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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1박 2일

친구가 포항으로 출장을 간다는군요. 시간 있으면 같이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시간이 맞습니다. 둘이 함께할 때의 장점을 알기에 친구와 포항으로 출발합니다. 특별한 계획 없이 떠나는 포항 즉흥 여행입니다. 1박 2일 동안 포항, 구룡포 일대 돌아본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대중교통(버스)으로 다녔습니다.

 

포항까지 KTX 고속열차 타려했습니다. 열차표가 매진이더군요.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탑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포항까지 요금은 31,200원. 서울역에서 포항역까지 KTX 요금이 53,600원. 버스가 가격 경쟁력은 있습니다. KTX가 빠릅니다. KTX가 2시간 20분 정도 걸리는데, 버스는 4시간 정도 걸립니다. 포항역이 시내와 많이 떨어져 있어서, 시간차가 많이 안 날 수도 있습니다. 



 

아침에 내리던 빗줄기는 이내 멈춥니다. 하늘은 맑아지고 있습니다. 역시 저는 날씨요정과 함께합니다. 버스는 중간에 낙동강 의성휴게소에서 한번 정차합니다. 낙동강 의성휴게소는 환승이 가능한 휴게소입니다. 톨게이트를 지나 포항시청에서 한 번 정차 후 포항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합니다.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이 다릅니다.  


 

 

일단 밥부터 먹습니다. 죽도시장으로 향합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죽도시장까지 시내버스로 2정류장만 가면 됩니다. 포항의 어지간한 시내버스는 다 죽도시장을 거쳐 갑니다. 

 

 

 

 

죽도시장은 굉장히 큰 시장입니다. 동해를 접하고 있는 시장 중에서 가장 크다고도 합니다. 수산물 파는 곳에 작은 식당 사장님하고 말이 통했습니다. 오징어 두 마리를 회쳤습니다. 오징어회가 싱싱하고 달큰하니 맛있습니다. 포항에 왔으니 당연히 물회도 함께합니다. 

 

어시장에 골뱅이와 소라가 많이 보입니다. 골뱅이는 일 년 내내 볼 수 있다지만, 여름에 특히 더 맛있습니다. 골뱅이, 소라 섞어서 2만 원어치 샀습니다. 횟집에서 5천 원을 내면 삶아줍니다. 

 

 

 

 

죽도시장은 바닷가에 있는 시장이기에 싱싱한 수산물이 많습니다. 고등어, 갈치, 아귀. 홍게, 문어, 도루묵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산물을 볼 수 있습니다. 적혀 있는 가격이 엄청 저렴해서 깜짝깜짝 놀랍니다. 붉은대게(홍게)는 지금 금어기 들어가서 못 볼 수도 있습니다. 올해 붉은대게 금어기는 7월 10일부터 8월 25일까지입니다. 11월 30일까지 대게도 금어기입니다. 




 

 

 

 

영일대 해수욕장 밤바다를 거닐어 봅니다. 영일대 해수욕장은 부산 광안리 느낌이 납니다. 해수욕장 주변으로 숙박시설, 편의시설, 식당이 많습니다. 바닷가 주변 식당에서 한잔씩 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코로나 단계가 낮을 때입니다. 바다 위에 반짝이는 불빛이 예쁩니다. 밤바다를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포항 앞바다를 영일만이라 부릅니다. 영일(迎日)은 해를 맞이한다는 뜻입니다.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일출을 만나면 좀 더 특별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일출 보기 위해 숙소에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여름 일출은 빠릅니다. 새벽에 일어나 영일대로 향합니다. 해수욕장 끝에 영일대라는 누각이 있습니다. 영일대로 가는 길 하늘을 보니 구름이 없습니다. 맑습니다. 멋진 일출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태양이 바다에서 뜨지 않고 산 쪽에서 올라오는군요. 아쉽습니다. 두 팔 벌려 태양의 기운을 크게 받아봅니다. 

 

 

 

 

영일대 앞에 장미 구경도 하고요. 지금은 다 졌겠군요. 

