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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서피랑

 

통영 동피랑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에는 동피랑 대비하여 서피랑도 많이 찾는 명소입니다. 동피랑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침 일찍 서호시장에서 해장하고, 서피랑을 올라갑니다.  

 

 

서피랑으로 향하는 길에 김춘수 선생을 만납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다가와 / 꽃이 되었다. 김춘수 선생의 '꽃'이라는 시는 누구나 다 아는 명시입니다. 김춘수 선생의 고향이 통영입니다. 통영은 예향이라 불립니다. 통영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 예술인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길을 모르기에, 지도 앱을 켜놓고 따라가고 있습니다. 파리바게뜨 향남점 옆 좁은 골목으로 접어듭니다. 길이 좁아서 놓칠 뻔했습니다. 파리바게뜨에서 서피랑까지 300m라고 이정표가 있습니다. 골목길을 따라 걷습니다. 높은 목욕탕 굴뚝이 우뚝 서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굴뚝을 높게 만들었습니다. 통영에는 목욕탕 굴뚝이 많이 보입니다.

 

 

 

 

 

위로 걸어 올라갑니다. 잡초가 우거져서 해충이 많았던 곳은 꽃밭이 되었습니다. 꽃밭은 서피랑 목장으로 불리며, 사슴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사슴을 볼 수 없었습니다. 목장에서 위로 올라가니 '돌아와요 충무항에' 노래비가 있습니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으로 시작하는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는 익히 다 아실 것입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원제목이 '돌아와요 충무항에'입니다. 원곡자는 통영 출신의 김성술(예명 김해일)입니다. 고향을 떠나면서 슬픈 감정을 노래에 담았습니다. 김해일은 요절하였고, 시간이 지난 후 통영항은 부산항이 되어, 조용필이 부르게 됩니다. 이후 국민가요가 되었습니다.

 

 

 

 

 

서포루가 있습니다. 포루라고 하니 대포가 있을 것 같지만 아닙니다. 여기서 포루는 일종의 경비초소를 말합니다. 서포루는 서쪽에 있는 경비초소.입니다. 통영성에는 동포루, 서포루, 북포루가 있습니다. 동포루 앞이 동피랑입니다. 북포루는 산 정상에 있습니다. 서포루 주변으로 서피랑 공원이 있습니다. 서피랑은 서쪽으로 가파르고 깎아지른 듯한 벼랑(절벽)이 있다는 뜻입니다. 

 


 

 

 

1872년에 제작한 통영 고지도에서 통영의 옛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삼도수군통제영과 세병관이 보입니다. 왼쪽 산 정상에 북포루가 있습니다.

 

 

 

 

 

서포루 앞에 있으면 통영 앞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풍경이 완전 예술이었습니다. 전날 오고 날씨가 흐렸는데, 이날은 아침부터 햇살 가득 맑은 날씨를 보여줬습니다. 저 앞으로 남망산이 보입니다.

 

 

 

 

 

통영항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건물에 가려서 바다가 잘 안 보이지만, 옛날에는 통영의 푸른 물결이 더 가깝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통영은 바다와 산이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더욱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저는 서포루 앞에서 통영의 바다를 맘껏 아주 실컷 바라보고 왔습니다. 친구는 피곤하다고 숙소에 있었는데, 함께 오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어디로 떠나볼까요?

 

 

 

 

 

서포루에서 서피랑 99계단으로 내려가려 합니다.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이곳이 뚝지먼당이라 불린다는 안내문을 보았습니다. 대가(大駕, 임금이 타는 수레) 앞이나 군대의 대장 앞에 세우는 기(旗)를 둑(纛)이라 합니다. 봄과 가을에 통제사는 둑을 걸어두고 제사를 지냈답니다. 둑신을 모신 사당을 둑사라했습니다. 둑사가 있던 언덕 위라 해서 뚝지먼당이라 불렸습니다. 뚝지먼당으로 오르는 계단이 99계단입니다.

 

 

 

 

 

통영 예술인 중 박경리 선생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국현대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대하소설 토지로 유명합니다. 박경리 선생의 대표작 중 '김약국의 딸들'이 있습니다. 서피랑은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이 되는 곳입니다. 소설 속에는 통영의 모습을 사실감 있고 따뜻하게 묘사하였습니다. 통영에는 박경리 선생의 생가가 남아 있습니다. 선생의 묘와 기념관이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옵니다. 올라가라 했으면 힘들었을 것입니다.

 

 

 

 

 

서피랑 99계단은 '소설가 박경리 문학 벽화 계단길'이라고도 불립니다. 계단길은 박경리 선생의 서재, 선생의 책, 책의 내용과 어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박경리 선생을 추억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99계단 옆으로 피아노 계단이 있습니다. 피아노 계단은 가지 못했습니다. 

 

 

 

 

통영항 서쪽에 있는 서포루와 그 주변에 있는 서피랑 공원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서피랑 99계단으로 내려왔습니다. 동피랑 쪽은 시장을 끼고 있고, 워낙 유명해져서 복잡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서피랑은 마을을 따라 올라가서 그런지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박경리 선생을 만나면서 느끼는 문학적 향기도 있습니다. 통영에 가신다면 서피랑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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