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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블루로드 C코스 part.2
(목은기념관에서 대진해수욕장까지)


C코스 part1. http://raonyss.tistory.com/963

지난 봄날 경상북도 영덕에 있는 블루로드를 다녀왔습니다.. 블루로드는 영덕의 바다를 따라 걷는 도보여행길입니다.. A, B, C, D 네 개의 코스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B코스는 완주 했고, C코스를 걷고 있습니다... C코스는 축산항에서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약 17㎞를 걷게 됩니다.. C코스 두 번째는 이색기념관에서 대진해수욕장까지 구간입니다.. 험난했던 산길을 지나 바다를 만나게 됩니다..



축산항에서 시작한 영덕 블루로드 C코스입니다.. C코스의 앞부분은 산길입니다.. 블루로드하면 바다만을 생각하고 왔는데 .. 산행을 하게 되니 새로운 기분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등산해서 좀 힘들긴 합니다.. 특히 축산항에서 대소산봉수대까지 오르는 길은 정말 ... ㅎㅎ ..

산길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2시간 가까이 걸으면서 만난 사람이 한 손가락으로 꼽을만 하네요 .. 블루로드 안내판에 3인이상 같이 가라는 글귀도 생각나고, 맘에 맞는 짝지가 있으면 어떨까도 생각해봅니다.. ㅎㅎ


산행의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목은 기념관'까지 얼마 남았는지 알려주는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블루로드 C코스는 '목은사색의 길'이라는 별칭이 있습니다.. 600여년 전 목은 선생은 이 길을 걸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목은 선생의 글귀를 적어 놓은 안내판도 있습니다..


영해를 그리워하며(得寧海族中書) - 목은 이색

외가댁은 적막한 바닷가 마을에 있는데
풍경은 예로부터 사람들 입에 올랐었네
동녘 바다 향하여 돋는 해를 보려 하니
갑자기 슬퍼 두 눈이 먼저 캄캄해지누나


황량한 마을서 하룻밤 단란히 묵으면서
젊은 시절 회포를 자세히 논해보지 못하였는데
회상컨대 몇 년 사이 선배들은 다 떠났고
아침 까치 지저귀더니 어느덧 또 황혼일세


外家寂寞海邊村
風景由來入物論
欲向東溟看出日
却嗟雙眼己先昏


團圝一夜宿荒村
少壯情懷未細論
回首幾年耆故盡
簷前鵲噪又黃昏



 



목은 이색 선생의 '영해를 그리워하며'라는 시 한수를 올려봤습니다.. 이색 선생의 생가가 바로 영덕에 있고, 블루로드 C코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2시간여의 산행 끝에 목은기념관에 도착했습니다..

기념관에 도착하니 아침 9시 정도 되었더군요 .. 그런데 문을 안 열었어요 .. 기념관을 못 보고 가는가 보다 했는데, 마침 관리하시는 분이 오셔서 문을 열어주십니다.. 이른 아침부터 온 제가 신기하신가 봅니다.. ㅋㅋ .. 아저씨께서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목은 이색 ..
이분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보긴 한 것 같은데, 딱 이거다 하는 느낌은 없으실 듯 합니다.. (나만 그랬나? ㅋㅋ) .. 목은 선생은 정도전, 정몽주의 스승입니다.. 고려 삼은(三隱) 중 한 분입니다.. 고려 삼은은 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또는 도은 이숭인) 세 분을 말합니다.. 호에 '은'이 들어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세 분은 성리학의 기초를 확립하였고, 고려가 망하자 지조를 지킨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목은 기념관에서 역사 공부를 하고, 아래로 내려옵니다.. 마을이 하나 나오는데요 .. 마을 이름이 '괴시리 전통마을'입니다.. 괴시리? 라는 이름이 평범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오래 된 고택이 단정하게 이어져 있는 것이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괴시리는 목은 선생의 외가면서 고향입니다.. 옛날에는 외가에서 태어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율곡 이이선생의 생가 오죽헌도 신사임당의 고향이죠

괴시리는 '호지마(濠池村)마을'이라고도 합니다.. 목은 선생이 사신으로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선생은 아버지 덕분에 중국어를 잘 했다고 하는군요 .. 중국의 괴시마을의 모습과 자신의 고향인 호지촌과 비슷해서 '괴시'라는 이름을 지었답니다.. 동해안의 대표적인 양반마을입니다.. 영덕군에서 유교문화 체험관광지로 개발해놓고 있습니다..





