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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아침

대한민국의 가장 남쪽에 마라도가 있습니다. 마라도에서 1박을 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일출도 봤습니다. 배 타고 제주도로 나가야 합니다. 배 시간까지 여유가 있습니다. 마라도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떠나는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마라도는 섬 둘레가 4.2㎞ 정도이니 비교적 작은 섬입니다. 일반적인 여행자들은 제주도에서 배 타고 들어와 1~2시간 머물며 짜장면, 해산물도 먹고 국토최남단비에서 사진도 찍고 합니다. 이렇게 마라도는 여러 번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마라도를 특별하게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1박하며 마라도를 깊게 살펴봤습니다.





마라도에서 숙박하는 경우는 대부분 낚시꾼입니다. 민박집 잡고 며칠씩 낚시하는 것이죠. 저처럼 섬 구경만을 위해 숙박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저는 마라도의 아침 풍경을 만나기 위해 민박집에서 일찍 나왔습니다. 초록으로 물든 마라도가 보기 좋습니다. 하염없이 거닐어 봅니다. 바람이 이리 불면 이리로 가고 저리로 불면 저리로 갑니다.








첫 배가 들어오기 전입니다. 제주도에서 들어온 여행자가 없습니다. 섬 전체가 조용합니다. 여행자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마라도 주민들이 움직이는 소리만 들립니다.

마라도에 GS25 편의점 2개 있습니다. 마라도 편의점은 삼각김밥 같은 음식 종류는 없습니다. 가공식품 위주로 판매합니다. 여행자들이 주로 오는 낮에만 영업하고 4~5시면 문 닫습니다. 오후가 되고 마지막 배가 제주도로 출발하면 마라도는 조용한 섬이 됩니다.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늘 바다는 잔잔합니다. 겉보기에 잔잔하지만 바다의 속 마음은 알 수 없습니다. 저를 어떻게 이끌고 갈지 알 수 없습니다. 마라도 처음 갈 때 배멀리로 울컥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그날도 맑은 날이었습니다.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입니다. 등교하는 아이들이 보여야 할 터인데 조용합니다. 지금 마라분교 다니는 학생은 없습니다. 휴교 상태입니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에 쓸쓸함이 감돕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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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기원비




마라도에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상상합니다. 고요한 풍경만 보면 참 좋은데 먹고사는 문제까지 생각이 이어지면 살아가기 쉽진 않겠습니다. 마라도에 1883년 화전을 일구기 위해 들어온 기록이 있습니다. 그전에는 무인도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2020년 자료를 보니 46가구 89명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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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의 너른 초원을 보니 말처럼 풀밭을 마구 뛰어다니고 싶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초록의 대지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잔디밭 출입금지 이런 거 없습니다. 화전민들이 오기전에 마라도는 숲이 우거진 섬이었답니다. 화전 일구면서 나무가 거의 다 사라졌다고 합니다.




새들도 마라도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초록의 대지 위에 하얀 새들이 내려앉은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마라도는 철새들의 이동 경로라고 합니다. 새들이 쉬어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마라도 오면 대부분 정해진 길 따라서만 갑니다. 길에서 벗어나서 바닷가 가까이 다가가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자연스러운 바다 풍경을 접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길로만 가야 하는 것이 인생은 아니잖아요.




돌담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할망당 또는 애기업개당이라 부르는 곳입니다. 애기업개는 어린아이를 돌보는 아이를 말합니다. 제주도는 무속신앙을 믿어왔기에 마을마다 당이 있습니다.

애기업개와 관련된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해녀들이 애기업개를 데리고 물질하러 마라도로 들어왔습니다. 식량이 다 떨어졌습니다. 한 해녀가 애기업개를 두고 떠나야 모두가 무사할 것이라는 꿈을 꿉니다. 애기업개를 두고 해녀들은 떠납니다. 다음 해 마라도에 오니 애기업개는 백골만 남았습니다. 비정한 전설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깊게 들어가면 도시민들 육지것들은 알 수 없는 섬 생활의 이야기가 있을 것입니다.




선착장은 아직 조용합니다.







고양이




바닷물이 완전 맑습니다. 물속으로 풍덩하고 들어가고 싶습니다. 마라도에는 해수욕장이 없습니다. 바다에 내려가 발 담글만한 곳도 없습니다. 투명카약, 테우처럼 배 탈 수 있는 곳도 없고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야 합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갈 수 없기에 맑고 푸르름을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마라도에는 살레덕, 자리덕 두 개의 선착장이 있습니다. 살레덕 선착장으로 여객선이 도착했습니다. 여행자들이 우르르 섬으로 올라옵니다.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엿보입니다. 맑은 날씨에 와서 운이 좋은 분들입니다. 저는 자리덕 선착장에서 배 타기로 되어 있어서 좀 더 기다려야 합니다.




마라도는 걸어서 구경합니다. 그늘 없이 햇볕에 노출되고 걸어 다녀야 해서 마라도 여행 반기지 않는 분도 있더군요. 햇살과 바람과 마주하며 걷는 여행은 축복입니다. 대지를 거닐며 너와 나의 대화를 이어가는 이 시간이 얼마나 좋습니까? 마라도의 맑고 깨끗한 자연을 가득 느껴보길 바랍니다.




돌탑








제가 타고 갈 여객선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제주도와 마라도 오가는 여객선은 모슬포 운진항, 송악산 앞 산이수동항 두 곳에서 운항합니다. 저는 어제 운진항에서 배 타고 들어왔기에 운진항으로 나가야 합니다. 탑승 선착장은 그때그때 바뀔 수 있으니 아침에 전화로 확인하라는군요. 배표는 어제 운진항에서 배 탈 때 미리 했습니다.




자리덕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기다립니다. 마라도의 짙은 검은색이 더욱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마라도도 화산섬입니다. 독립적으로 분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분화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해안절벽으로 빙 둘러져 있습니다. 절벽에는 오랜 세월 파도를 만나 만들어진 해안동굴이 있습니다.




여객선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립니다. 사람들이 내린 후 탑승합니다. 배에서 타고 내리는 것은 버스, 기차와는 다른 묘미가 있습니다.








수평선




마라도 안녕. 언젠가 다시 만나자.




가파도를 지나갑니다. 돈을 가파도 마라도 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 가파도는 해발고도가 20m입니다. 거의 평지입니다.








산방산, 송악산, 한라산, 가파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 신기루 같습니다. 제가 탄 배가 미지의 세계로 빠져들어 가는 기분이 듭니다.




아침 마라도에서 제주도 가는 첫배에는 저 포함 5명 정도 탔습니다. 스님과 낚시꾼이 함께 합니다. 2층에서 제주도 남쪽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배멀미 걱정은 저 멀리 날아갔습니다. 푸른 바다를 맘껏 바라볼 수 있으니 기분이 상쾌합니다.




모슬봉이 보입니다.





마라도에서 출발한지 30분 정도 지나 운진항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저는 버스 타고 모슬포항 부근으로 이동합니다. 보리조베기를 먹으러 갑니다. 조베기는 또 뭐야? 궁금하시죠? 그쵸?




여행자들에게 마라도는 잠깐 머물다가는 섬이라는 인식이 많습니다. 마라도에서 1박하면서 보고 느낀 것이 많습니다. 밤과 아침의 마라도는 여행자들도 거의 보이지 않고 조용해서 참 좋았습니다. 마치 제가 섬의 주인인 것 같았습니다. 1박 하길 잘했습니다. 마라도에서의 좋은 추억입니다. 다른 섬에서도 1박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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