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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간월도 간월암

충청남도 태안군에 있는 섬 안면도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사전에 경로를 확인해보니, 서산방조제를 거쳐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합니다. 서산방조제를 지나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있습니다. 간월도입니다. 간월도에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작은 암자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간월암. 간월암은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마침 길이 열렸습니다.

서산방조제는 서산지구 간척사업으로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현대건설이 중동에 나가 있던 건설장비를 철수하면서, 우리나라 서해에 간척사업을 하게 됩니다. 간척사업 하면서 대규모 농지가 만들어졌고, 방조제는 도로가 됩니다. 간월도라는 섬은 육지가 되었고, 이름만 섬이 되었습니다.

간월도에 들어서면 세 명의 여인이 있는 탑이 있습니다. '간월도 어리굴젓 기념탑'입니다. 이 여인들은 굴을 캐는 것입니다. 간월도에서는 굴을 캐서 어리굴젓을 만듭니다. 빨갛게 고춧가루로 버무려서, 알싸한 맛이 있는 어리굴젓입니다. 갯벌에서 굴을 캐고, 어리굴젓을 만드는 일은 고된 노동입니다.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간월암에서 수도하면서, 어리굴젓을 태조에게 진상했다고 합니다. 고추는 임진왜란 때 들어왔습니다. 무학대사가 태조에게 준 어리굴젓은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태조가 먹은 어리굴젓은 소금간만 된 것이고, 나중에 고추가 들어오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간월암으로 향합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간월암까지 걸어갑니다. 간월암은 물때가 맞아야 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물이 빠져야지만,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배를 띄워서 가기도 했다는데, 안전 문제로 인하여 배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간월암으로 향해 열린 길을 걸으면서, 주변 풍경을 바라봅니다. 달과 지구 사이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가고 하는 과정이 신기합니다.

 

 

간월암에 다다르면, 수많은 돌탑을 볼 수 있습니다. 간월암을 향하는 사람들은 으레 돌 하나씩 잡고, 탑을 쌓습니다. 마음속에 소망과 기대를 담아 정성껏 돌을 올립니다. 만조가 되면 돌탑이 무사히 쌓여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소망은 쌓이고, 쓰러지고를 반복하겠지요. 정성은 켜켜이 쌓이고, 소망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간월암입니다. 만조가 되니 섬이 되었습니다. 섬이 절이 되었고, 절이 섬이 되었습니다. 간월암은 피안도(彼岸島) 파안사(彼岸寺)로 불렸습니다. 밀물 때는 물 위에 떠 있는 연꽃 같다 하여 연화대(蓮花臺), 낙가산(落伽山) 원통대(圓通臺)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작은 암자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간월암입니다.





 

 

간월암에 들어서면 수령 약 250년 된 사철나무가 있습니다.

 

 

조선 초기 무학대사가 간월암을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 무학대사가 어머니와 함께 간월도로 들어옵니다. 달빛으로 공부하면서 깨우침을 얻었다 해서 간월도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1530년(중종 25) 찬술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간월도는 있는데, 간월암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간월암이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무학대사가 간월암에서 떠나자, 주변 양반들이 절을 뜯어내고, 묘를 만들었다고도 합니다. 1914년 만공스님에 의해서 다시 창건되었습니다. 간월암 안내판에는 1941년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간월암에는  무학대사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무학대사하면 조선 건국에 영향을 준 인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의 도읍지로 한양을 정하기도 하였습니다. 무학(無學)이라는 법명에 재밌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무학의 스승인 나옹선사가 무학에게 더 배울게 없다 하여 無學이란 법호를 내렸답니다. 무학은 배운 것이 없다며 無學이라 했다고 합니다.

이성계와의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이성계가 무학대사에게 스님은 '참 돼지같이 생기셨습니다'라고 말했답니다. 그러자 무학대사는 이성계에게 '대왕의 용안은 부처님 모습입니다'라고 답하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이성계가 놀랐을 것이고, 어찌 그런 말을 했냐고 되물었습니다. 이때 무학대사가 한 말이 걸잘입니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입니다.

 

 

산신각

 

 

불공을 드립니다.

 

 

담장 너머로 바닷물이 반짝입니다.

 

 

간월암 옆으로는 간월항이 있습니다. 해산물 파는 노점도 있고, 즉석에서 해산물 사 먹을 수도 있습니다. 위로 올라가면 식당과 상가가 이어집니다.

 

충청남도 서산시에 있는 간월암입니다. 간월암은 대웅전, 산신각, 요사채 정도가 아담하게 있는 작은 암자입니다. 암자라고 하면 산속 깊은 곳에 있는 모습을 생각하는데, 간월암은 바다와 바로 붙어 있습니다. 너른 바다 풍경과 함께하면서 간월암만의 독특한 풍광이 있습니다. 해 질 녘에 오면 더욱 특별하겠습니다. 무학대사의 이야기도 함께하면 더욱더 재밌는 나들이가 될 것입니다.

간월도에는 어리굴젓 파는 식당이 여럿 있습니다. 이영자씨 덕분에 서산 어리굴젓이 더욱 알려졌습니다. 서산, 간월도 등을 여행하신다면, 어리굴젓 꼭 드셔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굴밥도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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