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엔기념공원
6ㆍ25전쟁 기간에 유엔군(UN 연합군)은 대한민국을 지원하기 위해 참전하였습니다. 부산에는 유엔군으로 참전했다 전사한 이들이 영면하고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재한유엔기념공원'입니다. 공원은 누구나 방문하여 유엔군과 전사자들의 넋을 기릴 수 있습니다. 특히 1월말부터 예쁜 홍매화가 피어나면서 많은 상춘객이 찾고 있습니다.
지하철 2호선 대연역 5번(3번) 출구로 나옵니다. 대연역에서 공원까지 유엔참전국거리를 걷습니다. 인도에 참전국들의 언어로 '평화'를 적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부산시립박물관 앞 유엔참전기념탑을 지나 언덕길을 오르면 유엔기념공원이 나옵니다. 15분 정도 걸었습니다.
공원에 들어서면 삼각형 형태의 추모관을 볼 수 있습니다. 20세기 한국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김중업 건축가의 작품입니다. 추모관 뒤로 기념관도 있습니다. 추모관과 기념관은 현재 임시휴관입니다.
공원은 크게 상징구역, 주묘역, 녹지지역으로 구분합니다. 저는 정문에서 왼쪽으로 걸어가 상징구역을 지납니다.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국가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습니다. 6ㆍ25 전쟁 때 유엔회원국 중 22개국이 유엔군으로 참전했습니다. 전투병력을 보낸 국가는 16개국, 의료지원은 6개국입니다.
국가보훈처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보니 유엔군으로 참전한 군인은 1,957,733명입니다. 전사자는 37,902명, 부상은 103,460명, 포로 및 실종은 9,767명입니다. 유엔군 규모가 상당합니다.
참전국 규모를 살펴보는데 터키가 인상적입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다음으로 많은 병력(21,212명)을 보냈습니다. 전사자수는 1,005명입니다. 유엔기념공원에 영면하고 있는 터키 군인들 수도 많고요. 공원 홈페이지에는 터키어로도 볼 수 있습니다. 터키는 형제의 나라입니다.
유엔기념공원에서 모든 전사자를 모신 것은 아닙니다. 11개국 2,314명이 영면하고 있습니다. 유엔기념묘지는 1951년 4월에 완공했습니다. 1959년 유엔과 협정을 체결하고 공식적으로 유엔기념묘지가 되었습니다. 재한유엔기념공원은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묘지이며 성지입니다. 2001년 재한유엔기념공원으로 이름을 변경하였습니다. 묘역은 국가별로 모여 있습니다. 일반 참배객은 묘역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유엔기념공원 매실나무는 1월 겨울 추위가 한창 일 때부터 꽃이 피어납니다. 매화의 강인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2월에서 3월 넘어가는 이 시기에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유엔기념공원의 매화는 홍매화입니다. 매화하면 하얀색을 많이 생각합니다. 분홍빛 홍매화 자태가 참으로 곱습니다. 감히 매혹적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묘하게 끌립니다.
공원에 매실나무가 두 그루 있습니다. 한 그루는 공원 중심부에 있어서 쉽게 찾았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있어서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1월부터 꽃이 피어서인지 꽃이 살짝 시든 것도 보이긴 합니다. 절정은 아직입니다. 아직은 겨울 추위가 남아 있는 이 때 봄꽃을 만날 수 있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나무 가까이 다가가 꽃을 바라봅니다. 봄을 더욱더 깊게 느낄 수 있습니다. 봄을 만나고 꽃을 즐길 수 있는 이 시간이 행복합니다.
매실나무 주변에서 오랫동안 머물렀습니다. 꽃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전국에 매화 명소에 비하면 유엔기념공원 매화는 두 그루만이 외로이 있습니다. 외롭지만 외롭지 않습니다. 홍일점으로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사랑 받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 바탕에 홍매화가 더욱더 반짝입니다.
꽃을 보면서 6ㆍ25전쟁 시기를 생각했습니다. 꽃처럼 젊은이들이 낯선 나라에 와서 총을 잡았습니다. 그들은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참전하였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었을 것입니다. 평화를 위해 헌신한 군인들이 고맙습니다.
유엔기념공원은 말그대로 공원이기도 합니다. 사이사이 조경도 아름답게 잘하였습니다.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산책나온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묘지이며 성지이기에 운동 및 전동기구 탑승은 제한하고 있음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애완동물, 음식물 반입도 금지입니다.
검은색 화강석으로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명비를 만들었습니다. 참전국에서 제공한 40,895 명의 전사자와 실종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의 가슴에 님들의 이름을 사랑으로 새깁니다. 우리의 조국에 님들의 이름을 감사로 새깁니다."
추모명비 옆에도 매화가 피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서 멀리서 바라봅니다.
영연방(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위령탑
하얀색으로 깨끗하고 단정하게 만든 유엔군위령탑을 바라봅니다. 한국정부에서 만든 것입니다. 위령탑은 전체적으로 삼각형 모양입니다. 위령탑 정면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위령탑 벽면에는 나라별 전투 지원 내역과 전사자 숫자를 동판에 새겼습니다. 탑 내부에는 전사한 유엔군 장병들의 명부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유엔군위령탑 뒤로 무명용사의 길이 이어집니다. 유엔군으로 참전했다가 전사한 군인들 중 유해는 찾았지만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무명용사는 104명입니다. 100명은 국적만 확인하였습니다. 4명은 국적도 이름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날이 따뜻하면 물이 흐릅니다. 수로 옆 11그루의 소나무는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11개국을 의미합니다.
유엔기념공원은 대한민국 근대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유엔기념공원은 연중 상시 개방입니다. 9시부터 입장 가능합니다. 동절기(10월~4월)는 오후 5시, 하절기는 오후 6시에 문 닫습니다. 오전 10시에 유엔기 게양식, 오후 4시(동절기), 오후 5시(하절기) 유엔기 하강식이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부산 역사 탐방을 생각했습니다. 부산은 6ㆍ25전쟁과 관련이 깊은 도시이기에 유엔기념공원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예쁜 홍매화도 보고 싶어 2월 말(27일)에 방문하였습니다. 공원 바로 옆 부산시립박물관입니다. 박물관에서 부산의 역사를 만나고자 합니다. 박물관에 이어 광안리해수욕장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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