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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나바위 성지

논산 관촉사를 둘러보고 강경으로 향합니다. 강경은 한때 우리나라 3대 시장 중 한 곳이라 할 정도로 번성했습니다. 지금은 논산시 강경읍으로서 과거의 영화를 역사 속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강경 투어를 하기 전에 익산 나바위 성지로 향합니다. 나바위 성지는 익산이 주소지만 강경하고 무척 가깝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인연이 있는 곳입니다. 

 

사전에 검색을 해보니 강경에서 나바위 성지까지 버스가 자주 있다고 나옵니다. 버스 노선을 검색하니 어느 치킨집 앞 정류장에서 타라고 나옵니다. 정류장을 찾아갔는데 아무런 표시도 없습니다. 여행자는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립니다. 치킨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조금 더 걸으니 강경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나바위 성지로 가는 333번 버스가 보입니다.

 

 

강경 버스정류장을 출발한 333번 버스는 강경읍내를 한 바퀴 돕니다. 그러다가 대흥시장 옆 강경 버스 대합실을 지납니다. 강경역에서 나와 5분 정도 걸어가면 강경 버스 대합실이 나옵니다. 대합실에서 버스 시간표는 아래 더보기를 눌러주세요. 

 

 

버스 타고 20분 정도 가니 나바위성당 정류장입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작은 시골마을입니다. 언덕 위로 성당이 보입니다. 나바위성당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중국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우리나라로 돌아올 때 처음 상륙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전라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입니다. 

 

 

먼저 본당을 살펴봅니다. 성당은 1906년에 지었습니다. 1906년 베르모델 신부가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들이 지었습니다. 당시에는 목조 건축이었고, 1916년 건물을 고치면서 일부분을 벽돌로 바꿨습니다. 이렇게 정면에서 보면 비슷한 시기에 지은 다른 성당과 차이점이 없어 보입니다.  

 

 

성당을 옆에서 보면 기와지붕이 이어집니다. 우리나라의 전통 양식과 서양 건축양식이 결합한 독창적인 건축물입니다. 사적 318로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옥과 양옥의 절묘한 결합입니다. 이질감이 들 법도 한데 묘하게 어울립니다. 성당을 보면 볼수록 희한하게 빠져듭니다. 성당이라 하면 장중하고 거리감이 있는데 나바위성당은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매력이 있습니다. 

 

 

창문 주위를 아치형으로 쌓아 올린 모습, 창문에 그려진 그림 하나하나 의미 있어 보입니다. 벽돌 사이사이 나무가 뼈대를 이루고 있는 모습에도 눈길이 갑니다. 기와지붕 아래 팔각형으로 만들어진 이층 창문도 특색 있습니다. 하나하나 세세하게 펼쳐보고 싶고, 알고 싶은 것이 많은 나바위성당입니다 

 

 

성당 안 모습이 궁금했습니다. 혹시 문이 열렸을까? 하고 문을 열어봅니다. 열립니다. 성당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하얀색으로 꾸며진 성당 안의 공기는 저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줍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에서는 신자들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성당 앞에는 김대건 신부님의 초상화가 있습니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마음을 담은 기도를 올렸습니다. 

 

 

본당 앞 건물에는 '치유의 경당'이라는 이름이 걸려 있습니다. 1956년에 만들어진 건물입니다. 진료소와 성당의 강당으로 사용하였다고 적혀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약을 나눠주었고 치료를 하였답니다. 간단한 수술도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답니다. 지금은 건물을 개보수해서 치유의 경당으로 영적 위안을 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본당 뒤에는 나바위성지 역사관이 있습니다. 나바위성당 본당과 함께 지어진 사제관입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화재로 소실되었고, 1917년에 다시 지었습니다. 2019년에 역사관으로 변신하였습니다. 역사관은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역사관에서는 나바위 성지의 각종 기록물을 볼 수 있습니다. 

