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 연북정
나 홀로 떠난 제주도. 렌터카 찾고 아침밥 먹고 본격적으로 출발입니다. 이번에는 제주도 동쪽 해안을 따라갑니다. 제주 시내를 벗어나면 조천읍으로 이어집니다. 조천에서 역사적 명소를 찾아갑니다. 연북정입니다. 연북정은 조천항 근처에 있습니다. 바다를 가까이 바라볼 수 있습니다. 연북정을 통해 제주의 역사, 지리 이야기를 전합니다.
제주도 일주도로를 따라가다가 바닷가 쪽으로 들어갑니다. 가는 길에 독립운동이 그려진 벽화들이 보입니다. 3·1 운동 당시 조천만세운동이 있었습니다. 조천만세동산도 가까이에 있습니다.
커다란 나무와 비석이 보이면 연북정에 다 온 것입니다. 조천은 제주도 관리들이 육지로 오가는 길목입니다. 관리들이 떠날 때 주민들이 관리의 치적을 적은 비석을 만들어 줍니다. 주민들이 관리가 떠나는 것이 아쉬워서 비석을 만들어주었다고 하는데 진짜 그랬을지는 의문입니다.
연북정 부근에 주차 공간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연북정에 오르기 전 용천수를 먼저 살펴봅니다. 연북정 부근에 용천수가 여러 개 있습니다. 조천에는 용천수 탐방길이 있을 정도로 용천수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제주특별자치도청 홈페이지에는 용천수 개수가 646개라 적고 있습니다.
한라산을 비롯한 제주도 산간 지역에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립니다. 물은 지하로 스며들어 갑니다. 바다 쪽으로 흘러갑니다. 바다에 다 와서 육지로 솟아 나오는 것이 용천수입니다. 용천수는 제주도민의 식수와 생활용수였습니다. 물이 있는 곳에 마을이 만들어집니다. 제주도는 해안가에 마을이 이어집니다. 요즘은 상수도 시설이 잘 만들어져서 용천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하진 않습니다. 시원한 물이 목욕 용도로 쓰이는 곳이 많습니다.
위 사진 속 용천수 이름은 두말치물입니다. 한 번에 두 말 정도의 물을 뜰 수 있을 정도로 수량이 풍부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두 말을 환산해 보니 약 36리터라고 나오네요. 음료수 1.5리터 PET 24병. 돌담 둘러싸인 용천수 너머로 바다를 살펴보면 제주도에 왔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돌담 위에 소라
연북정으로 올라가는 계단
연북정(戀北亭)
연북정의 연(戀)은 그리워하다, 사모하다는 뜻입니다. 북쪽을 사모하는 정자. 북쪽은 서울입니다. 서울에 있는 임금에게 사모의 충청을 보낸다는 뜻입니다. 지금 제주도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입니다. 조선시대 제주도는 오지입니다. 제주도로 내려온 관리, 유배객들이 제주도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했습니다.
관리들은 연북정에 올라서 제주도에서 저를 빼주세요 라는 마음을 보냈을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임금님에게 충성하고 있습니다. 저를 불러주세요라고 말했다는 것이죠. 유배객은 죄인이어서 올라오진 못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연북정에서 제주도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지금은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에서 육지로 오가는 배가 정박합니다. 조선시대는 조천, 화북이 육지와 이어지는 포구였습니다. 관리, 사신, 유배객, 육지를 오가는 상인들이 조천을 통해 제주도에 들어오고 나갑니다. 지금의 제주항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것입니다.
연북정 옆모습
날씨가 나빠 떠나지 못한 이들이 아침에 눈을 뜨면 하늘을 바라보며 날씨를 살폈다 하여 조천(朝天)이라는 지명이 만들어졌다고도 합니다. 조천이 조정에 들어가 천자를 알현한다는 뜻이라고도 하고요. 고려시대 공민왕 때 조천관을 세웠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관리나 사신들이 머무는 조천관이 있었습니다. 풍랑이 거세어 나갈 수 없다면 조천관에서 머물다 출발해야 했습니다.
성벽 너머로 용천수인 조근돈지(남탕)와 큰물(여탕)이 보입니다. 어딘지 모르겠다구요? 가운데 부근에 잘 찾아보면 보입니다. 조근은 제주어로 작다는 뜻 돈은 달다는 뜻입니다. 밀물이면 잠기기도 했다는군요. 물이 달달해서 돈이라 적었다는데 그만큼 물이 맑고 청량했다는 뜻으로 생각합니다. 큰물은 말 그대로 큰 것이고요.
연북정은 제주 올레길 18코스를 걸으면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연북정은 조천진성 위에 있습니다. 연북정이 조천진성의 망루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연북정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으로 들어가면 조천진성을 가깝게 볼 수 있습니다. 조천진성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문헌상으로 1560년 이전에 지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조천진성과 연북정. 사진으로만 보면 작아 보입니다. 진지에 상비군 100명, 예비군 100명에 전용 배도 있었다고 하니 조천진성 전체는 컸을 것입니다. 현재는 옹성 모양의 성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제주도 해안가에는 9개의 진을 만들었습니다. 성을 쌓은 것입니다. 왜구의 침입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조천진성은 육지와의 교류가 많으니 성이 필요했고 왜구의 침입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습니다.
성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타원형 성곽이 아주 단단해 보입니다.
울퉁불퉁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성벽을 더듬어 가다가 금당포(金塘浦) 터라 쓰인 표석을 발견합니다. 금당포는 중국 진시황과 관련 있습니다. 진시황이 불로초 구해오라는 명을 받고 서불(서복)이 중국에서 배를 타고 출발합니다. 처음 도착한 곳이 바로 여기 금당포라는 것입니다. 서불은 이곳에서 천기를 보고 조천이라고 바위에 새겼다고 합니다. 조천관 만들 때 사라졌다고 합니다.
조천진성 앞 포구. 조천항.
옹골차게 쌓아 올린 조천진성
연북정으로 검색하면 중화요리집 연북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오늘 찾아간 곳은 조천읍 바닷가에 있는 연북정입니다. 위치 잘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공항 도착 후 동쪽으로 떠나는 일정을 잡으셨을까요? 아니면 동쪽에서 공항으로 가고 있으신가요? 가시는 길에 연북정에 올라 옛사람들의 마음도 읽어 보심은 어떨까 합니다. 연북정에서 바라보는 해넘이 일몰이 참 멋지고 좋다고 하니 저녁 시간 방문해 보심은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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