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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한일김밥

 

평양냉면, 양평해장국, 전주비빔밥 등 지명이 들어간 음식이 있습니다. 그 지역이 기원이 되거나, 그 지역에서 특별히 맛있게 하는 음식에 지명이 붙습니다. 이 얘기인즉슨 그 지역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충무김밥도 충무(통영)에 가면 꼭 한번은 먹어봐야 합니다. 통영에 충무김밥집이 엄청 많습니다. 그중에서 유명세로는 1, 2등을 다툰다는 한일김밥을 찾았습니다.

 

 

통영에서 충무김밥집 고르기는 어렵습니다. 2대 김밥집, 5대 김밥집 등 유명세로 묶어놓기도 하고, 어지간한 곳은 방송에도 여러 번 나와서, 방송에 나오지 않는 집 찾기가 더 힘듭니다. 그중에서 저는 한일김밥을 선택했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이 추천하였습니다. 전에 와서 맛있게 먹었다고 합니다.

 

한일김밥집은 찾기 쉽습니다. 통영 강구안을 거닐다 보면 5층짜리 건물에 한일김밥이라고 크게 쓰여 있습니다. 김밥 하나로 시내 한복판에 건물 올릴 정도면, 굉장히 유명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충무김밥집도 그렇지만 한일김밥도 메뉴가 심플합니다. 메뉴는 오직 하나 충무김밥.  메뉴판도 복잡하게 없습니다. 1인분 8개 5,500원. 계산은 선불입니다. 주문하고 결제한 후에 김밥 나오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생활의 달인, 식신원정대 6시 내고향 등 여러 방송에 나왔음을 자랑합니다. 많은 방문객이 추천한 집이라고 정중앙에 붙여 두었습니다.

 

 

 

 

 

쌀 포대가 높게 쌓여 있습니다.

 

 

 

 

 

저는 매장 안에서 먹었는데, 포장 주문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날씨가 좋다면 포장해서 식당 바로 앞 강구안에서 바다를 보면서 먹는 것도 좋겠습니다. 바다와 함께하는 김밥은 통영의 분위기가 더해져서, 맛이 한층 더 좋아질 것입니다.

 

 

 

 

 

주문 후 5분 정도 지나서 김밥이 나옵니다. 다른 재료 없이 하얀 김밥만 넣은 김밥, 오징어 어묵 무침, 섞박지가 한 접시에 나옵니다. 그리고 장국이 나옵니다. 심플한 구성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그리 대단해 보이는 음식은 아닙니다. 요즘은 갖은 재료 넣어 화려하게 김밥을 파는 곳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런 심플한 충무김밥을 무척 좋아합니다.

 

 

 

 

 

모래 뺏기 놀이 하듯이 막대기가 꽂혀 있습니다. 김밥은 말 그대로 김과 밥입니다. 특별히 기름칠했거나 양념이 더 해지진 않았습니다. 김밥을 담고 있는 접시가 좀 귀한 것인가 봅니다. 김밥이나 섞박지가 크면 가위로 잘라야 합니다. 접시에 가위를 대고 자르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글귀가 있습니다.

 

 

 

 

 

충무김밥의 핵심은 이 섞박지라 생각합니다. 섞박지 맛에 따라 충무김밥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날 한일김밥의 섞박지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아삭함을 기대했는데 물컹합니다. 제 입맛에는 시큼한 맛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원래 충무김밥이 이런 것인지, 한일김밥만 이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다른 충무김밥은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충무김밥이 한 축인 오징어무침입니다. 오징어가 비싸서 그런가요? 오징어보다는 어묵이 좀 많습니다. 어묵이라고 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그래도 맛있는 오징어를 기대했었기에 살짝 아쉬움이 남습니다. 양념은 제 입맛에는 맞았습니다.

 

 

 

 

 

이렇게 김밥, 오징어(어묵), 섞박지가 삼위일체를 이루었습니다. 이제 뭐다? 맛있게 먹는 거다.

 

충무김밥의 유래는 많은 분이 아실 것입니다. 뱃일을 하다 보면 시간 맞춰 밥 먹기가 힘듭니다. 간단히 빠르게 먹을 수 잇는 음식이 필요했습니다. 김밥이 이런 조건에 딱입니다. 보통의 김밥은 금방 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김에 밥만 넣고, 오징어 무침과 섞박지를 따로 내놓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오징어 대신 주꾸미무침을 이용했다고도 합니다. 주꾸미와박지와 꼬챙이에 꽂아서 팔았답니다.

 

수많은 아주머니가 광주리를 들고 배 사이를 오가며 김밥을 팔았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 아주머니들이 하나둘 식당을 내고, 여행자들에게 통영의 별미로 알려지면서, 충무김밥은 인기를 더해갔습니다. 제5공화국의 관제 축제인 국퐁 81에 충무김밥이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지금은 통영이라 불리지만, 예전에는 충무시와 통영군이 합쳐서 통영시가 되었습니다. 통영시이지만 충무라는 지명은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일김밥은 5층 건물 전체가 김밥집인 줄 알았습니다. 2층까지만 김밥집이더군요. 화장실이 2층에 있어서 올라가서 바라본 2층 모습입니다.

 

 

 

 

 

2층에서 바라본 강구안 모습

 

 

 

 

 

김밥을 먹고 통영터미널로 가는 길에 강구안 주변 골목길을 걸어보기로 합니다. 한일김밥 옆으로 이어진 길을 거닙니다. 대로변은 화려하고 꾸밈이 많습니다. 그 지역의 감성을 느껴보려면, 골목 사이사이를 걸으며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통영 통영인의 중심 강구안 골목길'이라고 안내판이 있습니다. 강구안은 개울이 바다로 흘러가는 입구라는 뜻입니다. 이순신 광장을 중심으로 중앙동, 향남동 일대의 바다를 강구안이라 합니다. 강구안 일대는 통영의 문화와 역사가 녹아있는 곳입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도시의 성격도 변하고 모습도 변합니다. 그러면서 화려했던 중심지는 재생이라는 단어가 필요한 지역이 되었습니다. 강구안 일대도 도심 재생의 대상이 되었고, 강구안을 잊지 않고 많은 사람이 오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강구안을 가신다면, 강구안 골목길 거닐면서, 과거, 현재, 미래의 변화하는 모습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한일김밥은 강구안에 있는 것이 본점입니다. 무전동,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에도 매장이 있습니다. 충무김밥도 호불호가 확 갈리더군요.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통영에서 뭘 먼저 먹을래 그러면, 저는 충무김밥을 가장 먼저 먹고 싶습니다. 충무김밥에 대한 예쁜(?) 추억도 있고, 이런 지역을 대표할만한 갬성을 가진 음식 먹는 것 자체를 좋아합니다. 다음에는 한일김밥 말고 다른 충무김밥집에서도 맛있게 먹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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