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청량산
다른 블로거님들의 여행 포스팅 보면서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습니다 경상북도 봉화입니다. 송이버섯으로 유명한 동네이고 영화 워낭소리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합니다. 봉화를 대표할 수 있는 곳으로 청량산이 있습니다. 이름부터가 청량한 것이 시원스러운 느낌입니다. 청량산은 우리나라 최고의 학자로 꼽히는 퇴계 이황 선생과도 인연이 있답니다. 청량산의 겨울모습을 둘러보시지요.
청량산은 봉화에 있지만 안동에서 가는 버스가 더 많습니다. 전날 안동을 둘러본 저는 찜질방에서 자고 새벽 5시 50분에 안동터미널 옆 교보생명 앞에서 버스를 탑니다. 버스 안에는 운전기사, 저, 청량산 부근에 사는 어느 할머니 한 분 이렇게 3명뿐입니다. 버스는 새벽길을 40분 정도 달려 청량산 입구에 도착합니다. 아직 동이 트기 전 아무도 없는 곳을 걷기 시작합니다.
청량산 등산의 시작은 주로 '입석' 이라는 곳부터 시작이 됩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입석이에요. 등산지도를 봤을 때는 가까워 보였는데 가서 보니 청량지문에서 입석까지는 2㎞ 정도 되더군요. 헉! 걷자 가보자구 고고고. 청량지문에서 입석까지는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청량산은 그리 험하지는 않습니다. 등산로도 잘 되어 있었구요. 다만 눈길이어서 안전에 유의하면서 올라가야 했습니다. 오르면서 둘러보는 설경의 아름다움은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 시켜줍니다.
입석에서 오른지 20분 정도 되니 거대한 절벽이 나타납니다. 와우~ 우리나라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끈한 화강암이 아닌 거친 모습의 퇴적암 덩어리가 떡 버티고 있습니다. 이 봉우리 이름은 '금탑봉' 이구요 금탑봉 아래에는 '응진전' 이라는 암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응진전은 청량사의 부속건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응진전에서 총명수를 지나면 '어풍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청량사를 바라봅니다.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입니다. 영화 '워낭소리'를 보면 첫 장면에서 할머니가 기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곳이 바로 청량사입니다. MBC 드라마 '동이' 도 청량사에서 촬영했습니다. 청량사 이야기는 다시 제대로 해 올리겠습니다.
청량사 둘러보고 다시 올라와 산행을 이어갑니다. 사지은 '김생폭포' 입니다. 추운 겨울날 폭포에는 물 대신에 거대한 고드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폭포 옆에는 '김생굴' 이 있습니다. 폭포와 굴 모두 김생이란 사람과 관련이 있습니다. 김생은 통일신라시대 사람으로 이곳에서 10년간 글씨 공부를 한 끝에 '김생필법'을 완성하였다고 합니다.
김생폭포 앞에서 바라 본 모습이구요.
1차 목적지인 자소봉(840m)에 도달을 했습니다. 김생굴에서 자소봉 오르는 40분 정도의 구간이 좀 힘들었습니다. 청량지문에서 이곳까지 3시간이 걸렸습니다.
저 멀리 '청량산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안내서에 있는 설명에는 다음과 같이 나오고 있습니다.
밀성대 아래에서 축융봉을 거쳐 구축된 내성과 연화봉, 자소봉, 경일봉 일대에 걸쳐 연결돼 외성, 축융봉과 물티재를 거쳐 경일봉을 잇는 산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성의 형태는 험준한 지세를 이용해 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하는 포곡식 산성으로, 흙과 돌을 섞어 성벽을 연결시킨 토석혼축성의 형태를 보여준다. 지금도 산성의 흔적이 완연하며, 장대와 건물터, 성문터 등의 유구가 남아있다.
탁필봉의 모습입니다. 탁필봉에서는 어떤 부부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창원에서 새벽에 차 타고 올라왔다고 합니다. 친절하게도 감과 초콜릿을 나눠주시더군요.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시간 나는 데로 부부가 같이 등산을 다닌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좋은 짝 만나서 같이 산에 다니면 좋겠습니다. 누구 저와 같이 다니실 분 없나요? 오나미 성녀님이 화내시겠군요.
청량산의 명물 '하늘다리' 입니다. 해발 800m 지점의 선학봉과 자란봉을 있는 다리입니다. 총길이는 90m라고 되있군요. 지나갈 때는 몰랐는데 90m 라고 하니 길었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산악현수교라고 합니다. 제가 고소공포증 이런 게 좀 있거든요. 그래도 무사히 건너갔습니다만 살짝살짝 흔들려 주시는 게 살 떨리게 하더군요.
하늘다리를 건너 장인봉(870m)으로 향합니다. 장인봉에서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면 전망대가 있습니다. 망원경으로 멀리까지 볼 수도 있구요(공짜). 전망대에서 바라본 설경이 아주 시원합니다.
그러고 보니 청량산에 대해서 설명을 못했군요. 청량산 안내서에 있는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청량산은 경상북도 봉화군과 안동시에 걸쳐 있으며, 작은 금강산으로 불려진 산입니다. 고대에는 수산(水山)으로 불려지다가 조선시대에 청량산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풍기군수 주세붕이 청량산을 유람하며 명명한 12봉우리9일병 6.6봉)가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경상북도도립공원으로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장인봉에서 청량폭포로 내려왔습니다. 역시 폭포에는 얼음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청량지문에서 출발해서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안동으로 가는 버스가 오기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가 남았습니다. 우선 산채비빔밥으로 허기를 달래 봅니다. 아침에 사발면에 삼각김밥 하나만 먹었거든요. 가장 먼저 눈에 띈 청량산식당 이란 곳에서 먹습니다. 8천 원. 비빔밥은 괜찮았는데 다른 반찬들을 봤을 때 조금 비싸다는 생각입니다.
밥 먹고 청량산박물관을 살짝 들어가 봅니다. 공짜예요. 박물관에는 봉화의 역사와 여러 자랑거리들 그리고 청량산에 관한 여러 가지 기록들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황이 청량산을 두고 지은 시조도 볼 수 있습니다.
청량산에서 퇴계선생이 계셨던 도산서원까지 멀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선생이 쉽게 찾아올 수 있었나 봅니다.
새벽녘에는 어두어서 잘 안보이던 '학소대'의 모습도 밝게 보입니다. 아래로는 낙동강 물이 흐르고요.
겨울의 청량산 모습이 어떠신지요? 제가 둘러봤을 때는 퇴계선생께서 충분히 반할만한 곳인 듯합니다. 화려함 속에 소박함과 은은함이 배어나는 곳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청량함도 느껴지는 산이었습니다. 산행은 힘들지만 땀 쭉 빼고 나니 맑을 공기와 함께 상쾌합니다. 눈도 많이 오고 춥다는데 따뜻한 날 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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