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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건설공고 매화

2월 말이 되면서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남도에서는 봄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저도 봄꽃을 만났습니다. 경상남도 김해시에 있는 친구 만나러 가는 길에 매화와 함께합니다. 김해에는 매화로 이름난 명소가 있습니다.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입니다. 2월 26일 토요일 모습입니다.

부산역에서 사상역까지 이동 합니다. 사상역에서 부산김해경전철로 환승합니다. 부산김해경전철은 무인으로 운영합니다. 기관사가 없습니다. 앞뒤로 투명 창이 있어 경전철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상역에서 출발한 경전철은 낙동강을 건너고 김해국제공항을 지나 김해 시내로 접어듭니다.




김해건설공고를 가기 위해서는 박물관역에서 내려야 합니다. 국립김해박물관이 있기에 박물관역이라는 역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김해는 금관가야의 중심지입니다. 가야와 관련 있는 역사유적이 많습니다. 박물관역 2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여 김해교육지원청을 지나면 바로 김해건설공고가 나옵니다. 5분 정도만 걸으면 됩니다.




김해건설공고를 들어서는데 럴수럴수 이럴 수가. 기대보다 매화가 피어나지 않았습니다. 매화가 원래 지금 피는 것인가?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5년 전쯤 비슷한 시기에 왔을 때는 매화가 꽤 많이 피었었기에 올해도 기대 했습니다.








매화의 꽃말은 인내, 고결, 미덕, 패기입니다. 참고 견디는 정신, 깨끗하고 조촐한 자세, 이름답고 갸륵한 덕행. 늠름한 기상. 매화가 품고 있는 의미가 굳고 단단합니다.  '자기를 이겨내는 사람은 이루어 낼 수 있음' 문장이 압권입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적어둔 것 같지만 실제 매화 꽃말이더군요. 2002 한일월드컵 대회 주제가가 생각나네요. 끝내 이기리라.




전체적으로는 개화율이 낮지만 사이사이 꽃망울을 터트린 나무도 있습니다. 볕이 좋은 곳에 있는 나무는 생명의 힘을 강하게 받는 것 같습니다. 함께 한 친구는 달콤한 향기가 난다면서 신기하고 즐거워합니다. 저도 달콤한 향기를 느껴보려 했는데 안 나는군요. 마스크 핑계를 대봅니다.




푸르른 날에 피어나는 매화.






큰 카메라와 삼각대 들고 사진사 아저씨들이 많습니다. 아저씨들 얼굴에서 실망감이 엿보입니다. 한 분은 아쉬움이 크신지 뭐라 뭐라 계속 말을 하시네요. 제가 카메라 들고 이렇게 저렇게 사진 찍으니, 검은색 반사판 대주면서 사진 잘 찍으라고 도움도 줍니다.




기대만큼은 아니어도 매화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만나는 봄꽃입니다.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새 생명을 움트는 과정 그 자체가 대단한 것 아니겠습니까?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소중하고 사랑스럽습니다. 꽃이 덜 피었다고 투정부리던 것을 멈추고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꽃이 막 터지기 직전의 꽃망울은 마치 팝콘 같습니다. 꽃망울이 팝콘처럼 팍 하고 터지는 상상을 해봅니다.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이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손 대진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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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구나.




길 중간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다가가 보니 거위 한 마리가 있습니다. 사람이 다가도 도망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을 졸졸졸 따라다닙니다. 같이 놀자고 하는 것 같습니다. 거위가 왜 있는지 언제까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김해건설공고 가신다면 거위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단 너무 가까이 가진 마세요. 응가를 하더군요.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예전보다 겨울이 따뜻하다고도 합니다. 그래도 계절은 거짓이 없습니다. 겨울은 우리를 추위로 꽁꽁 가둡니다. 이날도 새벽 공기는 차가웠고 두꺼운 점퍼를 입고 다녔습니다. 고운 매화를 보니 마음속 추위가 사르르 녹습니다. 친구는 꽃이 덜 피어서 아쉽다고 합니다. 저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내 마음속에 꽃이 피었으니까요.








자연은 신비롭습니다. 때가 되면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잎이 자랍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예부터 지조와 절개가 있고 고결한 네 가지 식물을 사군자라 했습니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그중에서 매화는 사군자 중에서도 첫 번째입니다. 눈 속에서 꽃을 피우는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합니다. 매화를 보면서 저도 제 나름의 수묵화를 그려봅니다.




고등학교에 매실나무가 많이 있는지 궁금해서 스토리를 찾아봤습니다. 이곳에 김해농업고등학교가 있었답니다. 김해농고가 1927년에 개교할 때 일본인 교사가 매화를 심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 김해건설공고가 만들어지고 매실나무가 이어져 온 것이고요. 농고 시절부터 정성스럽게 관리하시는 분이 있으셨다네요. 2012년 신문기사에는 김해건설공고의 매화 수령이 85년 되었다 적고 있습니다. 지금 10년 지났으니 95년 된 것이네요. 100년 된 고매(古梅)입니다.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는 1977년 개교했습니다. 공립학교이고요. 학교 이름에 건설이 들어간 것이 특색있습니다. 학교 홈페이지를 보니 건설과만 있는 것은 아니네요. 건설정보과, 건축디자인과, 전기제어과, 정밀기계과, 컴퓨터금형디자인과, 중기자동차시템과가 있습니다. "기술인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 라 쓴 것에서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김해건설공고의 매실나무는 매실을 수확하려고 심은 나무가 아니랍니다. 인위적으로 나뭇가지를 건드리지 않아서 가지가 자연스럽게 자랍니다. 휘어지기도 하고 굽어지기도 하고요. 매실나무 본연의 자연미를 뽐냅니다. 김해건설공고 매실나무는 마치 용이 누워 있는 것 같다 하여 와룡매(臥龍梅)라 부릅니다.




김해건설공고 다니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좋겠습니다. 봄이면 예쁜 매화와 함께 생활할 수 있으니까요.




김해건설공고 정문에서부터 200m 정도 되는 구간에 매실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사진사 아저씨 말씀으로는 매화 피면 축제도 하고 그랬답니다. 요즘은 못할 것이고요. 햇살이 따스해지니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매화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월 26일 기준으로 개화율은 20% 정도. 꽃이 덜 피었다고 서운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좀 급한 것일 수도 있죠. 예쁜 꽃과 함께 예쁜 봄을 만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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