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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국, 딱새우

 

제주도는 육지와 자연환경이 다릅니다. 식문화도 육지와는 다르게 발달했습니다.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음식들이 여럿 있습니다. 제주도 여행자들 사이에 특색 있는 음식으로서 찾는 것 중 하나가 갈치국입니다. 갈치는 구이나 조림 아닌가? 국을 끓인다구? 쉽게 상상을 못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서귀포 네거리식당에서 갈치국을 만납니다. 후식은 딱새우.

 

작년에 제주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서귀포에는 천지연, 천제연, 정방폭포가 있습니다. 이들 폭포를 제주도 3대 폭포라 부릅니다. 이 중에서 정방폭포를 다녀왔습니다. 폭포에서 숙소로 향합니다. 버스앱을 켜니 딱 맞게 칠십리 음식특화거리 정류장으로 버스가 들어옵니다. 

 

서귀포를 칠십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일제강점기 '서귀포 칠십리'라는 노래도 있습니다. 정의현청이 있는 성읍에서 서귀포구까지 거리가 70리 정도 되기에 서귀포 칠십리라 불린다고 합니다. 지금은 행정구역이 변했으니 거리로서의 칠십리가 아니고, 서귀포의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수식어로서 칠십리라 부릅니다. 

 

 

 

 

 

버스가 잘 가다가 정류장에서 멈추더니 가질 않습니다. 고장 났나? 버스 새 차 같은데? 제가 탄 버스가 저상버스입니다. 버스가 아래로 푹 꺼집니다. 휠체어 이용하는 탑승객이 버스에 오릅니다. 버스가 원래 높이로 올라오고요. 처음 봤습니다. 저상 버스가 이런 용도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서둘러 나왔습니다. 지도 앱을 켜고 네거리식당을 찾아갑니다. 사실은 네거리식당은 첫 번째 픽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곳 갔는데 1인분은 힘들다 해서 까였습니다. 혼자 맘 편히 먹을 곳을 찾다가 네거리식당으로 향합니다. 식당은 아랑조을거리 안에 있습니다. 아랑조을은 제주어로 '알아서 좋을'이란 뜻입니다. 아랑조을거리는 '알아두면 좋은 거리'가 됩니다. 거리 주변으로 맛집이 많습니다. 

 

 

 

 

 

네거리식당은 말 그대로 네거리에 있습니다. 저는 사거리가 익숙한데, 네거리라고 표현하는 곳도 여럿 있습니다. 서대전역네거리, 신정네거리. 네거리식당 간판에 거 자를 갈치로 표현했습니다. 제주도에서 갈치 음식 잘하기로 유명한 집입니다. 서귀포 올 일이 많지 않아서 명성만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처음 방문입니다. 어떤 맛일지 기대합니다. 

 

 

 

 

 

 

 

 

 

 

자리에 착석. 손님이 많습니다. 북적북적합니다. 식당이 깔끔합니다. 

 

 

 

 

 

일단 갈치국 주문부터 합니다. 메뉴판을 보면 갈치, 고등어, 옥돔 등 생선 요리가 전문입니다. 옥돔구이는 제주산 30,000원, 중국산 20,000원입니다. 갈치국은 15,000원. 원산지 구분을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제주산 생은갈치만을 사용한다고 당당하게 적고 있습니다. 

 

 

 

 

 

수요미식회를 비롯한 여러 방송에 출연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수요미식회에서는 갈치 특집 편에 나왔습니다. 제주도 탑동 물항식당, 네거리식당, 서울송파나루 등이 나왔습니다. 한쪽 벽면은 유명인들의 싸인으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식당의 유명세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기본 반찬이 깔립니다. 반찬만 보면 제주도 식당에 온 것 같지 않습니다. 囍(희) 자가 쓰인 접시에 단정하게 담겨 나온 것이 밥반찬입니다. 

