을 취하기도 했고요. 경렴정은 주세붕이 소수서원을 만들 때부터 있던 정자입니다. 경렴이라는 것은 중국 성리학의 기틀을 다진 주돈이를 경모한다는 뜻입니다. 경렴정에서 죽계천이 내려다보입니다. 


 

소수서원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강학당 건물에 백운동이라 쓰여 있습니다. 소수서원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이름이 백운동이었습니다. 

백운동서원은 조선시대 중종 38년(1543)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것입니다. 주세붕은 고려 말의 학자 안향을 기리고자 서원을 세웠습니다. 안향은 우리나라 최초의 주자학자로 불립니다. 주자학은 성리학의 한 분야입니다. 성리학은 조선을 세운 근간이 되는 정신입니다.

이황이 풍기군수로 옵니다. 명종에게 서원에 대한 합법적인 인정과 정책적인 지원을 요청하였습니다. 명종은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친필 현판을 내려보냅니다. 사서오경, 성리대전 등의 책, 그리고 노비를 보내었습니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면서, 공인된 사학(사립대학교)가 된 것입니다.

 


소수서원은 크게 2영역으로 나누어집니다. 제향영역과 강학영역. 강학영역은 학문을 닦고 배우는 공간입니다. 지락재, 학구재, 일신재, 직방재, 강학당 장서각 등의 건물이 있습니다. 하학상달(下學上達, 쉬운 지식을 배워, 어려운 이치를 깨달음)이라해서 학문의 차례와 단계가에 따라 건물 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사진 오른쪽 건물이 지락재입니다. 지락재는 독서를 통한 학문의 즐거움을 뜻합니다. 왼쪽 건물은 학구재입니다. 성현의 길을 따라 학문을 구한다는 뜻입니다.


 

날마다 새롭게 한다는 일신재, 깨어있어 마음을 곧게하는 직방재로 이어집니다. 직방재에 이르면 학문을 크게 이루게 됩니다. 명륜당이라 불리는 강학당에 들어 세상의 이치를 밝히게 됩니다. 이렇게 소수서원을 통해 배출된 인원이 약 4천 명입니다.  

 


제향영역은 제사를 지내는 공간입니다. 일반적으로 전당후묘라해서 강학영역 뒤에 제향영역을 둡니다. 소수서원은 독특하게 강항영역 서쪽에 제향영역이 있습니다.

제향영역에 문성공묘, 전사청, 영정각 등이 있습니다. 위 사진은 영정각(影幀閣)입니다. 영정이 있는 건물입니다. 영정을 보호하기 위해 1975년에 지은 건물입니다. 안향, 주세붕을 비롯하여 6폭의 영정이 있습니다. 안향영정은 국보, 주세붕 영정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원본은 소수박물관에 있습니다. 위에서 보셨죠?

 

 

문성공묘입니다. 보물 제1402호입니다. 소수서원이 있게 한 인물인 안향의 위패를 모신 사묘입니다. 1542년 주세붕이 세웠습니다. 보통 위패를 보시는 곳을 ○○사(祠). 사당이라 하는데, 문성공묘 즉 사묘라고 합니다. 격을 높여 부르는 것입니다. 그만큼 안향의 위상이 남다른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수서원 사료관에서 소수서원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자료도 있습니다. 최종결정은 올해 7월에 나옵니다. 모든 서원이 올라간 것은 아니고, 전국의 9개 서원이 해당됩니다.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 안동 병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입니다.

 

 

수령 5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소수서원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소수서원은 글씨 하나 건물 하나 의미 없는 것이 없습니다. 그 의미를 하나씩 찾아보고 생각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과거 유생들은 여기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공부했을까를 상상해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이 산수 좋은 곳에서 공부도 했을 것이고, 풍류도 즐겼을 것이고요. 소수가 끊어진 맥을 잇는다는 뜻이랍니다. 과거 선비들의 생각과 정신을 오늘에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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