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문은 왜 만들었을까? (feat. 달인 꽈배기 맛집)

독립문, 달인 꽈배기

 

19세기 후반 조선은 바람 앞의 등불이었습니다. 나라의 운명이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한반도로 들어오려는 외세의 바람은 거세게 들어왔습니다.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있었습니다. 독립의 의지를 나타낸 것들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에 독립문에서 당시 시대적 분위기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맛있는 달인 꽈배기도 함께합니다. 

 

아침 일찍 신촌에 있는 대학병원에 볼일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나왔는데 시간이 길게 남았습니다. 회사로 바로 들어가야 했지만, 빨리 들어가면 뭔가 억울합니다. 점심때까지만 가면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다가 독립문 일대를 구경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에 독립문에 왔다가 문 닫아서 못 먹은 꽈배기 생각도 났습니다. 병원에서 독립문까지는 버스로 15분 정도만 가면 됩니다. 다행히도 꽈배기 가게도 문을 열었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아저씨 두 분이 꽈배기를 만들고 한 분이 튀기고 있으시더군요. 문 옆으로는 갓 나온 꽈배기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저를 보더니 "얼마나 드릴까요?"라고 친절하게 물어봐 주십니다. 아주머니라고 하기에는 젊은 분. 앞에 손님이 사는 것을 보고 적당히 섞어서 3천 원 치 주세요 했습니다. 아주머니가 웃으시면서 담아주시는 것이 좋았습니다. 안에 사진 하나 찍어도 될까요?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서울에서 꽈배기로 명성이 높은 곳입니다. 어지간한 방송 프로그램에는 한 번씩 다 나왔습니다. 백종원의 3대천왕, 생활의 달인 등 보통 내공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프로그램에도 등장했습니다. 꽈배기 만들고 판매하시는 분들이 참 친절하고 좋았습니다. 웃으시면서 손님맞이 하는 표정이 잊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꽈배기가 맛있다고 알려진 것 같습니다.  

 

 

 

 

사진 찍는 사이에 아주머니는 꽈배기를 담아서 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이걸 맛을 봐야겠는데, 딱히 자리가 없습니다. 꽈배기 집 안에는 먹을 자리가 아예 없습니다. 그러다가 근처에 서대문경찰서 교통센터 옆 벤치가 있더군요. 벤치에 앉아 봉지를 여는데, 어머나, 뭐가 이리 많나요? 생각보다 많은 양에 놀랐습니다. 꽈배기도 맛있습니다. 꽈배기가 많아서 다 못 먹겠더군요. 반 정도만 먹고, 나머지는 가방에 넣었습니다.

 

 

 

 

 

독립문 구경을 해봅니다. 독립문은 1896년 11월에 착공하여 1897년에 완공하였습니다. 1896년에서 1897년은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나라의 이름이 바뀔 때입니다. 외국의 여러 나라는 한반도를 향해 달려오고, 일본은 야욕을 드러내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입니다. 

 

 

 

 

독립문 앞을 보면 두 개의 기둥이 있습니다. 영은문 기둥입니다. 중국 명나라 사신을 맞이하기 위해 만든 모화관 앞에 있는 문이 영은문입니다. 조선에 새 임금이 즉위하면 중국 사신이 조칙을 가지고 옵니다. 우리 임금이 모화관까지 나와서 맞이합니다. 

 

 

독립문이라고 해서 일제로부터 독립을 위해 만든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독립문은 청나라로부터의 정치적 간섭을 벗어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청일전쟁에서 청나라는 일본에 패합니다. 청나라와 일본은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합니다. 조선이 완전한 독립국임을 승인하고, 청나라에 납부하는 공헌, 전례 등은 폐지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조선은 더 이상 청나라 눈치를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독립문이라 쓰여 있기에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철거할 만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냥 둡니다.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조선을 청나라로부터 독립 시켜 주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철거하지 않습니다. 일본 입장에서도 조선이 청나라에서 벗어나 독립국이어야지, 일본이 조선을 탐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던 것입니다.  

