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정순순대
어느 일요일이었습니다. 익산 시티투어로 익산 이곳저곳을 구경하였습니다. 시티투어는 익산역에서 마무리합니다. 집으로 향하는 기차 출발시간까지 좀 남았습니다. 일부러 넉넉하게 기차표를 예매한 것도 있고요. 저녁을 먹어야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했다는 것. 익산역 앞 정순순대를 소개합니다.
익산시 황등면에 비빔밥집이 모여 있습니다. 육회비빔밥입니다. 지역명을 붙여 황등비빔밥이라고도 불립니다. 익산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더군요. 버스 타고 20여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버스에 오릅니다.
황등에는 우시장이 크게 있었답니다. 좋은 소가 있으니 당연히 소고기를 이용한 음식이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육회비빔밥입니다. 누군가는 전주, 진주와 함께 황등을 비빔밥 3대 명소로 꼽기도 합니다. 근래에 백종원 삼대천왕, 한국인의 밥상 등에 황등비빔밥이 나오면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황등에서 인지도가 높은 식당이 4군데가 있더군요. 진미식당, 한일식당, 시장비빔밥, 분도식당 등. 저는 네 군데를 다 가봤습니다.
첫 번째로 찾은 진미식당. 다 팔렸데요.
한일식당은 문이 열렸습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식사하고 계시더군요. 아주머니들 말씀이 음식 재료가 없답니다. 다 팔렸다는 이야기.
황등풍물시장 안에 있는 시장비빔밥집을 갔습니다. 시장 들어갈 때부터 분위기가 안 좋았습니다. 시장에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시장비빔밥도 문이 굳게 잠겨 있고.
시장비빔밥집에서 안쪽으로 더 들어가서 있는 분도생고기를 찾아갔으나, 보시는 것처럼 일요일은 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결국은 네 집 다 못 먹었습니다. 제가 여행자의 시선으로만 생각했었나 봅니다. 여행지 가면 일요일은 무조건 문을 열고 장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오니까요. 일요일은 저만 쉬는 날이 아니고 누구나 쉬는 날입니다.
다시 익산역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바닥에 '석재문화고장 황등'이라 쓰인 글씨를 봅니다. 황등에 대해서 찾아보니, 황등은 우리나라 최고의 화강암이 나오는 고장이었습니다. 황등석이라고도 불리더군요. 익산이 우리나라 석재산업의 70%를 차지한답니다. 황등의 석공들이 육회비빔밥 먹고 힘내서 일을 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시 익산역으로 왔습니다. 황등까지 갔다 왔으니 밥 먹을 시간이 줄었습니다. 익산역에서 가까운 곳에서 뭘 먹기로 합니다. 그러다 찾은 것이 순대국밥입니다. 익산역 앞 중앙시장 안에 있는 정순순대라는 집이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가 봅니다. 역시나 백 선생님이 다녀가셨습니다. 백종원 대표가 왔다 가고 먹어봤다고 해서 맛이 엄청나다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낯선 곳에서 갈 곳 읽은 이방인에게 도움을 줍니다.
식당 내부는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그렇게 크지도 않고요. 여느 시장 안의 국밥집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순대국 먹으러 일부러 찾는다기보다는 시장 왔다가 간단하게 밥 한 끼 먹고 가는 분위기의 식당입니다.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왔다는 현판이 있습니다. 그리고 메뉴가 보입니다. 역시 국밥 전문점입니다. 다양한 국밥이 눈길을 끕니다. 둘이나 셋이 와서 국밥 하나씩 놓고, 순대 하나 시켜서 막걸리 먹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왔으니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대신 국수사리만 하나 더 추가합니다.
기본반찬. 왼쪽 위에 있는 것은 초장입니다. 전라도는 순대를 초장에 찍어 먹습니다. 동네마다 순대 찍어 먹는 소스가 다른 거 아시나요? 서울 쪽은 소금, 경상도는 막장, 제주도는 간장 등. 요즘에는 소금 주는 곳이 많긴 한데, 지역별로 다른 장에 찍어 먹는 순대 맛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습니다.
보글보글 끓어 나오는 순대국. 이 집은 순대국 안에 당면순대가 막 많이 들어가 있진 않습니다. 피순대가 뽀인트로 들어 있습니다. 당면순대와 피순대는 느낌부터가 다르지요. '피'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선지가 좀 많이 들어간 순대입니다. 피순대는 다른 지역보다 전라북도에서 많이 먹습니다. 전주에도 피순대 맛집이 여럿 있고요. 국물 먹는데 생각보다 맑습니다. 깔끔한 느낌이 제 입맛에 맞습니다.
국수사리 많이 주시네요.
국수사리 넣고 부추 넣고 이러면 순대국수입니다. 순대국을 즐기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국수 다 먹고 밥까지 다 넣어서 깔끔하게 마무리합니다. 역시 국밥은 밥을 말아서 후루룩 먹어야 합니다. 익산 곳곳을 온종일 돌아다니고 비빔밥 먹는다고 황등까지 다녀와서 그런지 배가 많이 고팠나 봅니다. 순대국도 맛있으니 밥 한 공기 들어간 국밥 뚝딱 해치웁니다. 오랜만에 맛있는 국밥 먹었습니다.
익산역에 기차가 들어옵니다. ITX 새마을호. 기차가 이렇게 보니 멋있네요.
드디어 이번 익산 여행의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복원이 완료된 미륵사지석탑을 보기 위해 찾은 전라북도 익산을 찾았습니다. 미륵사지석탑 중심으로 시티투어가 운영되었고, 덕분에 익산 곳곳을 돌아보았습니다. 마무리로 국밥도 잘 먹었고요. 익산이 곳곳에 의미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언제고 다시 다녀오고 싶은 곳입니다. 그때는 비빔밥 먹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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