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콩돌해안
우리가 바다 하면 금빛 은빛 모래가 펼쳐져 있는 풍경을 상상합니다. 모래가 아니고 돌이나 조개껍데기로 이루어진 바다도 많이 있습니다. 백령도에 돌로 이루어진 해안이 있습니다. 돌 중에서도 콩돌입니다. 자그마한 콩돌이 귀엽게 펼쳐진 모습이 예쁜 바다입니다.
백령도 패키지 여행길입니다. 백령도는 서해 5도라 불리는 섬입니다. 남한보다 북한이 더 가깝습니다. 인천에서 뱃길로 4시간을 가니 여행이 쉽지 않습니다. 백령도에 도착해서 여행사 버스를 타고 다니며 구경합니다.
콩돌해안으로 가는 길 넓은 논이 보입니다. 백령도도 섬이니까 어업이 발달했을 것 같습니다. 가이드 말로는 백령도 주민의 약 80%가 농업에 종사한다고 합니다. 백령도에서 군인이나 관광객 상대하는 직업 가진 분도 꽤 있을 것입니다. 섬이지만 어업에 종사하는 분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콩돌해안에 도착합니다. 콩돌해안은 백령도 남쪽 남포리에 있습니다. 별도의 입장료, 주차비 없습니다. 여느 바다처럼 자유롭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콩돌해안은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백령도와 대청도는 국가지질공원 중 하나입니다. 전국에 15개의 국가지질공원이 있습니다. 백령도와 대청도 가기 전에는 국가지질공원인 줄 몰랐습니다. 섬을 돌아다니다 보니 지질학적으로 흥미로운 장소가 많습니다.
콩돌 무단으로 가지고 가면 안 됩니다. 다 아시리라. 수영, 야영, 취사, 음주, 낚시도 할 수 없습니다. 천연기념물 누가 가지고 가냐 하는데 진짜 가지고 가더군요. 우도 홍조단괴 해빈에서 홍조단괴 가져간 아줌마. 공항에 걸렸길 바랍니다.
주차장과 해안 사이에는 방풍림이 있습니다.
백령도 콩돌해안. 가기 전에는 자그마한 해변 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막상 해변을 딱 보니 크기가 상당합니다. 안내문을 보니 길이 약 800m, 폭 약 30m입니다. 그냥 보기에는 800m보다 더 길어 보입니다. 콩돌 밟을 때의 느낌과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콩돌이 가까이 봅니다. 돌의 크기와 색깔이 다양합니다. 흰색, 회색, 갈색, 검은색이 보입니다. 콩처럼 자그마한 돌부터 아기 주먹만 한 돌까지 골고루 섞여 있습니다. 안내문에 콩돌해안의 돌 크기가 평균 2.0~4.3㎝라고 적혀 있습니다. 다양한 색깔과 크기의 돌이 어우러지면서 해변이 예쁘게 빛납니다. 몽돌해안은 전국에 여러 곳 있습니다. 몽돌과 다른 콩돌해안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바닷물과 만나 촉촉함이 담긴 콩돌을 만져봅니다. 물빛을 받으니 콩돌이 더욱더 선명합니다. 맨질맨질한 촉감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작은 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수많은 시간을 마주하면서 콩돌이 되었을 것입니다.
백령도 콩돌은 규암이 부서진 후 파도에 닳고 닳아 만들어진 것입니다. 백령도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암석이 규암입니다. 거대한 바위에서 작은 콩돌이 되기까지 얼마나 걸렸을지 셀 수 없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검색해 보니 콩돌해안의 콩돌은 적어도 1만 5천 년 정도 걸렸을 것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수만 년의 시간이 지나면 콩돌이 모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더해봅니다.
파도가 일렁이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갑니다. 파도와 콩돌이 만나면서 그리고 콩돌과 콩돌이 부딪치면서 맑고 청아한 소리가 납니다. 달그락달그락 싸아악 싸아악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제 마음도 깨끗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맑은 바다와 콩돌을 더 가깝게 느끼고 싶습니다. 바다로 들어가자.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발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오돌돌 한 느낌이 신선합니다. 발가락 사이사이 콩돌이 끼어들어 가는 것이 재밌습니다. 울퉁불퉁 지압 발판과는 다릅니다. 바다에 들어오길 잘했습니다. 이래저래 혼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콩돌도 공기놀이도 했습니다.
백령도 콩돌해안 동영상으로 담아봅니다.
콩돌을 더 많이 느끼고 싶습니다. 그래서 누웠습니다. 모래가 아니고 돌이니까 누워도 모래가 묻지 않으리라는 계산도 있었습니다. 눕기 잘했습니다. 가을 햇살에 적당히 따뜻해진 콩돌의 온기가 느껴집니다. 누워서 바라본 백령도의 가을 하늘은 푸르고 예쁩니다. 누우니 파도소리도 더 잘 들립니다. 그래 이게 낙원이다. 계속 있으면 잠에 빠질 것 같아 일어납니다.
해안을 걷습니다.
작지만 풀등도 보입니다. 풀등은 썰물 때만 드러나는 모래사장입니다. 섬과는 또 다릅니다. 보통 모래가 드러나는 것을 풀등이라 합니다. 콩돌로 이루어진 작은 풀등이 독특해서 눈여겨봅니다.
걷다 보니 콩돌해안 옆 높은 곳에 오르면 해안을 넓게 바라볼 수 있겠습니다. 올라볼까? 도전!
해안 옆에 절벽과 바위가 있습니다. 절벽이 깨지면서 콩돌을 만들었겠다고 짐작합니다. 백령도라는 지명은 새가 하얀 날개를 펼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백령도의 령(翎)이 새의 날개를 뜻합니다. 백령도를 구성하고 있는 암석이 하얀색이기에 하얀 날개라 표현하지 않았을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절벽 위로 올라갑니다. 경사가 제법 있었지만 튼튼한 다리로 후다닥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길도 없는 곳 가면 안 되는 곳 올라간 것은 아닙니다. 콩돌 해안을 길게 바라봅니다. 역시 위에서 내려다볼 때 즉 시선을 달리할 때 느끼는 감상이 다릅니다. 푸른 물빛과 함께하는 해안의 모습이 무척 보기 좋습니다. 패키지여행이라 주어진 시간이 길지도 않은데 참 열심히 다녔습니다.
출발시간은 남았고 콩돌에 앉아서 멍 때리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작가님 어여 일루 와 봐요. 저는 실제 작가는 아닙니다. 아저씨들 단체로 오셨는데 그분들 사진을 여러 번 찍어드렸습니다. 사진이 맘에 든 아저씨들이 저보고 작가님이라 하면서 친근하게 대해주셨습니다.
콩돌해안에 식당이 있습니다. 소라, 간재미회, 국수 등을 판매합니다. 아저씨들이 막걸리 한잔하다가 저를 본 것입니다. 저에게 막걸리를 권합니다. 전날 지나친 과음으로 속이 좋지 않았으나 마다할 수 없습니다. 사실 한잔 땡기기도 했습니다. 막걸리가 맛나네요. 알코올이 살짝 들어가 주니 바다가 더욱더 선명합니다. 😅
백령도 콩돌해안의 콩돌은 작고 귀엽고 예쁩니다. 다른 바다에서 느낄 수 없는 콩돌해안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사람이 나이 먹으면서 성격이 둥글둥글해지는 것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시련을 겪고 상처받아도 결국은 치유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한다면 너무 철학적일까요? 콩돌해안에서 재밌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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