 

 

 

 

독립문이지만 문으로서 사람이 지나간다기보다는 기념비로써 만든 것입니다. 독립문 구상은 서재필이 했습니다. 파리 개선문을 직접보고 스케치를 해왔습니다. 러시아 공사관 스위스인이 설계를 했고, 조선인 목수가 시공하였습니다. 독립문 글씨를 이완용이 썼다는 기록도 있더군요. 이완용이 독립협회 위원장이었답니다. 이완용 글씨가 아니라는 연구가 더 많이 나와 있습니다. 독립운동가 김가진의 글씨라는 연구가 많습니다. 

 

 

 

 

독립문 건립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집니다. 이 위원회가 독립협회가 됩니다. 회장이 안경수, 위원장이 이완용입니다. 서재필은 고문입니다. 독립신문과 독립협회가 모금 운동을 해서 성금을 모으고, 왕실에서도 돈을 보태면서 독립문이 만들어집니다. 독립문이라 쓴 현판 아래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이화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독립문 현판이 앞에는 한글로 뒤에는 한자로 쓰여 있습니다.

 

 

 

 

독립문이 처음부터 이곳에 있던 것은 아닙니다. 1979년 성산대로 건설하면서 지금의 위치로 이전한 것입니다. 본래의 위치에서 70m 정도 이전하였습니다. 도로를 내기 위해 문화재를 옮겨야 하는지에 대해 반대의견도 많았다고 합니다. 

 

 

 

 

독립문하면 서재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896년 한국 최초의 신문인 독립신문을 발간하였고, 독립협회를 창립하였습니다. 국민의 독립사상, 민권 사상을 신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외국에서도 독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77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하였습니다. 1994년 미국에서 유해를 봉환하여 국립현충원에 안장하였습니다. 서재필에 관해서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독립을 위해서라기보다 자산의 이익을 위해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서재필 국적은 미국이고, 필립 제이슨으로 더 많이 불렸습니다. 독립신문 창간하면서 서재필 돈이 한 푼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독립신문을 넘기면서 편집인이라면서 많은 연봉을 받으려 했습니다. 조선 정부의 고문으로서 막대한 봉급을 받았고요. 동학혁명, 의병을 비난했고, 서구 열강의 이권 침탈을 문명화로 합리화했습니다. 마지막까지 한국 사람이 아닌 미국 시민으로 살다가 죽었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3ㆍ1 독립선언 기념탑

 

 

 

독립문 주변은 서대문 독립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독립문 위에 서대문 형무소가 있습니다. 서대문 형무소는 1908년 일제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옥고를 치른 곳입니다. 해방 이후에는 민주화 인사들이 투옥되었고요. 서대문 형무소와 독립문을 이어 '서대문 독립공원'으로 조성하여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안산은 경기도 안산시가 아니고, 신촌 부근에 있는 산입니다. 해발 296m. 안산에 만들어진 숲길 이름이 자락길입니다. 자락은 산자락에서 따온 말입니다.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독립문 옆에 독립관이 있습니다. 독립관은 중국 사신들의 영접연과 전송연을 베풀던 곳으로 모화관이라 불렸습니다. 서재필이 이곳에서 애국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일제가 철거하였고, 서대문 독립공원을 만들면서 복원하면서 독립관이 되었습니다. 순국선열들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습니다. 

 

 

 

 

 

독립문에 대해서 무관심했습니다. 일제강점기와 관련 있는 유적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도 쉽게 했습니다. 독립문 안에는 19세기 말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치열함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한반도의 운명은 점점 다른 이들의 손에서 결정되고 있었습니다. 달인 꽈배기도 맛있게 잘 먹었고, 독립문 공부도 잘했습니다. 저는 이날 출근해서 보람찬(?) 하루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