 

 

나바위성당 본당과 역사관의 뒤태 

 

 

나바위 성지 탐방을 이어갑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성상이 있습니다. 계단 끝에는 망금정이 있고, 성 김대건 신부 기념탑을 볼 수 있습니다. 기념탑은 1955년에 지은 탑입니다. 김대건 신부의 나바위 상륙 110주년, 시복 30주년, 성당 건축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계단을 올라 망금정(望錦亭)에 도착했습니다. 망금정은 아름다움을 바란다는 뜻입니다. 나바위 끝자락에 있습니다. 화산 끝자락에 너른 바위라 해서 나바위라 불립니다. 예전에는 망금정 아래로 금강이 흘렀답니다. 1925년 일본인들이 이 일대를 간척하면서 금강 물줄기가 바뀌었답니다. 금강을 바라보며 피정을 하였답니다. 

 

 

지금 망금정에서는 끝없이 이어진 비닐하우스가 보입니다. 수박, 멜론, 딸기를 많이 재배한답니다. 

 

 

망금정에서 김대건 신부 착륙지점으로 내려갑니다. 김대건 소나무를 만납니다. 







 

 

안내문에 수탉바위 전설이라 쓴 것이 있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동그란 바위가 수탉 바위입니다. 옛날에는 가난한 마을이었답니다. 신령은 착하게 살아가는 마을 주민을 돕고 싶었습니다. 마을에 있는 수탉이 황금알을 낳도록 해주었습니다. 대신 수탉이 알을 낳은 것을 부끄럽게 여기니, 새벽에 알을 낳게 하고, 마을 사람들이 순서대로 알을 가져가도록 했습니다.

첫 번째 사람이 빨리 갖고 싶은 욕심과 궁금증으로 알 낳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수탉은 누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돌이 되었습니다. 마을 주민 모두 황금알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돌은 수탉 바위가 된 것이고, 욕심부리지 말자는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전설은 전설이고 자연적으로 풍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걷습니다. 

 

 

김대건 신부는 중국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1845년 8월 31일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 11명의 한국인 신자와 함께 중국 상해에서 출발합니다. 목적지는 한양. 폭풍우를 만나 표류하다가 제주도 서쪽 용수리에 도착합니다. 배를 정비하여 다시 출발합니다. 배의 상태가 좋지 않아, 더 항해가 어려웠습니다. 

마침 선원 중에 강경에 살던 사람이 있었고, 강경 일대 지형을 잘 알았습니다. 강경에 정박하기로 합니다. 당시 강경은 대도시였기에 사람이 많았습니다. 발각될 위험이 있기에 화산 언저리 나바위에 착륙하게 됩니다. 강경에서 한양으로 향합니다. 천주교 복음을 전파했고, 선교사들이 조선으로 들어오는 항로를 개척했습니다. 천주교 박해가 심하던 그때 결국 참수형을 받고 순교하였습니다. 그의 나이 26세 때였습니다. 

 

 

 

십자가의 길에 십자가 모양으로 파인 십자 바위가 있습니다. 십자 바위는 인위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고, 자연적 풍화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천주교 성지이기에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나바위성당이 있는 이곳은 화산이라 불립니다. 나바위성당의 옛 이름이 화산천주교회였습니다. 우암 송시열이 산이 계절마다 변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화산이라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화산이란 글씨는 송시열이 직접 새긴 것이라 합니다. 금강과 함께하면 무척 아름다웠겠습니다. 

 

 

성모 마리아 앞에서 기도를 올리려 합니다. 초에 불을 켜고자 합니다. 1천 원 헌금을 셀프로 넣고, 제가 좋아하는 분홍색 초를 꺼냅니다. 초 옆에 라이터로 불을 켜는데, 라이터가 켜지지 않습니다. 끝내 불을 붙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기도는 올렸습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는 아닙니다. 신을 굳게 믿는 사람도 아닙니다. 성당 찾아가는 것은 좋아합니다. 성당에 가면 마음이 경건해지면서 위로를 받기 때문입니다. 나바위 성지는 지리적, 역사적 의미도 함께 있어서 그런지 더욱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나바위 성지를 나와서 강경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버스 시간을 조회해보니 5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카카오 택시 요청을 했으나 배차가 되지 않습니다. 걸어갈까? 하다가 50분 정도 걸릴 듯해서, 버스를 기다리기로 합니다. 친구가 추천해준 영화 노트북을 보면서 있는데, 트럭 하나가 제 앞에서 멈춥니다. 트럭 안에 아저씨께서 강경 가느냐고 묻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차에 타라고 합니다. 덕분에 편하게 강경까지 왔습니다.

강경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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