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두륜산 케이블카
해남, 완도 여행길의 마지막은 두륜산 케이블카입니다. 두륜산 케이블카를 타고 봉우리에 오르면 해남, 강진 일대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맑은 날에는 제주도 한라산까지도 보인다고도 하더군요. 봉우리에서 만난 두륜산은 산 아래 봄 풍경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두륜산 케이블카 주차장에서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는 오르막길을 살짝 올라야 합니다. 케이블카 요금은 중학생 이상 11,000원입니다. 왕복 요금입니다. 편도는 없습니다. 케이블카는 10~20분 간격으로 운행합니다. 케이블카 2대가 왔다 갔다 합니다. 승객수에 따라 탑승 시간을 조절합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합니다.
두륜산 케이블카 여객삭도(索道, cableway). 삭(索) 동아줄이란 뜻입니다. 하부역사가 매표소입니다. 하부역사에서 상부역사까지 선로길이는 1,600m. 소요 시간은 8분입니다. 시속 12㎞ 정도 됩니다. 두륜산 케이블카는 2002년에 개통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최장 케이블카였습니다. 요즈음 케이블카가 많이 생겨 최장 케이블카 타이틀은 옛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최장 케이블카를 찾아보니 목포해상케이블카로군요. 3,230m입니다.
제가 탈 케이블카가 내려옵니다. 케이블카 2대가 왔다 갔다 합니다. 승객이 내리고, 직원이 분무기로 소독을 한 후 탑승합니다. 직원 한 명이 함께 타고 이동합니다. 케이블카 정원은 50명입니다. 지금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정원의 절반 정도만 탑승한다고 하더군요. 케이블카 안에는 10명 정도 앉을 의자가 있습니다. 나머지는 서서 구경하기. 서서 구경하면 사방을 둘러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점점 높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개미만하게 보입니다. 비록 줄에 의해 올라가지만, 점점 땅과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이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였는데, 케이블카는 그렇게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케이블카 안에 낙서가 많습니다. 누구누구 다녀갔다는 글이 많습니다. 낙서로 가득한 것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케이블카가 위로 올라갈수록 더 넓은 풍경이 보입니다. 작게라도 보이던 사람은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저 앞쪽으로는 너른 평야 지대가 보입니다.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요. 평야 지대에 농토가 있고, 사람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낮은 곳에서 마주치며 부대끼는 삶을 벗어나, 넓은 곳에서 넓게 내려다봅니다. 세상을 다른 시각에서 볼 줄도 알아야, 모르는 것을 만날 수 있겠죠?
봄이 무르익어가는 4월의 산 풍경이 좋습니다. 여러 가지가 뒤섞여 있습니다. 침엽수는 진한 푸른빛을 뽐냅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들은 연초록의 잎을 막 틔우고 있습니다. 하얀색의 꽃을 피우기도 하고, 사이사이 울긋불긋한 봄꽃이 피어나기도 합니다. 봄의 두륜산은 다채롭고 아름답습니다.
산을 오를수록 풍경이 달라집니다. 산 아래에는 초록색이 짙어지고 있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회색빛이 감돕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낮은 곳이어서 나무가 새잎이 늦게 나는가 봅니다. 자연은 한 번에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오른쪽을 보니 산에 둘러싸인 평야 지대가 보입니다. 자세히 보니 한반도와 닮았습니다.
상부역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까지 올라갑니다. 전망대까지 가는 것은 선택입니다. 힘들면 역사 안에 있다가 바로 내려가도 됩니다. 그런데 바로 내려가면 의미가 없겠죠.
케이블카 홍보멘트로는 '286계단의 유럽풍 산책로'라고 이야기합니다. 올라가면서 보기에 유럽풍 느낌은 아닙니다. '국내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산책로'라고도 쓰여 있습니다. 저는 두륜산 오기 전까지 소문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날씨가 흐린 날은 천연 안개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구름 속을 걷는 기분이겠습니다.
벚꽃잎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파란 하늘에 꽃잎이 반짝입니다.
