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화양연화를 만나다. 대게원조마을, 경정리백악기퇴적암까지.

영덕 경정항

 

방탄소년단(BTS)이 얼마 전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했고요. BTS의 음악을 잘 모른다 해도 그들의 명성에 대해서는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얼마 전 경상북도 영덕을 갔다가 BTS를 만났습니다. BTS를 만나기 전 영덕의 자연과 역사도 함께하였습니다.

 

 

영덕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대게입니다. '영덕대게'가 고유명사처럼 되었습니다. 대게가 영덕에서만 잡히는 것은 아닙니다. 강릉부터 울산까지 동해의 여러 어촌에서 대게잡이를 합니다. 그중에서도 영덕대게가 유명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영덕군에서는 영덕이 대게잡이의 원조라고 주장합니다.

 

영덕군 축산면 경정 2리는 대게원조마을로 알려져 있습니다. 1345년(고려 충목왕 2년)에 영해부사가 대게 산지인 이 마을에 왔다는 기록이 있답니다. 대게의 다리가 죽도산의 대나무와 비슷하기에 지어진 것이랍니다.

 

대게가 경계를 정해놓고 사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지역 구분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영덕보다는 울진, 구룡포에서 대게가 더 많이 잡힙니다. 예전에 영덕으로 대게가 모여서 출하해서, 영덕대게라는 말이 유명해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대게는 맛있습니다. 

 

 

 

 

 

축산항으로 가다가 경정항 쪽으로 빠졌습니다. '경북동해안지질공원 경정리백악기퇴적암' 안내판을 발견합니다. 제가 지리, 지질, 지형에 관심이 많습니다. 당연히 안내판을 보고 차를 멈추었습니다. 별도의 주차장이 없습니다. 길가에 주차했습니다. 퇴적암을 보려면 바닷가로 걸어 내려가야 합니다.

 

경북동해안지질공원은 경상북도에서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울진, 영덕, 포항, 경주의 지형, 지질을 보존하고자 만든 것입니다. 덕구계곡, 성류굴, 내연산 폭포, 양남 주상절리 등 다양한 지형, 지질의 아름다움과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바닷가로 내려가면 넓은 파식대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 파식대는 약 1억 년 전 백악기 때 만들어진 이암과 사암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붉은색의 이암은 동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합니다. 이암은 작은 크기의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암석입니다. 사암은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암석입니다.

 

파식대지는 파도에 의해 깎여 해저에 생긴 평평한 지대를 말합니다. 바닷속에 있어야 해식대가 해수면 위에 있다는 것은 동해안 지역이 융기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퇴적암을 보고 올라왔습니다. 퇴적암 주변은 작은 공원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안내문이 있어서 가까이 가봤습니다. 청룡과 백호의 기가 살아있는 '氣 받기 좋은 곳'이랍니다. 잠시 숨을 고르며 좋은 기를 받아봅니다. 

 

 

 

 

 

안내문 옆 구석에 자그마한 기념비가 있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겠더군요. 2007년 건설교통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에 선정했다는 것입니다. 영덕의 해안도로는 좋습니다.

 

 

 

 

 

이렇게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기분은 말 안 해도 아시죠? 사진에서 앞쪽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이 경북동해안지질공원 이정표가 있고, 거기서 몇십 m 올라가면 대게원조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있습니다. 대게원조마을기념비는 안동병원연수원 쪽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저는 길 잘못 들어갔다가 빽을 잘못해서 고생했습니다. 이정표가 너무 형식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BTS가 나옵니다. 퇴적암을 보고 해안도로 따라가다가 황토색 바탕으로 무엇인가가 쓰여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런 황토색 바탕은 역사 유적을 안내할 때 많이 사용하는지라 어디 가면 유심히 봅니다. 그런데 이게 역사유적이 아니고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라는 것입니다. 차를 멈추고 검색을 해봤습니다. 경정항 일대에서 촬영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대게원조마을에서 경정항까지는 자동차로 3~4분 정도 걸립니다. 경정항 입구에는 방탄소년단(BTS)의 화양연화(花樣年華) Prologue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의미합니다. 화양연화라는 제목으로 여러 영화와 노래가 만들어졌습니다. 

 

화양연화는 하나의 노래나 앨범이 아니고 연작으로 이어집니다. 2015년부터 시작입니다. 화양연화 시리즈 중 첫 번째 prologue 뮤직비디오를 경정항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화양연화를 기점으로 BTS의 팬덤이 확장되고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BTS 때문에 생각지도 않았던 경정항에 왔습니다. BTS가 아니더라도 경정항 자체가 좋더군요. 항구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주차하고 항구 주변을 거닐면서 바다 구경하는 시간이 좋습니다. 나중에 뮤직비디오를 찾아봤는데 경정항이 많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에 점프하는 철 구조물은 지금 철거해서 볼 수 없어서 경정항인지 더 모를 수도 있겠더군요.

 

 

 

 

 

BTS는 2013년에 데뷔했습니다. 생각보다 활동한 지 꽤 되었습니다. 지금 BTS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지만 제가 BTS의 음악을 챙겨 들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유명하지? 했던 적도 있습니다. 지금 음악을 계속 듣다 보니 일반 아이돌과는 비교할 수 없는 BTS만의 음악과 감성이 느껴집니다. 

 

 

 

 

 

강구항 해파랑 공원에도 영덕이 BTS 뮤직비디오 촬영장소였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경정항 말고도 영덕 곳곳에 영덕이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였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경정항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 경정리백악기퇴적암, 대게원조마을 등을 만나면서 영덕에서의 시간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포스팅하면서 BTS 노래도 많이 찾아들었습니다. BTS가 그래미상까지 받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미상 수상한다면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과 더불어 우리 대중문화의 쾌거일 것입니다. 영덕은 알게 모르게 볼거리가 많습니다. 이제 다시 차를 돌려 원래 가고자 했던 축산항으로 향합니다. 축산항은 제가 참 애정하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