 

 

 

 

 

먼저 소주 주문해서 가볍게 목을 축입니다. 지역별로 소주가 다른 것은 아실 것이고. 제주도 소주는 한라산이라는 상표로 나옵니다. 21도. 현재 판매 중인 희석식 소주 중에서 알코올 함량이 가장 높습니다. 21도 정도 돼야 소주 먹는 기분이 듭니다. 17도로 도수 낮은 한라산 순한 소주도 있습니다. 

 

 

 

 

 

짜자잔 드디어 갈치국이 나왔습니다. 갈치국을 처음 보는 분들은 비주얼을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않습니다. 못합니다. 갈치 비늘 둥둥 떠다니고, 배춧잎과 호박만 보입니다. 갈치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거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 맛입니다. 비싼 거 시켜놓고 비려서 못 먹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들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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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는 그릇 바닥에 고이 담겨 있습니다. 갈치 한 덩이를 꺼내어 앞접시에 올립니다. 갈치 해체를 해야지요. 갈치 살 바르는 법 모르는 분이 꽤 있으시더군요. 젓가락으로 양 사이드의 가시를 빼냅니다. 그러면 덩어리로 살이 탁탁 분리할 수 있습니다. 생선살 잘 발려서 인기 많았는데. 음. 아무튼 갈치 맛이 긴말하면 잔소리죠. 부드러운 갈치 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습니다. 

 

 

 

 

 

갈치 살 발라서 배춧잎과 함께 싸 먹는 것도 별미입니다. 제주도에는 생선으로 국을 많이 끓입니다. 찌개 아니고 국. 그러면 배추와 호박을 많이 사용합니다. 담백한 맛을 끓어내지요. 갈치국 비릴 것 같죠? 노노노. 제대로 끓이는 곳은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네거리식당 갈치국도 그랬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만나지 못한 싱싱한 바다의 느낌을 전해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밥과 먹어도 좋고, 술안주로도 좋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갈치국 잘 먹고 나왔는데 뭔가 허전합니다. 제주도에 왔는데 해산물을 안 먹은 것이었습니다. 갈치도 해산물 아니냐 하실 수 있지만 그것은 밥으로 먹은 것이고요. 아무튼 다릅니다. 아랑조을거리에서 길 하나 건너면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입니다. 줄여서 올레시장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매일시장입니다. 제주올레길 6코스가 시장을 지나가고,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과 시장과 인연이 있기에 시장 이름에 올레가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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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시장이지만 요즘은 관광객들이 꼭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생선회를 비롯한 해산물, 흑돼지를 이용한 음식 등 셀 수 없이 다양한 먹거리를 마날 수 있습니다. 인기 있는 곳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줄이 깁니다. 여행자들로 북적북적하니 시장이 활기가 있습니다. 

 

 

 

 

 

횟집에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회를 샘플로 포장해서 매장 밖에 깔아 둡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생선회와 해산물이 이미테이션이 아니고 진짜 생물입니다. 판매하는 그대로인 것이죠. 듣자 하니 매일매일 샘플을 바꾼다고도 하던데. 제주도는 샘플부터 수준이 다릅니다. 

 

 

 

 

 

그렇게 시장 구경하며 돌아다니다가 딱새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날 딱새우를 15,000원에 구매했습니다. 숙소에 와서 딱새우를 펼쳐놓고 저만의 뒤풀이를 즐깁니다. 한잔 털어 넣고 딱새우 하나 먹고. 저 생선 가시도 잘 빼지만, 딱새우 껍질도 잘 벗긴답니다. 다음에 같이 가실 분 손 😅

 

 

 

 

제주도 여행길에 만난 갈치국과 딱새우입니다. 갈치국은 제 블로그에서도 몇 번 소개했습니다. 다 다른 식당입니다. 그만큼 제주도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입니다. 갈치국이 제주도에서 오래전부터 있었을 것 같지만 그건 아니더군요. 1970년대부터 식당에서 판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식당에서 갈치국 보시면 과감하게 드셔 보세요. 딱새우의 달달함도 함께 느껴보시면 즐거운 제주여행이 될 것입니다. 

 

맞춤법 표기상 갈칫국이 맞습니다. 식당 메뉴판에 갈치국이라 되어있기에 갈치국으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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