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기차
실향민들이 고향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휴전선 가까이에 임진각을 만들었습니다. 남한 민간인이 특별한 허가 없이 자유롭게 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임진각에는 6·25 전쟁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기념물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기념물 중에서도 기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임진각의 전체적인 부분은 이전에 포스팅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https://raonyss.tistory.com/2225
실제로 임진각역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진각에 가상의 기차역을 만들었습니다. 임진각에서 개성까지는 22㎞, 서울까지는 53㎞입니다. 개성이 더 가깝습니다. 전철이 놓여 있다면, 20~3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임진각역 말고 임진강역은 실제로 있습니다. 임진강역에서 임진각까지는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됩니다. 대신 임진강역은 하루 2번만 기차가 정차합니다.
임진각에서 먼저 만날 기차는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입니다. 길이 15m, 높이 4m, 무게 70t. 6·25 전쟁 때 실제로 운행했던 기차입니다. 연합군 군수물자를 운반하기 위해 개성역에서 출발했습니다. 한포역까지 올라갔는데 전세가 악화되어서 장단역으로 내려옵니다. 장단역에서 피폭되어 탈선하여 멈추게 됩니다.
이 증기기관차에는 1,020개의 총탄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치열했던 전쟁의 모습을 상상하게 합니다. 영화 속 장면이 아닌 현실에서 벌어진 전쟁의 상처입니다.
기차는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비무장지대에 녹슨 채로 외로이 남아 있었습니다. 2004년에 국가등록문화재 제78호로 지정하였습니다. 이후 녹슨 때를 벗겨내고 보존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2009년 임진각으로 이전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뒷부분으로 가면 증기기관차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장단역 증기기관차 옆에는 뽕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증기기관차가 비무장지대에 홀로 남겨졌을 때, 뽕나무가 증기기관차 위에서 자라고 있었답니다. 증기기관차를 임진각으로 옮겨오면서, 뽕나무도 함께 와서 기차 옆에 심었습니다. 쇳덩이 기차 위에서 이렇게 나무가 크게 자란 것이 놀랍습니다. 기차와 나무는 오랜 시간 동안 친구가 되어주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장단역 증기기관차 앞에 경의선 철길이 놓여 있습니다. 기찻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철도종단점이 나옵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사진은 어디선가 보셨을 것입니다. 뒤로 보이는 증기기관차는 1930년대 운행하던 기차를 복원한 것입니다.
서울, 평양, 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 철길은 지금 휴전선에 막혀 끊어져 있습니다. 칙칙폭폭 힘차게 달리던 증기기관차도 북한을 향하고 있지만 움직일 수 없습니다. 북한과 평화를 구축해서 경의선 철길이 다시 연결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증기기관차가 아닌 고속열차를 타고 북한을 지나 중국, 유럽까지 가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임진강에서 신의주, 평양, 함흥, 나진까지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부산이나 목포에서 아침 먹고 점심은 서울에서 먹고 저녁은 평양에서 먹는 날이 올 수 있겠죠?
철마는 달리고 싶다 옆으로는 임진강 국민관광지 평화랜드 놀이동산의 평화열차가 정차해 있습니다. 이날은 평화랜드에 찾는 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차도 멈춰 있습니다.
미국군 참전 기념비.
임진각 주변 구경을 하고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향합니다. 임진각 주차장을 지납니다. 파주 임진각 평화 곤돌라가 있습니다. 임진각에서 출발해서 민통선까지 다녀올 수 있습니다. 본래는 민통선에 내릴 수 있으나 현재는 코로나 19로 인하여 민통선에 내리지 않습니다. 2020년 4월에 개통했습니다. 이용요금은 어른 9천 원입니다.
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가진 증기기관차에서 전쟁의 치열함과 참혹함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토록 전쟁을 했었을까요? 전쟁이 끝나고도 상처는 깊이 남아있습니다. 한반도에도 평화의 시대가 올 것이라 믿습니다. 다만 그 시대가 너무 늦지 않게 이른 시간 안에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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