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수월봉
제주도 서쪽 해안을 따라 내려가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이 서쪽 해안으로는 비교적 덜 가는 것 같습니다. 제주도 서쪽 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수월봉으로 향합니다. 수월봉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둘러볼 수 있어 좋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오래 걷기 힘드십니다. 최대한 걷지 않는 코스로 이동 중입니다. 수월봉이면 봉우리고 높은 곳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수월봉은 정상 부근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정상까지 올라가는 도로가 좁습니다. 그래도 교행 할 정도는 됩니다. 주차하고 계단 몇 개 오르면 정자가 보입니다. 오른쪽 사람 보이는 곳이 정상입니다. 입장료, 주차비 없습니다.
정자 1층에는 커피, 음료 및 간식거리를 살 수 있습니다.
수월봉은 약 18,000년 전에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수월봉은 지형학 용어로 하이드로볼케이노(Hydro- volcano)입니다. 마그마가 물을 만납니다. 기화 현상으로 수증기가 생기면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킵니다. 폭발이 워낙 크니 화산쇄설물이 가루처럼 곱습니다. 화산재가 쌓여 봉우리를 이룹니다.
수월봉 아래 화산재가 쌓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엉알길이라고 불리는 길을 따라 걸으며 화산의 흔적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박힌 돌덩이는 폭발할 때 분화구로부터 날아와서 박힌 것입니다. 수월봉 일대는 지질트레일이라 하여 걸으면서 지질명소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A코스 엉알길 3.3km / 약 1시간 30분, B코스 당산봉 4.2km / 약 2시간, C코스 차귀도 1.5km / 약 1시간.
이번에 찍은 것은 아닙니다.
수월봉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국가지질공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에도 수월봉이 포함됩니다. 자연과학적으로도 귀중한 자료가 되는 수월봉입니다.
수월봉에는 고산기상대가 있습니다. 기상대 안에 여행자도 출입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패스
수월봉 정상에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동그랗게 이어지는 해안선을 보며 화산 폭발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합니다. 거대한 폭발음 속에서 화산쇄설물이 날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지형이 만들어질 테고요. 그렇게 약 18,000년을 이어왔다는 것이 신기하고 경이롭습니다.
과학적 지식을 꼭 알 필요는 없습니다. 수월봉은 그 자체만으로도 좋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해수욕장에서 보는 바다와 높은 곳에서 보는 바다는 느낌이 다릅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더 넓게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바다 건너온 바람이 상쾌합니다. 바람이 강한 곳이니 모자가 날아갈 수 있습니다. 탁 트인 바와 강한 바람을 맞으면 제주도에 왔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바다 가운데 보이는 섬은 차귀도입니다. 옛날에는 사람이 살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무인도입니다. 차귀도 주변을 돌아보고 차귀도에 오르는 유람선이 있습니다.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합니다.
차귀도(遮歸島)를 직역하면 돌아가는 것을 막은 섬입니다. 송나라 때 이야기입니다. 송나라 황제는 제주도가 기운이 좋아 송나라를 위협할 것으로 봤습니다. 호종단을 보내 제주도의 혈과 기를 끊으라 했습니다. 한라산 산신령이 화가 났습니다. 호종단이 중국으로 돌아갈 때 폭풍을 일으킵니다. 호종단이 탄 배는 침몰합니다. 돌아가는 것을 막았습니다.
수월봉 절벽.
바다를 보다가 고개를 뒤로 돌립니다. 고산 평야가 펼쳐집니다. 제주도는 한라산 때문에 높은 곳이 많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곳곳에 평야가 펼쳐집니다. 고산 평야는 화산재가 용암대지를 덮어 만든 평야입니다. 고산 평야는 약 10,000년 전 제주도에 처음으로 정착한 신석기인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던 곳입니다. 수월봉 근처 고산리 유적에서 당시 사람들의 살아간 흔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수월봉에는 전설이 있습니다. 수월이와 녹고 남매의 구슬픈 이야기입니다.
남매에게는 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여러 가지 약을 드렸지만 낫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던 스님이 어머니 병에 좋다는 100가지 약초를 알려줍니다. 99가지를 구했고 마지막 1가지가 수월봉 절벽에 있었습니다. 수월이가 약초 캐다 절벽에 떨어집니다. 수월이의 죽음을 본 녹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수월이가 떨어져 죽은 오름을 수월봉이라 불렀습니다. 녹고의 눈물이라 해서 노꼬물, 녹고물오름이라고도 부릅니다.
새드엔딩이라 슬픕니다. 마지막 한 가지 약초는 오갈피였다는군요. 수월봉 앞바다가 물살이 세어 해난사고가 잦아서 생긴 이야기라고도 합니다. 엉알길에 가면 절벽 아래로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화산재가 불투수층이기에 절벽을 따라 물이 흘러내리는 것입니다. 녹고의 눈물로 표현한 것입니다.
아침을 좀 늦게 먹어서 점심을 건너뛰려고 했습니다. 점심때가 되니 뭘 좀 먹긴 해야겠습니다. 수월봉에서 차귀도 포구로 향합니다. 차귀도 포구에 가면 먹거리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수월봉에서 차귀도 포구까지는 자동차로 5분 정도 걸립니다. 차귀도 포구에서는 차귀로 향하는 배를 탈 수 있습니다. 차귀도 포구는 자구내 포구라고도 부릅니다. 자구내는 고산 평야에서 바다 쪽으로 흘러가는 하천 이름입니다. 예부터 물이 풍부하여 사람이 모여 살았다고 전해옵니다.
차귀도 포구에 식당도 없고 편의점, 구멍가게 없습니다. 못 찾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배 위에서 회를 먹기에 어디서 샀냐고 물어봅니다. 낚시 체험하고 잡은 거라고 하네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차귀도 포구 주변에는 오징어 말리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부모님이 치과 치료 중이셔서 오징어는 사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찍은 것은 아니고요. 올레길 걷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수월봉과 차귀 도포구는 올레길 12코스에 포함됩니다.
수월봉은 해발 77m입니다. 단순 높이만 보면 그렇게 높진 않습니다. 이름에 봉이 들어갔기에 높이 올라갑니다. 수월봉은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생성 원인부터 그 속에 담긴 전설까지 흥미롭습니다. 쉽게 갈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차귀도 포구에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뿔소라 공원을 거쳐 송악산 입구까지 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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