저 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해남을 간다면 해(海) 자 때문에 바다가 먼저 생각납니다. 실제로도 바다가 가까이 있고, 바다를 생활 무대로 살아갑니다. 해남에서 산속으로 들어올 줄은 몰랐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묘한 풍경입니다. 두륜산을 오르는데 산이 깊고 넓습니다. 해남의 바다를 뒤에서 든든하게 막아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전망대에서 끝이 아닙니다. 뭐가 계속 끝이 아니라고 하네요. 전망대에서 고계봉 정상까지 가보겠습니다. 정상이라고 해서 오르막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요. 전망대에서 몇 발짝만 가면 됩니다. 고계봉 정상을 다녀온 후에는 전망대 위로 올라갈 것입니다. 전망대 안에서는 전라남도와 해남군의 주요 관광지를 볼 수 있습니다.
탁 트인 전망. 미세먼지인지 뿌옇게 보입니다. 미세먼지의 반대말은 뭘까요? 정답이 궁금하면 더보기를 눌러주시고요. 미리 누르기 없기.
미세먼지의 반대말은?
당기세먼지
고계봉 해발 638m. 고계봉이 두륜산 정상은 아닙니다. 두륜산의 8개 봉우리 중 하나입니다. 계(髻) 자가 상투를 뜻합니다. 고계봉의 뜻을 정확히 알고 싶은데 찾을 수가 없습니다. 봉우리 모양이 상투처럼 생겼나? 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고계봉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저도 소원을 빌어봅니다. lotto
4월 중순 고계봉 주변 철쭉은 꽃망울이 올라온 상태입니다. 거센 바람 속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꽃이 활짝 피었으리라 예상해봅니다.
저 앞에 바다는 강진만입니다. 산, 평야, 바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선이 멋집니다.
전망대로 뒤돌아 되돌아갑니다. 전망대에 가면 옥상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전망대 옥상에는 종이비행기 모양의 조형물이 가운데 서 있습니다. 하늘, 바람, 사람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관람객이 종이비행기의 반쪽 날개가 되어 하늘, 바람, 소리와 함께 꿈을 향해 날아오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순수함으로 치유가 될 것이고, 땅끝의 하늘 에너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비행기 조형물이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붑니다.
안내도엔 청산도, 완도, 한라산 등이 나온 사진이 있습니다. 오전에 다녀온 청산도가 가까이 보이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한라산은 사진으로 찍은 것이 아니고 사진을 붙인 것처럼 보입니다. 고계봉에서 한라산까지 거리를 대략 재보니 130㎞ 정도 되더군요. 육안으로 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위 사진에서 왼쪽에 있는 봉우리는 가련봉입니다.
두륜산은 대둔산, 대흥산 등으로 불렸습니다. 두륜산에는 대흥사라는 큰 절이 있습니다. 대흥사가 대둔사라 불릴 때는 대둔산, 대흥사로 이름을 바꿨을 때는 대흥산이었습니다. 두륜산의 두륜(頭輪)은 산 모양이 날카롭기 보다든 둥글넓적한 모습이어서 정해진 이름입니다. 백두산의 두와 중국 곤륜산의 륜이 합쳐진 것이라고도 합니다. 두륜산은 1979년에 전라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전망대에서 상부역사로 내려갑니다.
상부역사에 전시된 겨울 두륜산 케이블카 모습. 겨울 설경도 멋집니다. 추위는 각오해야겠습니다. 그래도 한번 와보고 싶습니다.
하부역사로 내려갈 케이블카가 도착했습니다. 내려가는 케이블카는 별도로 표 검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케이블카 출발 시각에 맞춰 탑승장에 줄 서면 됩니다. 탑승 인원만큼 승차 후에 운행합니다.
두륜산의 봄
올라가는 케이블카와 조우
케이블카 하부역사 주변의 풍경
시간 여유가 있다면 두륜산 케이블카 구경하시고, 대흥사까지 돌아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대흥사는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 서원'이라는 타이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찰입니다. 대흥사만 등재된 것은 아니고, 대흥사 포함해서 우리나라 7개 사찰이 함께 등재되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대흥사를 다녀와서, 이번에는 패스. 해남은 알면 알수록 깊이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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