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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향교, 한벽당

 

전주 나들이를 했습니다. 그야말로 급 떠난 여행길입니다. 떠나기 전날 기차표를 예매했거든요. 전주의 여러 명소 중에서 전주향교와 한벽당을 함께 소개합니다. 조선시대 전주라는 도시가 가진 상징성 때문인지, 전주향교는 다른 도시의 향교보다 웅장한 멋이 있습니다. 한벽당은 운치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다른 지역 가면 향교, 객사, 관아가 가까이 있는데, 전주향교는 떨어져 있습니다. 전주향교는 고려말에 창건하였다고는 하는데 정확한 기록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지금의 경기전 근처였습니다. 경기전이 세워지면서 이전합니다. 임진왜란, 정유재란을 거친 후에 전라도 관찰사가 현재의 위치로 이전합니다. 그 뒤로 몇 차례 중수합니다. 

 

 

 

 

전주향교의 정문인 만화루(萬化樓)를 통해 안으로 들어갑니다. 공자지도 만물화생(孔子之道 萬物化生)이라는 말에서 만화루라 이름 지었습니다. 공자님의 도(道)로 만물이 교화된다는 뜻입니다. 만화루는 왕비, 정승 등 높은 사람이 출생한 곳에 세우는 건물입니다. 전주향교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향교 정문을 만화루라 부르는 곳이 있습니다. 유생들이 여름에 강학, 향시장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공부하던 교실. 

 

 

 

 

향교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옷소매 붉은 끝동' 드라마 촬영 중이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문 앞에 몇몇 아저씨들이 쉬고 있는데 출입을 막지 않네요. 향교 관람이 가능한 듯하여 안으로 들어갑니다. 

 

옷소매 붉은 끝동' 드라마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드라마에 관해서 검색해봤습니다. 강미강의 소설 '옷소매 붉은 끝동' 원작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으로 기획의도를 적고 있습니다. 주연 이세영, 이준호, 강훈 MBC 2021년 11월 5일 첫 방송 예정

 

 

 

 

 

 

 

 

안으로 들어가니 세트장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촬영 중은 아니네요. 전주향교는 넓고 옛 모습이 남아 있어서 드라마 촬영을 많이 했습니다. 궁, 성균관 스캔들,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이 전주향교를 배경으로 찍은 드라마입니다. 향교 안에 고목들이 많습니다. 여름의 끝자락 배롱나무들이 붉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렇게 향교를 구경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남자 한 명이 다가옵니다. 드라마 촬영 중이라고 하네요. 세트장은 사진 찍지 말아 달라고 합니다. 분위기상으로도 세트장 촬영은 안 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커다란 은행나무 뒤로 대성전의 끝자락이 보입니다. 대성전에는 옛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는 공간입니다. 가운데 공자의 위패가 있습니다. 맹자를 비롯한 네 성인, 공자의 제자 열 사람, 주자 등 중국 송나라 때 유학자 여섯 사람을 함께 모셨습니다. 신라시대 설총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성현들의 위패도 있습니다. 

 

 

 

 

뒤로 가니 명륜당이 있습니다. 명륜당에서 기품이 느껴집니다. 대성전, 명륜당은 향교에 가면 꼭 있습니다. 명륜당은 강학당이라고도 부릅니다. 유생들이 유학을 배우는 곳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교실 같은 곳이죠. 명륜(明倫)은 인륜을 밝힌다는 뜻입니다. 맹자는 등문공편(滕文公篇)에서 "학교를 세워 교육을 행함은 모두 인륜을 밝히는 것이다." 한 것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인륜(人倫)이란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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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향교에서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은행나무입니다. 수령이 몇백 년은 되었을 법한 커다란 은행나무가 향교 곳곳에 있습니다. 특히 명륜당 앞에서 은행나무의 존재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공자가 행단목 아래에서 제자를 가르쳤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행단목을 은행나무로 해석해서 향교에 은행나무를 많이 심었습니다. 거대한 은행나무가 노란 단풍으로 물든 모습은 최고겠습니다.  

 

 

 

 

나무 그늘에 맥문동꽃도 반갑습니다.

 

 

 

 

 

 

 

전주향교를 꼼꼼하게 볼 계산으로 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서 대충 보고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쉽습니다. 향교 앞에 전주천을 따라 걷습니다. 그러다 바닥에 '한벽루 가는 길'이라고 이정표가 있습니다. 오호. 한벽루를 가기로 합니다. 지도검색을 해보니 걸어서 10분이면 가겠더군요. 

 

 

 

 

 

 

 

 

한벽루로 걸어가는데 식당과 평상이 줄지어 있습니다. 식당 메뉴를 보니 오모가리를 판다고 적고 있습니다. 처음에 오모가리가 민물고기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알고 봤더니 찌개나 탕을 끓이는 질그릇을 말합니다. 오모가리에 담긴 민물매운탕 파는 식당입니다. 제가 민물매운탕을 좋아해서 식당에 눈길이 갑니다. 

 

길 끝에 지하도 보이시나요? 지하도를 건너면 한벽루입니다. 

 

 

 

 

이정표에는 한벽루라 적었는데 현판은 한벽당입니다. 

 

절벽 위에 멋들어지게 지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조선 태종 때 월당 최담이 관직에서 물러나 낙향하여 세웠다고 전합니다. 최담은 조선 개국공신으로 집현전 직제학까지 올랐습니다. 처음에는 월당루라 하였습니다. 누각 아래로 흐르는 맑은 물이 바위에 부딪히는 모습이 흰 옥처럼 보였답니다. 그 물이 시리도록 차가웠다 하여 한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몇 차례 중수했고, 지금 모습은 1828년(순조 28)에 중수한 것입니다. 

 

 

 

 

한벽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바닥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리 쭉 뻗고 앉았습니다. 강과 산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깁니다.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한옥마을에 사람이 많은데 한벽당은 사람도 없어서 쉬어가기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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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벽당 아래로 맑은 물이 지납니다. 바로 앞에 도로가 있습니다. 차들이 쌩쌩 지나는 소음이 있습니다. 마음속으로 도로를 지워봅니다. 물 흐르는 모습만 그려봅니다. 한벽당 처음 지었을 때는 풍경이 근사했겠습니다. 

 

 

 

 

한벽당 안에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남긴 글이 담겨 있습니다. 남긴 글이 많습니다. 이정도의 풍광이라면 글 한자 남길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한벽당 옆으로 작은 건물이 있습니다. 요월대라고 불립니다. 요월대에서 한벽당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요월대(邀月臺)는 달을 맞이한다는 뜻입니다. 한벽당과 요월대가 형과 아우처럼 붙어 있습니다. 요월대에서 바라보는 한벽당에서 깊이 있는 세월의 힘이 엿보입니다. 

 

 

 

 

 

전주향교, 한벽당 입장료, 관람료 없습니다. 

 

역시 전주는 역사의 도시입니다. 역사와 전통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전주를 알면 알수록 몰랐던 것들을 하나씩 찾게 됩니다. 전주향교에서 전주천 건너 국립 무형유산원도 가볼 만합니다. 전주자연생태관, 한벽당, 전주향교, 국립무형유산원 연결하는 걷기 코스도 좋겠습니다. 전주향교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가는 가을날 다시 찾기로 다짐합니다. 현재 전주향교는 금토일에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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