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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각연사

 

충청북도 괴산 여행입니다. 가을 단풍을 즐기기 위해 찾은 괴산이었습니다. 포스팅이 좀 늦었습니다. 문광저수지, 산막이옛길까지 돌아보았습니다. 산막이옛길을 걷고 난 후 다음에 어디를 가볼까?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러다 '각연사'라는 절을 발견합니다. 천년고찰이라는 소개가 있습니다. 찾아가기 쉽지 않다는 글도 봅니다.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그러면 가봐야지요.

 

산막이옛길에서 각연사까지 내비게이션을 맞춥니다. 30분 정도 걸린다고 나옵니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각연사로 향합니다. 처음에 가는 길은 순조로웠습니다. 가는 길이 뭐가 힘들다는 것이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내비게이션은 산으로 길을 안내합니다. 그러더니 위 사진처럼 외길을 따라 올라가라고 합니다.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자동차는 계속 올라갑니다.

 

 

 

 

그렇게 외길을 한창 올라와 보개산각연사(寶蓋山覺淵寺) 일주문을 지나서 주차합니다. 뭔가 산속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복잡한 현실 세계와 동 떨어진 다른 세상으로 온 듯한 기분입니다. 주차장에 차는 있지만 거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각연사 경내에 들어갔을 때 사진 찍고 있는 아저씨 한 명만 봤습니다. 일주문에서 300m 정도 걸어올라 가면 각연사입니다.

 

 

 

 

각연사 경내까지 가는 길이 참 좋습니다. 하늘도 맑고 푸르고 나무들도 가을가을합니다. 각연사는 산속 깊은 곳에 있어서 그런지 다른 곳 보다 단풍이 빨리 물들었습니다. 나무는 잎이 떨어졌지만 산속의 나무는 울긋불긋함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각연사 경내에 들어왔습니다. 곳곳에 국화꽃이 있어서 가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각연사 소개를 보면 천년고찰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사실 천년의 느낌이 나지는 않습니다. 각연사는 6세기 경 신라 법흥왕 때 유일대사가 창건했다고 합니다. 법흥왕은 신라에서 불교를 공인한 왕입니다. 학창 시절 국사 수업을 열심히 받으셨다면 기억날  것입니다. 각연사(覺淵寺)라는 절 이름은 연못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뜻입니다.

 

 

 

울긋불긋 단풍잎이 보기 좋습니다.

 

어떻게 연못에서 깨달음을 얻었을까요? 각연사의 창건설화가 있습니다. 유일대사가 처음 절을 지으려 했던 곳은 지금 이 위치가 아니었답니다. 다른 곳에 절을 짓고 있었습니다. 까치들이 대팻밥을 들고 어디론가 날아가더랍니다. 까치들을 따라가 봤더니 연못에 대팻밥을 두고 가더랍니다. 연못에서 광채가 나오고 석불이 있었답니다. 그 연못자리가 지금의 각연사입니다. 연못에서 깨달음을 얻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설화이고, 각연사 창건과 관련된 팩트는 다르더군요. 각연사 전각에 나온 여러 자료를 토대로 봤을 때, 신라가 아닌 고려 때 만들어졌으리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절을 만든 스님도 유일대사가 아니고 통일대사라고도합니다. 각연사에서 1㎞ 정도 떨어진 곳에 통일대사탑비가 있습니다. 보물 제1295호입니다.

 

 

 

각연사 대웅전. 충청북도 유형문화제 제126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각연사는 신라시대에 창건했지만 대웅전은 조선후기 건물입니다. 

 

 

 

 

 

 

 

 

 

 

범종각.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절이라면 범종각은 기본으로 있습니다. 왼쪽부터 법고, 범종, 운판, 목어가 순서대로 있습니다. 다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소리로서 불음(佛音)을 전파한다는 것입니다. 법고는 축생의 무리를 향하여 운판은 하늘을 나는 생명을 향하여, 목어는 수중의 어류를 향하여 소리를 보냅니다. 범종은 지옥의 중생을 향하여 불음을 전파합니다.

 

 

 

대웅전 옆에 있는 비로전으로 향합니다. 사진 오른쪽 건물. 각연사의 하이라이트는 비로전입니다. 그전에 감로수 약수 한 잔 마셔봅니다. 가을이 내려앉은 모습이 예쁩니다.

 

 

 

 

 

 

비로전입니다. 비로전 앞에 있는 커다란 나무는 보리자나무입니다. 수령은 약 350년. 불교의 염주를 만드는 열매를 보리자가 열리는 나무입니다. 염주나무, 찰피나무라고도 불립니다. 보리수나무가 익숙합니다. 빨간 열매가 열리는 보리수나무와는 다른 나무입니다.  

각연사 비로전은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25호입니다. 조선후기 건물입니다. 비로전 건물 자체보다 비로전 안에 있는 불상이 특별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각연사 창건과 관련 있는 불상입니다.

 

 

 

각연사 창건설화에서 석불이 나옵니다. 그 석불이 바로 비로전 안에 있는 석조비로좌나불좌상입니다. 보물 제433호입니다. 불상이 앉아있는 대좌(臺座)와 몸 전체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광배(光背)가 모두 갖춰진 완벽한 형태의 불상입니다.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에 만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석굴암 본존불 이후 조각양식 전개를 보여주는 불상입니다. 채색은 나중에 한 것이라 합니다.

 

비로자나(毘盧遮那)라 하는 것은 불의 광명이 어디에나 두루 비친다는 뜻입니다. 비로자나불은 진리의 몸이 온누리에 두루 비치는 큰 빛을 내어 모든 이들을 이끌어 주시는 부처님입니다.

 

 

 

단풍잎이 반짝입니다.

 

 

 

 

 

 

 

 

 

 

깊은 산속에 와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매일같이 복잡다단한 삶 속에서 이렇게 고요한 곳에 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깊은 산사의 매력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감나무에는 까치밥만 몇 개 남아 있습니다. 저희 집에도 감나무가 있습니다. 대봉감이 튼실하게 열린답니다. 올해 감 따다가 넘어져 큰 일 날 뻔했습니다.

 

 

 

 

지도를 봐도 산속 깊은 곳에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각연사로 향하는 길이 가깝지 않습니다. 그래서 찾는 이가 많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쉽게 갈 수 없으니 저만의 아지트를 또 하나 찾은 것 같아 좋았답니다. 속세를 떠나 묵상하기에 좋은 산사였습니다. 각연사에서 나와 수옥폭포로 향합니다. 시원한 물줄기의 폭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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