 

마을을 지나서 큰 길로 나왔습니다... 어디서 불어오는지 모르는 바람은 여전히 거셉니다... 길 아래에는 노란색의 화살표가 그려져 있습니다.. 블루로드라는 것을 알려주는 표식입니다.. 화살표를 따라 전진합니다.. 왼편에는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냥 황무지 같지는 않고, 무엇인가를 심기 위한 듯 하기도 한데 ...  





 

저는 블루로드를 4월에 다녀왔습니다.. (6월이 지나서도 포스팅하고 있네요 ..  먹고 살기 바쁘다보니 ㅋㅋ) .. 저는 몇 해 전 부터 1년 12달 중에서 4월에 가려고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왜냐? 4월의 영덕은 복숭아꽃이 만발하기 때문입니다.. 하얀색의 배꽃, 사과꽃하고는 달리 보라빛의 복사꽃은 섹시하기까지 합니다..

영덕에서 복숭아를 심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1959년 사라호 태풍이 영덕을 강타했습니다.. 이 때 땅이 모래와 자갈로 뒤범벅이 되었습니다.. 폐허가 된 땅으로 힘들었을 때, 복숭아를 심게 됩니다.. 모래와 자갈의 땅이 복숭아가 잘 자라기 위한 조건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반세기가 흘러 .. 복숭아는 영덕을 대표하는 과일이 되었습니다..





복사꽃을 지나니 배꽃도 가득 피었더군요 .. 그리고 어느 마을로 들어섰는데 .. 커다란 나무 아래 작은집이 있었습니다.. 집에는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라고 쓰여 있고요 .. 보통의 집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의 짧디 짧은 상식으로는 이게 어떤 집인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혹시 아시는 분 있나 해서 올려봅니다... 어떤 목적으로 지었졌는지 궁금해집니다..





 

대진마을로 접어듭니다... 산에는 대나무가 가득입니다.. 저는 대나무가 참 좋습니다.. 특히나 바람에 스치는 대나무 소리는 마음을 평화롭게 해줍니다.. 개인적으로 허진호 감독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봄날은 간다의 삼척 대나무숲, 호우시절의 두보초당에 나오는 대나무숲이 마구 생각납니다.. 정우성이 되보고 싶다는 .. 뭥미? ㅋㅋ




이제 바다를 만납니다.. 대진마을에 다다릅니다.. 축산항에서 출발한지 3시간 30분 정도 되었습니다.. 계속 산길과 아스팔트 도로만 걷다가 바다를 만나니 좋습니다.. 이제야 블루로드를 제대로 걷는 기분이 듭니다... ㅎㅎ .. 아침부터 그랬지만, 이날은 바람이 거센 날이었습니다.. 바다의 파도가 아주 거세게 몰아치더군요 .. 쏴쏴하면서 하얀 포말이 거세게 이는 것이 보기는 좋았지만, 바다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도해단(蹈海壇)'이 있습니다.. 세 개의 비석이 있는 것이 궁금증을 자하내게 합니다.. 안내문에서 1914년 이곳에서 도해순국한 김도현선생의 애국충정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하네요 .. 도해순국은 바다로 걸어들어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김도현 선생은 일제에 의해 나라가 강탈당한 것을 죽음으로써 징벌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그 절개가 대단한 분입니다..





 

도해단을 지나는데 강아지 한마리가 계속 짖어 대면서 쫓아오는 것입니다.. 짜식이 너무 심하게 짖어서 막 뭐라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갓 태어난 강아지들이 있더군요 .. 엄마 강아지가 낯선이를 경계하는가 봅니다.. 바닷가에서는 그물 손질하는 아저씨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넓은 바다에서 고기잡이할 때 사용하는 그물은 엄청 큽니다.. 그것을 다듬고 손질하는 어부의 손길은 고되기만 합니다.. 아저씨의 배에 고기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대진마을에 들어와서 스탬프 쾅 찍고 ..





 

거친 바다를 따라 걷습니다...





 

대진해수욕장을 지납니다.. 푸른 영덕의 바다는 그렇게 이어집니다..





영덕블루로드 C코스 2번째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지난 첫번째는 축산항에서 출발해서 대소산 일대의 산길 걷는 과정을 보여드렸었고요 .. 이번 두 번째는 목은 이색 선생 기념관에서 대진마을까지의 여정이었습니다.. 대략적으로 12㎞를 걸었습니다... 시간상으로는 4시간 정도 걸었군요 ..

C코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목은 선생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목은 사색의길'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블루로드 C코스에 걸맞은 구간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산행으로 시작한 C코스는 이제 바다를 만났습니다.. 고래불해수욕장까지 바다를 따라 전진하는 것만 남았습니다... 다음번 포스팅에서 그 마지막 구간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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