 

 

 

 

숙소에서 느지막이 나옵니다. 구룡포로 향합니다. 구룡포까지는 9000번 버스를 타고 갑니다. 900번, 9000번 버스가 구룡포까지 갑니다. 이 두 버스만 잘 타도 포항 구경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구룡포초등학교 주변을 걷고 있습니다. 시락국수를 발견합니다. 시락은 경상도 사투리로 시래기입니다. 시래기국에 국수를 넣은 것이죠. 산초가루와 청양고추를 넣어서 먹으니 요거 별미로군요. 

 

 

 

 

시락 국수 먹고 맞은편에 철규분식이 있습니다. 철규분식에서 파는 호빵이 맛있습니다. 예전에 먹어봤습니다. 여러 방송에서도 소개가 되었고요. 단팥죽과 호빵 세트로 먹습니다. 국수 먹고 살짝 배부른데도 호빵이 들어갑니다. 단팥죽에 호빵 찍어 먹으면 진짜 꿀맛입니다. 저는 사장님에게서 찐빵 하나 더 얻어먹었답니다. 어떻게 먹었는지 궁금하시죠? 궁금하면 500원. 너무 옛날 개그인가? 찐빵 1개가 500원이긴 해요.



 

구룡포의 핫플레이스인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로 향합니다. 일제강점기 때 구룡포의 풍부한 어족 자원을 보고 일본인들이 몰려옵니다. 구룡포가 급성장합니다. 당시 일본인들이 살던 건물이 남아 있습니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를 만들어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은 '구룡포 근대역사관'입니다. 1920년 일본인이 지은 2층 목조 가옥입니다. 복원공사를 하고 구룡포 근대역사관으로 개관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 구룡포에 일본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무대가 되면서 더욱더 알려졌습니다. 드라마는 2019년 가을 KBS에서 방송했습니다. 동백이 공효진과 용식이 강하늘의 사랑 이야기가 큰 줄거리입니다. 일본인 가옥 거리 곳곳에서 드라마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가 끝난 지 시간이 흘렀지만, 드라마 인기는 진행형입니다. 


 

 

일본인 가옥 거리 위에 '구룡포 과메기 문화관'이 있습니다. 2017년에 개관했습니다. 제가 과메기를 좋아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과메기 문화관에서는 구룡포와 과메기의 역사를 알 수 있습니다. 문화관 4층에 올라가면 구룡포 일대가 한눈에 보입니다. 기름지고 고소한 과메기와 소주 한잔 하면 그렇게 꿀맛입니다. 관람료 없어요.





 

 

구룡포에서 포항 시내로 돌아옵니다. 중간에 동해면 동해환승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어제 먹은 막걸리가 동해 명주 양조장에서 만든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양조장이 가깝더군요. 냉장창고 문을 여는데 막걸리 향이 싹 느껴지는 게 기분 좋더군요. 양조장에서 갓 나온 싱싱한 막걸리를 살 수 있습니다.  




 

포항에서 떠나기 전에 밥을 먹기 위해서 다시 죽도시장으로 왔습니다. 역시 동해는 문어입니다. 문어가 꽃을 피웠습니다. 경상북도에서는 제사상에 문어가 올라간다고 하지요. 큰 문어보다도 제사상에 올라갈 만한 적당한 크기의 문어가 인기 많습니다. 해산물 구경하는 것은 무척 재밌습니다. 

 

 

 

저녁 메뉴는 멍게비빔밥과 성게비빔밥입니다. 멍게와 성게가 싱싱합니다. 특히 성게는 지금 가장 맛있을 때이기에 구미가 당깁니다. 여기에 특별히 양념장을 넣지 않고 그냥 먹어도 좋더군요. 간장만 살짝 넣어도 좋고요. 바다 향기 가득한 비빔밥이 아주 꿀맛입니다. 

 

 

 

 

올라올 때는 KTX를 이용했습니다. 기차 안에 노을 지는 것이 보입니다. 이날 아침에 일출 보고, 저녁에 일몰까지 보니, 꽉 찬 하루로 느껴집니다. 하늘의 구름도 엄청 예쁩니다. 급작스럽게 떠난 1박 2일 나들이였지만 의미 있고, 알찬 여행길이었습니다. 먹거리, 볼거리 풍족한 포항이었기에 더욱더 특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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